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관광청 마리콘바스코-에브론 한국 지사장

어학연수, 인턴십 등 영어교육 활발 … 비용 대비 효과 우수
한국인 안전전담팀 구성 우려 해소 “마음놓고 공부하고 일하고”

[한국대학신문 기획취재팀 고신용. 강소영 기자 ] 해외연수를 나가는 학생들이 점점 증가세를 보인다. 영어교육이 최우선의 목표였지만, 지금은 대학 학점인정, 공인점수 획득, 취업면접 준비, 회화실력향상, 연계연수준비 등 다양한 이유로 해외연수에 눈길을 돌리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필리핀도 이러한 영어교육 열풍으로 한국 학생들의 관심이 연일 높아지고 있는 국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최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한국 유학생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5년 10만 명의 학생들이 어학연수를 떠났다면, 2011년에는 무려 30만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해외로 나섰다. 그중 필리핀으로 떠난 학생들의 숫자가 급증했다. 2009년 5만6530명에서 2013년 10만6000명으로 5년 사이 약 2배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필리핀이 명실공히 영어교육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학과 정부도 학생들의 어학연수와 해외인턴십을 지원하고 있어 이런 분위기가 한층 고조된다. 우석대 진천캠퍼스는 신입생 전원을 2주 동안 필리핀 클락지역에서 1:1 교육이나 현지 문화체험 등 다양한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의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산하 해외교육진흥원은 필리핀 내 유명 호텔과 연계한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적인 해외취업까지 목표로 삼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필리핀 관광청 ‘마리콘바스코-에브론(MARICON BASCO-EBRON) 한국 지사장을 만나 필리핀이 최근 급성장세를 누리고 있는 어학연수프로그램의 성공비결 등에 대해 들었다.

- 최근 한국 유학생들의 필리핀 유학이 점점 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현재 필리핀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어 교육의 거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한국 학생들에게 해외 취업, 어학연수, 회화실력향상 등 다양한 목적을 한 군데서 해결할 수 있는 나라로 주목받는다. 이는 유럽이나 여타 영어권 나라보다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면서도 동서양의 문화를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필리핀 국민들이 영어를 사용해 비영어권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어 영어를 배우기에 좋은 환경이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영어교육도시가 있다는데.
“클락, 세부, 마닐라 등이 유명하다. 미국∙캐나다 등 영어교육으로 인기 있던 나라들이 높은 물가와 고환율정책의 영향으로 경제적인 부담이 컸다면, 필리핀 내 클락∙세부∙마닐라 등 유명 도시는 이보다 저렴한 물가에 다양한 문화, 그리고 영어교육을 배울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특히 클락은 필리핀 대통령이 직접 경제특별구역으로 지정한 도시로 미 공군 주둔 당시 세워진 건축 양식들이 꾸며져 있어,리틀 캘리포니아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클락 안에는 3~4개의 어학원이 위치해 있는데, 그 중 한국 대학생들과 클락 내 대학을 연계해 학점 교류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한국 대학과 연계해 진행하는 제도가 있나.
“필리핀은 ’외교통상부’, ‘관광부’, ‘이민국’ 등 이렇게 세 정부 부처가 힘을 합해 관광과 이민에 대한 정책을 다루고 있다. 현재 중점적으로 시도하는 제도는 자매결연이다. 필리핀 현지 대학과 한국 대학 간 자매결연으로 학생들이 더욱 쉽게 서로의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구대와 세부대가 자매결연을 하고 교환학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한국 대학들과 접촉할 생각이다.”

- 사실 최근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데.
“최근 여대생 납치나 살해사건 등 필리핀 내 안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을 알고있다. 현재 미국에서 운영하는 ‘시큐리티 가드’ 시스템을 똑같이 운영하고 있다. 안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얼마 전에는 필리핀 경찰청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한국인 관련 수사를 전담하는 데스크를 꾸려, 한국인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했다. 높은 교육 수준과 저렴한 비용, 여기에 안전 문제까지 해결해 이제 영어교육의 메카가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 영어교육, 인턴십 등을 위해 필리핀을 찾는 대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다른 언어와 다른 문화를 겪는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그들은 더욱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게 되며 많은 예절과 법칙, 문물을 익히게 될 것이다. 그중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 어우러지는 것은 꽤 의미가 있는 일이다. 글로벌 교육 시대가 온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제 ‘세계는 하나’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대학생들이야말로 각국을 연결할 수 있는 매개체로 이들이 필리핀에 와서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한다면 기쁜 일이다. 한국 대학생들이 가진자국의 문화와 필리핀에서 경험한 문화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주기를 바란다.이를 통해 한국과 필리핀이 친밀한 관계를 이어나가기 기대한다.”

- 서울 한복판에서 필리핀을 만나게 될 줄 몰랐다. 필리핀 관광청이 하는 일은.
“주로 필리핀 관광에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며 홍보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관광과 관련된 교육 쪽으로도 콘텐츠를 넓혀가고 있다. 현지에 어학연수를 오는 학생들을 위해 ESL이나 해외취업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호텔•리조트 등 관광 산업과 연계된 기업인턴십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다른 분야의 기업과도 교류를 더욱 확장해갈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필리핀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 한 말씀해달라.
“필리핀에는 ‘It's more fun in the Philippines’ 구호가 있다. 필리핀에 오는 모든 이들이 모든 걸 즐기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필리핀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관광자원이 풍부한 필리핀은 한국인들에게 친절하면서도 친밀함을 드러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필리핀은 언제나 여러분을 향해 열려있다. 영어를 배우고 다른 문화를 배울 멋진 기회에 도전해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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