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구청 단속수준 넘은 자체점검 동반돼야

기온 1도 상승할 때마다 식중독 세균 50% 증가
철저한 시스템관리와 함께 개인위생 '습관처럼'

[한국대학신문 정윤희 기자] 30도를 웃도는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대학 캠퍼스에서도 식중독 예방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지난해 교육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학 및 전문대학ㆍ대학원을 포함하면 270만9734명의 학생과 8만6656명의 교직원이 대학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가정보다 단체 급식이 이뤄지는 학교에서 식중독 발생빈도가 월등히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교 식당에서 식중독이 발생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학교는 직영와 위탁시설으로 구분돼 있다. 꺾은 선은 지난해 식중독 환자의 수를 가리키며,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모두를 포함한다.

직영ㆍ위탁할 것 없이 ‘위생교육’… 구청점검 효과는 ‘글쎄’ = 최근 대학의 단체급식소는 ‘직영ㆍ위탁’의 운영형태와는 상관없이 식중독 예방에 한창이다. 대학에서도 단체급식소를 직접 운영하는 ‘직영’ 보다는 삼성웰스토리(옛 삼성에버랜드)ㆍ아워홈ㆍ현대그린푸드ㆍ신세계푸드ㆍCJ프레시웨이 등과 같은 위탁운영 체제가 대세다.

연세대 구내식당 위탁업체인 삼성웰스토리의 이성환 점장은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직원대상 식품위생 교육, 수시로 이뤄지는 자체점검 등 치밀하게 짜여진 시스템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 위탁업체와 다름없이 식품위생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게 직영운영업체의 설명이다. 경희대 직영 학생식당의 최은정 영양사는 “위탁업체와 마찬가지로 학교도 식품위생에 대한 안전지침은 존재한다”며 “직영이라 오히려 품질 좋은 식자재를 구입하고, 음식의 온도유지에 더욱 신경쓴다”고 강조했다.

대학의 단체급식소 식품위생 관리ㆍ점검은 관할지역의 구청에서 담당한다. 각 구청에서는 일 년에 두 번 식약처의 ‘집단급식소 지도ㆍ점검표’를 기반으로 불시 점검에 나선다. 경우에 따라서 소비자식품감시원과 구청직원이 동행 점검하기도 한다.

그러나 구청의 점검보다는 급식소 자체 점검이 위생관리에 더욱 효과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특별시 마포구청 위생과 최성실씨는 “과거에 비하면 단체 급식소 자체 점검이 수시로 이뤄지는 탓에 대학의 식품위생에 대한 행정적 제재가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여름철 식중독 주범 세균, 손만 잘 씻어도 예방효과 ‘만점’ = 5, 6월은 1년 중 가장 많은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는 시기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비교적 시원해 한여름보다 오히려 음식물 관리에 소홀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식중독은 음식물 독성 물질 때문에 발생한 일종의 증후군으로 보통 설사와 구토, 두통, 어지럼증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한다.

종류는 세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해 발생하는 세균성 식중독과 복어알ㆍ독버섯 등으로 인한 자연독(毒) 식중독, 농약 등 화학물질에 오염된 음식으로 인한 화학성 식중독으로 나뉜다. 날씨가 더워지는 탓에 여름철엔 세균성 식중독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지난 100년(1912~2011년)동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살포넬라균, 비브리오, 포도상구균 등 세균으로 인한 식중독 발생 건수는 각각 47.8%ㆍ19.2%ㆍ5.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별로 보면 5월에는 주로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이, 6월과 9월에는 병원성 대장균 식중독이, 겨울철엔 노로바이러스가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대학의 단체 급식소에서는 음식물 조리시 위생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은 대체로 음식물 속이 75~85℃ 이상 상태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살균되므로 충분히 익혀먹는 것이 중요하다. 조리한 음식을 냉장보관할 경우에도 2일 이상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칼과 도마도 식중독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 사용한 칼과 도마는 다른 종류의 식품을 자를 때 재사용하지 않으며, 조리시작과 끝도 2시간 이내로 이뤄져야 한다. 단체급식소 위탁운영 업체 관계자도 “도마는 야채와 육류, 완제품의 경우 각기 다른 것을 사용하고, 집기류 등 식도구들은 모두 85℃에서 1분 간 가열 소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식수 관리도 꼼꼼하게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분변ㆍ구토물의 바이러스가 물이나 음식물, 손 등을 통해 사람의 입으로 전파 섭취돼 식중독을 발생시키며, 겨울철뿐 아니라 여름철에도 주의를 요한다. 따라서 오염이 의심되는 지하수 등의 사용을 자제하고, 정기적인 수질관리와 전문업체의 정수기 소독은 필수다.

시스템 위생관리와 함께 개인위생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 씻기는 식중독 예방을 위한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생활습관이다. 물로만 손을 씻어도 전체 세균의 60% 이상을 제거할 수 있다.

이성환 점장은 “과거 서울시에서 벌인 1830운동(하루에 8번 30초 동안 손씻기)처럼은 못해도 물수건 지급이 어려운 단체 급식소 특성을 고려해 학생들 스스로 식사 전 손씻는 것을 습관처럼 챙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최은정 영양사도 “쌈밥이 나왔을 때 학생들이 물수건을 요구한 경우도 있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놓는 것도 위생을 위한 노력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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