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대학 정책, 새로운 입학 안내’

▲ ▲ 31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열린 ‘2015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 박람회’를 찾은 학생과 학부모들로 박람회장은 발 디딜틈 없이 북적인다.
[한국대학신문 신나리·손현경·송보배 기자 ] 오전 9시 30분, 학생 100여 명이 각 대학의 부스 안내서를 들고 출입구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역대 가장 많은 130개교가 참가한 ‘2015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31일 열렸다. 이번 수시모집에서 전국 4년제 대학은 전체모집인원 대비 65.2%에 해당하는 총 24만 1448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정부의 전형 간소화 정책으로 지난해보다 변화된 전형과 정책이 상당한 학교들은 개막 전 ‘파이팅’을 외치고 부스를 정리하며 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오전 10시. 개막과 동시에 수험생과 학부모는 저마다의 질문거리를 들고 각 부스로 향했다. 대학관계자, 수험생, 학부모가 한 자리에 모인 수시박람회장의 현장을 돌아봤다.

“입학 전형 간소화, 뭘 보고 뽑나요?” = 대학을 막론하고 수험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가장 집중된 것은 ‘입학 전형 간소화’ 정책에 따른 ‘대학의 변화’였다. 각 대학은 정부의 ‘대학 입학전형 간소화’ 정책에 따라 비슷한 전형을 통합하고, 수시모집 취지에 어긋나는 전형을 폐지했다. 제출 할 서류는 적어졌고 면접이나 논술 비중은 상대적으로 강조됐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복잡한 전형이 아니라고 반기는 한편 처음 시행하는 정책의 선정기준을 몰라 난감해하기도 했다.

한양대를 지원하는 관양고 3학년 오서현 양은 간소화 정책을 반겼다. 오 양은 “한양대는 자소서와 면접 없이 오직 생활기록부만 볼 정도로 전형이 간단해졌다. 덕분에 챙길 서류가 적어 부담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분당에서 온 학부모 김수화 씨 역시 간소화 정책에 찬성했다. 지난해 첫째 딸이 대학에 입학했다는 김 씨는 “작년에 수시를 준비했을 때보다 제출 서류나 이른바 스펙을 준비하는데 훨씬 수월하다”며 “간소화 정책이 계속 유지된다면 수험생들이 스펙쌓기보다 학교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지했다.

지난해와 전혀 달라진 학교 전형에 선발 기준을 몰라 당황한 학부모도 있다. 수원에서 온 박수희 씨는 “대학이 결과적으로 어떤 학생을 뽑을지 아무도 몰라 혼란스럽다. 일반고와 특목고 모두 차별 없이 각자의 희망을 갖고 지원은 하는데 선발 인원은 정해져 있지 않은가. 간소화 정책으로 누가 더 합격률이 높을지 비교할 대상이 없어 난감하다”고 했다.

효원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최은 양은 공들여 준비한 스펙이 간소화 정책으로 물거품이 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최 양은 “수시 전형을 위해 지난 2년 동안 자격증을 준비하고 외부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올해 스펙을 보지 않아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하나도 활용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우리대학이 제일 잘나가’ 홍보전략 가지각색 = 학과 유니폼부터 성적산출 서비스 제공까지. 각 대학은 수험생에게 학교를 제대로 알릴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입시박람회의 빠질 수 없는 꽃인 홍보도우미는 수험생의 눈길을 끌었다. 대학마다 6~8명에 달하는 홍보도우미들은 부스 앞에서 멋진 제복과 유니폼을 입고 홍보에 열심이었다. 견장이 달린 학과 셔츠 유니폼을 입은 상명대 천안캠퍼스 최기철 씨(국방정보학과 1)는 “우리학과는 올해 새로 신설됐다. 학교 유니폼이 아닌 학과 유니폼을 입고 예비 후배들에게 국방정보학과에 들어오면 학사장교도 하면서 정보보안을 함께 배울 수 있다고 홍보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한대 경찰행정학과 학생들 역시 학과 제복을 입어 수험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대학들은 특성화 학과나 잘나가는 학과의 창구를 따로 마련해 홍보하기도 했다. 서란숙 호서대 항공서비스학과 교수는 “지난해 항공서비스학과가 지원율도 높고 인기도 많다보니 학생들이 한번에 7명씩 몰렸다. 그래서 올해는 상담 코너를 별도로 마련했다”고 했다. 중원대는 2013년도 항공학부가 항공대학으로 승격함에 따라 따로 창구를 마련해 유선종 항공대학 학장이 직접 상담에 나서기도 했다.

우석대는 ‘진천캠퍼스-서울 1시간’ 문구를 부스에 적어 넣기도 했다. 마상용 입학처장은 “이번에 진천캠퍼스가 개교를 했다. 전주캠퍼스는 이미 잘 알려져 있어서 이번엔 진천캠퍼스를 중심으로 알리기 위해 문구를 제작하고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은 수험생들의 점수산출 편의를 돕기도 했다. 홍익대는 부스에서 ‘학교생활기록부 모의성적산출’ 시스템을 제공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해 학생들은 자신의 학생부 기록과 지난해 합격 커트라인을 비교해 올해 합격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산출하고 예측할 수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이를 사정관과 상담하면 훨신 유용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대교협부스는 아직 ‘한산’ = 대교협에서 마련한 부스는 대학부스에 비해 비교적 한산했다.

고교정상화 기여대학설명회 자리는 40석 이상 마련해놨지만 부스를 찾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학교별 설명회 시간은 단 10분. 하지만 이마저도 개막식인 31일에는 단 7개 학교만 참가하고 23개 대학이 2일에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해 다문화상담관이었던 고른기회전형상담관은 올해도 한산했다. 고른기회전형 상담관 관계자는 “전문상담기구이기 때문에 해당 학생들(다문화 가정)이 그리 많지는 않아서 줄 서 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다문화 가족이나 학생들에게 입학 정보를 제공하는 꼭 필요한 부스다. 많이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적성검사실은 비교적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최소 600명, 평균 1000명이 적성검사실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입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에 못 미치는 모양새였다. 이수희씨(북인천산업고 3)는 “적성검사가 있다고 해서 받아봤지만 적성결과는 지원할 때 별로 참고하지 않는다. 취업이 잘 되는 과에 가거나 점수에 맞춰 학과를 선택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인터넷 예약으로 진행되는 대입상담관은 2013학년도 3일, 2014학년도 2일에 이어 올해 하루 반나절 만에 예약이 마감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높은 예약 열기에 비해 부스는 조용한 모습이었다. 31일인 어제 예약자는 139명이었지만 오늘 오전 10시 40분 실제 상담을 받는 학생은 8명뿐이었다. 대입상담관 관계자는 “예약은 했지만 막상 현장에 오지 않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대교협은 올해 불만사항을 시정하고 학부모에게 보다 다가가려고 ‘ONE POINT 5분 이내로 상담해 드립니다’를 시행했다. 홍정기 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 대입상담센터 담당자는 “지난해 ‘잠깐만요’ 하면서 물어보는 학부모가 많아 올해 처음 5분 상담을 시도했다. 일대일 상담은 지난해 20분 상담시간이 너무 짧다는 의견이 많아서 올해 30분으로 늘려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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