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영길 건양대 행정부총장 "목표를 사업따내기가 아니라 대학발전에 맞췄다"

[한국대학신문 정윤희 기자] 건양대(총장 김희수)가 30일 교육부가 발표한 지방대 특성화사업(CK-Ⅰ)에서 대학이 신청한 7개 사업단이 모두 선정됐다. 지원금도 49억 원으로 상당히 높은 금액이다. 2개 이상 신청한 사업단이 모두 선정된 대학은 전국에서 건양대가 유일하다.

건양대는 대전캠퍼스(메디컬캠퍼스)에서 3개, 논산캠퍼스(창의융합캠퍼스) 4개 사업단이 선정됐다. 의료융복합 클러스터 구축과 함께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창의융합적 인재양성을 목표로 양대 캠퍼스의 특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대전 메디컬캠퍼스에선 △창조경제의 리더, 차세대 의료공학 전문인력 양성사업단 △STEM교육을 통한 의과학 연구지원인력 양성사업단 △Mega-FTA를 선도하는 글로벌 제약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단 등이 특성화사업을 수행하게 되며 △지역문화, 지역연고산업 기반, 문화콘텐츠디자인 창의인재 양성사업단 △취약계층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통한, 협동창의형 교육ㆍ복지 전문인력양성사업단 △상담과 스포츠 통합 프로그램을 활용한 지역사회 청소년 문제해결 프로젝트 사업단 △협업형 창의융합인재, 브리꼴레르 양성 프로젝트 사업단 등은 논산의 창의융합캠퍼스에서 특성화사업을 진행한다.

건양대 특성화사업 추진위원장 정영길 행정부총장은 건양대가 추진한 이번 특성화 사업의 핵심을 ‘진정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정지원사업을 따내는 준비가 아니라, 대학의 발전방향을 위한 숙고와 진정어린 고민을 담아냈던 것이 이번 성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건양대

- 공고부터 마감까지 2개월, 준비시간이 촉박했다.
“지난해 7월부터 교직원 총 80명으로 씽크탱크를 꾸렸다. 각 사업단 개별이 아닌 본부와 사업단 전체가 함께 움직였다. 올해 2월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방안 발표가 있기 전까지 씽크탱크를 중심으로 건양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사업단의 지향점을 조율ㆍ논의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외부 컨설팅을 통해 우리대학의 취약점을 파악했고, 우리대학의 특성화 사업 방향에 대해 고민했다. 모두 머리를 맞대고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했다. 오래 고민하면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씽크탱크가 만들어낸 사업계획서에 그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 재정지원사업에서 소외됐던 인문ㆍ사회ㆍ예체능 계열 참여가 이뤄졌는데.
“그동안 건양대는 취업을 강조하다보니 사실상 부족한 분야였다. 이 사업의 지향점은 대학이 스펙과 스토리를 함께 가져가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사업의 목표와 우리대학의 목표가 잘 맞아 떨어졌다.
인문사회 특성화 분야에서 우리의 목표는 지역문제에 적극 기여함으로써 지역에 도움에 되고 학생교육에 활용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상담과 스포츠 통합 프로그램을 활용한 지역사회 청소년 문제해결 프로젝트 사업단’의 경우 청소년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을 연구함으로써 지역 청소년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또 초등특수ㆍ중등특수ㆍ아동보육ㆍ유아교육ㆍ사회복지 등 5개학과가 뭉쳐 만든 ‘취약계층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통한, 협동창의형 교육ㆍ복지 전문인력 양성사업단’의 경우에도 ‘사회적 약자’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 반드시 지녀야 할 ‘소명감’을 대학교육을 통해 키워줄 수 있도록 고민한 내용이 사업단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 '국가지원' 유형 별도 신설, 기초 교양학문 발전 가져올까.
“‘국가지원’ 유형 사업단은 연간 최저금액인 3억 원이 지원된다. 하지만 그동안 소외됐던 0인문사회ㆍ자연ㆍ예체능 분야의 학과들을 특성화 분야로 지정하고 정책적으로 ‘키운다’는 것은 (말 뿐이던)이전과는 차별화된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옳은 일이라 생각한다. 움츠러들었던 이 분야의 교수와 학생들의 자신감도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기초 학문 발전에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

- 전국의 신청 사업단의 67%가 학과 간 융복합 사업단인데.
“건양대도 ‘Mega-FTA를 선도하는 글로벌 제약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단’ 단 한 개 사업단을 제외하고 융복합 성격으로 사업단을 구성했다. 세부 전문 분야가 늘어나고 있지만, 문제의 핵심은 물론 그 주변까지 이해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지식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리 대학은 일찍이 창의융합대학 단과대학을 개설ㆍ운영했다. 창조적 인재양성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고조됐지만 대학의 교육여건은 사실상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 사업을 통해 창의인재를 본격적으로 양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 2017년까지 입학정원의 7%를 줄인다는 계획을 냈다.
“충청권의 평균 입학정원 감축률은 9.2%이다. 하지만 건양대는 7%를 고수했다. 사업 선정의 성패는 정원감축의 정도가 아닌 양질의 보고서에 있다고 봤다. 건양대는 10년간 꾸준히 구조조정을 해왔다. 따라서 7% 정원감축은 특성화 학과를 제외한 특성화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소수 학과에서 줄이기로 했다. 그 중 한 두 개 학과는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복수전공으로 전환한다. 즉 기초교양단과대학을 만들어서 그 안에 복수전공 학과를 개설하고 학생들이 3~4학년에 복수전공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계획하고 있다.”

- 선정에 주효했던 건 뭔가. 앞으로 5년 간 특성화 사업에 대한 포부가 있다면.
“건양대의 특성화 사업전략의 핵심은 ‘진정성’이다. 초기의 목표를 각 사업에서 끌어가는 것이 중요했다. 앞으로 10년은 많은 대학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괜찮은 대학’으로서 하나의 모델이 되고 싶다. 많은 지방대학들에게 표본이 되고 용기도 주고 싶다. 우리대학들이 발전을 위한 ‘진정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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