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朴 대통령 ‘관피아 척결’ 발언에 “내부서도 바라던 바”

유기홍 의원실, 교육부 장·차관 대학총장 재취업 금지 입법 추진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대국민담화에서 ‘관피아’ 척결 의지를 천명하자 교육부는 일단 납작 엎드린 분위기다. 그동안 교육부 퇴직 고위 공무원은 사립대학 총장이나 산하 연구기관으로 재취업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법망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국민 담화를 계기로 정부와 국회에서 ‘교피아’를 실질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민관유착은 비단 해운분야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수십 년간 쌓이고 지속돼 온 고질적 병폐”라고 지적하며 “국민 생명을 담보로 끼리끼리 서로 봐주고 눈감아 주는 민관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박 대통령이 밝힌 관피아 척결 방안은 크게 5가지. 우선 안전감독·인허가 규제·조달업무 등과 직결되는 공직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는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을 것과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대상기관 수를 3배 이상으로 확대 △취업제한 기간을 지금의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 △업무와의 관련성 판단기준을 고위공무원의 경우 소속부서가 아니라 소속기관의 업무로 확대 △고위 공무원 퇴직이후 10년간 취업기간 및 직급 등을 공개하는 취업이력공시제도의 도입 등을 직접 거론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담화를 계기로 언론에서 부르는 '교피아'에도 근본적인 규제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미 대통령의 강경발언에 내부적으로 자정 분위기가 형성이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지고 보면 일부 한 두 명이 유관기관에 재취업 하면서 전체가 욕을 먹는 상황에 대해 불만들이 내부에선 불만이 상당했다. 법률개정을 통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는 것은 대부분이 바라던 바다.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회도 실질적인 ‘교피아’ 금지 입법을 추진하고 나섰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대국민 담화 직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근본적으로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 취업제한대상에 ‘대학’을 포함시킬 방침이다. 공직자윤리법 개정과 연계 법안으로 고등교육법을 개정해 국공립와 사립대 총장으로 재취업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감사부서 7급 이상 공직자는 퇴직 이전 5년간 소속부서 업무와 업무관련성이 밀접한 사기업이나 법무법인·회계법인, 공기업 및 공공기관 등에 취업을 못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대학(학교법인)은 비영리기관으로 분류돼 마땅한 법적인 제재수단이 없었다.

실제 지난 2000년부터 2013년 사이에 퇴직한 14명의 교육부 차관 중 10명이 사립대 대학총장을 지냈다. 이들 ‘교피아’의 재정지원 사업비 로비는 교육계의 공공연한 비밀로 받아들여지는 데다 일부 통계로도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유기홍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 차관급 이상 퇴직 공무원 출신이 총장으로 재직한 이후 해당 대학의 재정지원 사업비는 크게 늘어났다.

D대의 경우 교육부 차관 출신인 설동근 총장이 취임한 첫 해 재정지원 사업비가 전년도 33억2479만원에서 121억7117만원으로 4배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서남수 현 장관이 총장으로 있었던 위덕대 역시 서 장관의 총장 취임 첫해 재정지원 사업비가 두 배(2011년 14억5689만원→2012년 26억2031만원) 가량 올랐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법으로는 제한할 수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퇴직 공무원 출신 대학 총장과의 만남을 제한하는 등 자율적인 자정 노력을 해왔다”며 “언론에서 로비스트 논란으로 몰아가는 것은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고침>

*** 유기홍 의원실에서 제공한 기존 표에 포함됐던 국제대 장기원 총장은 2010년 2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퇴임 후 곧바로 총장에 취임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2011년 국제대의 재정증가와는 관련이 없으므로 삭제합니다. 장 총장은 퇴임 후 외교부에 재임용 돼 2013년 2월까지 유네스코 대사를 지냈다고 알려와 이를 고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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