해경학과, 위기설에 "학과명 바뀌더라도 수요는 더 늘 것“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해경 해체’ 선언 후 무기한 연기됐던 해경 채용이 다시 실시된다. 해양경찰청은 20일 해양경찰공무원 채용시험 일정을 재조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해경이 해체돼도 해양경찰학과(이하 해경학과)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경 채용 시험은 오는 6월 2일과 3일 여수 해양경찰교육원에서 함정운용과 항공점탐 분야 실시시험을 시작으로 다시 진행된다. 합격발표는 7일로 예정됐다.

나머지 분야의 적성·체력평가는 6월 10일과 11일에 실시되며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류전형은 7월 3일부터 8일, 면접시험은 7월 15일부터 18일 해양경찰청에서 실시된다. 최종합격자는 7월 22일 발표될 예정이다.

함께 예정됐던 잠수분야 실기시험은 세월호 수색구조가 끝난 후 별도 공지될 예정이다.

당초 해경은 20일 실기시험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19일 대통령 대국민담화를 통해 조직 해체가 발표되며 무기한 연기됐었다. 박대통령은 19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앞으로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기고, 해양 구조·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겨서 해양 안전의 전문성과 책임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해경 해체를 선언했다.

담화가 끝난 후, 혼란스러워하던 해경 준비 수험생들과 해경학과 학생들은 시험의 재실시 공고가 올라오자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해경 해체가 취소된 것은 아니기에 채용 후 임용 등 미래에 대해 불안 섞인 말들이 오가고 있다. 인터넷 카페 ‘해양경찰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의 게시판에도 이번 재공지와 관련해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해양경찰학과의 존폐위기설도 돌았다. 하지만 해당 학과 관계자들은 큰 위기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잠시 혼란과 소동이 있겠지만 오히려 관련 직종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학과의 이름은 바뀔 수 있겠지만 앞으로 관련한 직업군의 수요는 크게 늘 것이라는 주장이다.

해경학과에서 담당하던 기능은 크게 다섯 가지다. △해양안전 확보 △해상보안 △해양환경관리 △해상교통관리 △전시국방보조 등이다. 국가에 필수적인 기능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조직이 바뀐다고 해당 인재들이 잉여 인재로 남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학과장 이은방 교수는 관련학과의 위기를 일축했다. 이 교수는 “국가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신분의 이름이 해경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했던 것”이라며 “이름이 바뀐다고 역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해경학과와 관련 직종의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학과와 관련 직종에 위기가 찾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 잘라말했다. 이 교수는 “해경은 영문이름이 'Korean Cost Guard'로 그 역할을 미국에서는 군인, 일본에서는 공무원이 맡고 있다”며 “해당 직종이 경찰이라는 경직된 조직에서 서비스 중심 조직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강원도립대학 해양경찰학과 조현정 교수도 “해경이 수행하던 역할이 더욱 커지면서 관련 직업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해경이라는 분명한 직종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해당 학과 학생들이나 해경을 준비해 온 학생들이)불안해할 수 있지만 국가안전처라는 국가기관에서 더욱 전문적으로 역할 수행이 이뤄지는 것이다. 미래 관련 직종의 수요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교수는 “현재 해경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전문가적 마인드로 직업을 준비한다면 앞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다”며 학생들의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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