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1주당 1000~3750원 하락 … 비상장주 악용해 손실액 누락

[한국대학신문 이재·이현진 기자] 4개 종편에 투자한 대학 16곳 중 일부 대학은 10억 원 이상 거액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일부 대학은 종편 주식이 ‘비상장주식’인 점을 이용해 결산서에 손실액을 누락시키는 등 이를  감추기도 했다.

대학 16곳이 종합편성채널 제이티비씨(JTBC), 매일방송(MBN), 조선방송(TV조선), 채널에이(채널A) 등 4곳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144억원이다. 대학가와 증권가에 따르면 당초 1주 당 5000원~7500원이던 이들 종편채널의 평가액은 채널A와 TV조선의 경우 약 3600원~4000원으로, JTBC는 1750원까지 하락했다. 이들 대학이 보유한 총 주식으로 따지면 최대 16억의 손실을 입은 셈이다.

16곳의 대학마다 종편 투자액은 다르다. 가장 많은 금액을 종편에 투자한 대학은 수원대로 이 대학은 50억원을 들여 TV조선 주식 100만주를 샀다. 올해 2월 현재 TV조선의 거래가로 따지면 11억원을 손해봤다. 수원대는 현재 투자실패를 인정하고 주식 100만주를 5년에 걸쳐 매각하고 교비손실액은 법인이 지원해 보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25억원을 채널A에 투자한 고려대도 최대 7억원을 손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채널A주식은 한 주당 5000원이었다가 최고 1400원에서 최저 1000원가량 떨어졌다. 이 대학에서는 법인의 주식투자 실패를 놓고 지난 2012년 교수회가 강하게 항의하는 등 내홍을 겪기도 했다.

채널A, TV조선, JTBC에 각각 2억원씩 투자해 종편주식 12만주를 보유한 한양대(산학협력단)도 고개를 떨궜다. 3개 종편을 합쳐 2억 3000만원의 손실을 봤다. 11억 2500만원을 들여 채널A와 TV조선, MBN 등 3곳의 주식에 투자한 우송대도 2억 1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현재 평가액이 밝혀지지 않은 MBN의 주식까지 포함하면 손실액은 더 커진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이 외에도 △두원공과대학(채널A·MBN, 11억원) △동서대(채널A, 10억원) △영산대(MBN, 10억원) △세종대(채널A·TV조선·MBN, 7억원) △이화여대(채널A·TV조선·MBN, 4억 5000만원) △건양대(JTBC·MBN, 3억원) △단국대(채널A, 3억원) △성신여대(채널A, 1억원) △한국외대(채널A, 1억원) △극동대(채널A, 5000만원) △영진전문대학(채널A, 5000만원) △경산1대학(채널A, 5000만원)등이 종편에 투자했다.

그러나 이들 대학 중 손실액을 2013학년도 결산서에 공시한 대학은 성신여대와 한국외대, 극동대 등 일부 대학에 불과했다.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에대한특례규칙에 따라 결산서 작성 시 주식 손실액을 ‘투자유가증권평가충당금’으로 잡아 공시해야 한다.

대학들은 종편주식이 ‘비상장주식’이라 평가액을 산정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코스닥 등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주식과 달리 비상장주식은 평가액이 없는 장외주식이다. 매매거래가 발생해야 값을 알 수 있지만 이 역시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한 대학 관계자는 “주식 취득시점의 취득액만 있을 뿐 주식을 팔지 않아 시세가 형성되지 않았다. 따로 손실액을 기입할 수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실액을 공시한 대학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 대학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규정된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에 따라 손실액을 분석해 공시했다. 김삼호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비상장주식을 평가하는 방식이 있고, 일부 대학은 이를 통해 평가액을 밝혔다. 거래가 발생하지 않아 평가액을 알 수 없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대학가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평가액을 공시한 한 대학의 관계자는 “결산서 작성시 외부회계법인에서 평가액을 산출해준다. 결산서에 반영하지 않았을 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장주식이라서 평가액을 전혀 알지 못한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대학의 종편채널 투자가 실패로 드러나면서 적립금을 활용한 대학의 주식투자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홍정훈 국민대 교수(경영학)는 “종편에 대한 투자는 위험부담이 매우 크다. 비상장주식이라 사거나 파는 것이 상장주에 비해 자유롭지도 못하다. 수익성을 염두에 둔 투자라면 실패한 것이다”고 말했다. 또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도덕적 기업에 투자하는 개념인 '사회적 책임투자'의 측면에서도 종편투자는 무리한 투자다. 주식투자가 실패해 손실을 크게 입었다면 기업과 마찬가지로 어느정도 경영진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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