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산학협력 박차 도전정신은 성공의 첫걸음

자체 혁신만이 살 길… 한남대만의 신뢰구축이 우선
구조개혁, 정부는 총론만 추진방법은 대학자율에 맡겨야
현 교육부 방식으로는 문ㆍ사ㆍ철 살아남을 방법 없어

[한국대학신문 정윤희 기자] “모교에 대한 애정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있다”

한남대 첫 모교출신 총장. 제14ㆍ15대 연임 총장. 이제 두번째 임기 절반을 보내고 절반이 남았다. 김형태 한남대 총장은 한남대가 대전대, 숭전대를 거치며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한남대의 역사를 가장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인물 중 하나다.

“한남대(당시 대전대) 66학번이다. 이제 곧 일흔이지만 학교에 대한 애정은 날이 갈수록 깊어져 간다”.

취임 이후 지금까지 선교사들의 창학정신을 강조하는 그에게 대학구조조정의 풍파는 비켜가는 듯 보인다.

“모든 대학이 (구조조정)준비를 하고 있죠. 한남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학생과 교수 그리고 동문들의 목소리까지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나서 구조조정에 임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상처가 나면 함께 매만져줘야지요. 결국 스스로 힘을 키우게 해야 합니다. 그 힘의 원동력은 바로 창학정신에 있는 것입니다.”

대학구조조정의 거센 파고 속에서도 대학구성원과의 이해와 믿음, 신뢰를 키워나가는 그에게 한남대만의 대학위기 출구방안을 들어봤다.

- 총장만 6년째다. 모교 총장으로 재임까지 했는데. 그간의 소회는.
“총장이 되고 나서 가장 최우선적으로 시작한 것은 한남대 창업정신을 바로 새기기였다. 원형회복(Back to basic)하자는 것이다. 상처 난 곳이 있으면 서로 어루만져 주는 창학정신을 바로 새겨 서로의 뜻을 존중하는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다. 지난 6년 간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구성원의 화합을 통한 성장의 발판을 다져놓았다고 생각한다.”

- 매년 GCC(Green & Clean Campus) 선포식을 갖는다.
“GCC운동을 시작한 건 2009년부터다. 여기서 Green는 환경을 뜻하지만, Clean은 환경 외에도 ‘양심’을 뜻한다. 즉 아름다운 캠퍼스와 깨끗한 대학문화를 만들어가는 한남대만의 ‘도덕성 회복운동’이라 할 수 있다. 한남대의 초대총장 윌리엄 린튼(William Linton) 박사의 △수업은 정시에 시작한다 △수업은 정시에 끝낸다 △모든 학생에게 숙제를 내준다 △교수와 학생은 결강하지 않는다 △기독교 분위기를 유지한다 등의 5가지 유훈에다 현 대학생들의 가져야 할 도덕적 가치를 더해 GCC운동의 실천강령이 탄생했다. △무감독 시험으로 정직 실천하기 △버스 안에서 자리 양보로 공익 실천하기 △사회적 약자를 도우며 더불어 살아가기 △국제적인 문제 해결에 앞장서기 등은 스스로 절제하고 지키면 자신에 대한 정체성 및 자존감 함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지난해 교육부 외국인유학생 유치관리 인증대학에 선정됐다. 유학생 유치ㆍ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미국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일찍이 1970년대부터 미국ㆍ일본 등과의 교류를 시작했다. 현재는 40개국 180개 대학과 교류하며 연간 300명의 학생을 미국, 아시아, 남미, 아프라카 등지로 유학보낸다. 보내는 마음을 알기에 한국에 오는 유학생들의 관리에 소홀함을 보일 수 없는 것이다. 한남대는 GKS 정부초청장학생사업, 한ㆍ인도대학생교류사업 등 5개 사업에 선정됐다. 이는 유학생 유치보단 관리에 힘쓴 결과라 생각한다. 유학생의 질적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적극적인 멘토를 통해 유학생 개인을 둘러싼 인간관계망을 형성시키면 낙오률이 0%가 되는 것이다.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들을 통해 유학생의 한국생활 가이드역은 물론 출입국까지 학교에서 챙기고 있다.”

- 사관학교식 창업선도대학 선정 후 첫 졸업생이 배출됐다.
“한남대는 대전지역 유일의 창업선도대학으로 앞으로 대전지역 창업의 허브로서 기대가 크다. 취업과 동일한 새로운 개척분야가 창업인데, 최근 창업박람회를 다녀왔다. 상품성을 인정받으면 대량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담긴 제품들이 많았다. ‘창의성’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생활 도처 어디에나 있는 것이 아이디어들이고 변화의 기회다. 창업선도대학에는 인문학도들도 입학 가능하다. 관심이 있다면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을 곁에 두고 신선한 자극을 받아야 한다.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이야말로 성공의 첫걸음이다.”

- 정부의 구조개혁이 한창이다.
“대학의 구조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다만 정부의 일방적인 구조개혁 드라이브보다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즉 교육부는 총론만을 정하고, 그 구체적인 추진방법은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 대학을 한 줄로 세울 것이 아니라 수도권대와 지방대, 국립대와 사립대 등으로 그룹을 나눠 대학 여건과 설립목적 등에 맞게 평가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의 교육부 방식대로라면 문ㆍ사ㆍ철 학문은 대학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 정원감축계획은 가지고 있나.
“전국대학들 모두 구조조정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 대학도 교수와 동문들까지 이러한 변화에 동참하고 이해하려 한다. 전체가 함께 가고자 하는 것을 알기 때문인 것 같다. 민주적인 방법으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학 구조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교육부가 1주기로 정한 2017학년도까지 연차적으로 현 입학정원의 약 10%인 300명 감축하는 것으로 정했다. 1차로 올해 120명 감축하기로 확정한 상태고, 내년에 120명, 내후년에는 60명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단과대학도 현재의 10개에서 7개로, 학과도 58개에서 44개로 감축한다.”

- 2단계 LINC 사업에 고배를 마셨다. 난국을 헤쳐 나갈 묘안은.
“링크사업에 선정되지 못했다. 자성을 하면서 성공한 대학에 벤치마킹도 생각하고 있다. 산학협력을 위한 인력 충원도 계획하고 있다. 지방대학특성화사업(CK-1)과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대덕 R&D특구 ‘대덕밸리캠퍼스’의 생명ㆍ나노과학대학을 중심으로 산학연 협력을 이루고, 국방전략대학원과 국방 M&S연구센터를 운영해 ‘국방ICT’ 정보통신기술 분야를 특성화함으로써 국방산업의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쓸 것이다.”

- 지방대 위기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자체 혁신만이 살 길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잘 가르쳐서 ‘한남대 출신이라면 믿을 수 있다’라는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먼저다. 학부모는 자녀를 학교에 믿고 맡기고, 기업들은 우리 졸업생을 믿고 채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곧 개교 60주년이다. 어떤 총장으로 남고 싶나.
“한남대 개교 60주년되는 해 퇴임한다. 지나온 60년을 총정리하고, 다가올 100주년을 준비해놓고 퇴임하고 싶다. 대학 발전상을 명확히 하고 공고하게 해서 후임 총장에게 인계하고 싶다. 항상 기독교 창학정신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총장으로도 남고 싶다. 섬김의 리더십을 통해  평범하지만 정직한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손과 발이 정직한 그러한 인재 양성이야말로 한남교육의 목표이다.”

*** 김형태 한남대 총장은…
한남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ㆍ필리핀 드라살르(e La Sall)e대에서 석사, 충남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남대 기획실장, 교육대학원장, 평생교육원장 겸 인재개발원장, 부총장을 거쳐 제14ㆍ15대 총장에 연이어 당선됐다. 국제대학선교협의회(CMI) 이사, 아시아ㆍ태평양 기독교학교연맹 부이사장, 대전크리스찬리더스클럽 회장 등 기독교계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청소년 세대 교육론(1998), 21세기를 위한 상담심리학(2003), 기독교 문화와 생활신앙(2004) 등 다수가 있다.

<대담: 박성태 본지 발행인, 정리: 정윤희 기자, 사진: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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