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영·사·과는 8단위 공통과목으로… 한국사는 필수과목화

초중고 전반서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안전관련 교과도 신설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오는 2018학년도부터 문‧이과 칸막이가 사라진다. 인문학적 상상력, 사회현상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과 과학기술 창조능력을 두루 갖춘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이 도입된다. 이에 따라 2021학년도 대학입시를 치르는 현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수능에서 문과와 이과 구분없이 공통사회와 공통과학 등 통합교과에 전원 응시해야 한다. 교육부와 오는 12일 한국교원대에서 열리는 '국가교육과정 개정연구위원회' 공청회를 하루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11일 공개했다.

교육계에서 문·이과 통합은 해묵은 과제였다. 이번 정부가 출범하면서 본격 논의를 시작해 이미 지난해 교육부는 문·이과 통합안을 포함하는 새로운 수능 개편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대학 현장에서는 의대와 간호대학, 사범대학 등 특수한 모집단위를 제외하고 문·이과 구분없이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대는 지난해 의대까지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파격 입시안을 내놨다가 철회하는 소동도 있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문·이과를 구분한 교과과정을 운영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과 대만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OECD 국가 대부분은 고교교육의 문·이과 구분이 없다.

이번 주요사항은 연구위원회의 연구안으로, 이번 공청회를 비롯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오는 24일 교육부 차원의 총론 주요사항이 발표될 예정이다. 새 교육과정은 내년 하반기에 최종 확정·고시되며, 일선 학교에는 2017∼2018학년도부터 적용된다.

■ 고교 교육과정 통합-선택으로 이원화 = 이번 발표안에 따르면 고교 교육과정은 이원화된다. 다시 말해 문·이과 구분 없이 기초소양을 기르는 '공통과목'과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선택과목'으로 구분된다. 기존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모두 선택과목으로 구성됐다면 이번에 고등학생이 필수로 이수해야 할 '공통과목'이 새롭게 도입되는 것이다. 주요 과목을 공통으로 학습한 뒤 선택과목으로 넘어간다.

공통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5개 과목으로 8단위(1단위는 주당 1시간 수업)로 신설된다. 내용은 고등학교 단계에서 배워야 할 기초적인 내용으로 제한된다. 국영수의 경우 필수이수단위가 10단위이고 공통과목이 8단위이기 때문에 필수단위 10단위를 채우기 위해서는 공통과목은 필수로 듣고 일반선택 과목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들어야 한다.

사회와 과학 과목은 해당 교과 영역의 내용을 포괄적인 '대주제' 중심으로 정리한 '통합사회', '통합과학'으로 신설된다. 또 과학 교과에서 실험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2단위짜리 '과학탐구실험'이 공통과목이 된다.

한국사는 사회적 소양 함양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사회탐구 교과군에서 분리해 6단위로 별도 편성된다. 역시 문·이과 구분없이 이수해야 할 과목이 된다. 과학탐구실험을 제외한 공통과목과 한국사는 수능 출제 대상이다.

선택과목은 교과별 주요 학습 영역을 일반적인 수준에서 다루는 '일반선택'과 교과별 심화학습, 통합·융합 학습, 진로안내 학습 등이 가능한 '진로심화 선택과목'으로 구분된다. 일반선택 과목은 기본 이수단위가 5단위이고 2단위 내에서 증감할 수 있다.

고교 필수이수단위는 3가지 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1안’은 과학 교과군의 필수이수단위가 현행보다 2단위 늘어나며, ‘2안’은 국어·수학·영어·사회 교과군은 2단위, 과학 교과군은 4단위로 각각 증가하는 하는 방식이다. '3안'은 '1안'과 필수이수단위 배정이 같되 교과영역 구분이 있고 없는 차이가 있다. 연구위원회는 현재와 같이 국영수의 이수단위를 총 이수단위의 5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상한선을 유지하되 상한선을 90단위에서 84단위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선 고교에서 국·수·영 교과를 인문계는 평균 86단위, 자연계는 88단위로 지정하고 있다.

■ 소프트웨어교육 강화, 안전교과 신설 = 연구위원회는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방안도 내놨다. 우선 초등학교에서 실과 교과가 소프트웨어 기초 소양교육 내용으로 개편된다. 중학교에서는 기존 선택교과인 '정보' 과목을 '과학/기술·가정' 교과군의 필수과목으로 전환하는 안과 '기술·가정' 과목에 소프트웨어 단원을 신설하고 선택과목인 '정보'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개편하는 두 가지 안이 논의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심화선택으로 구분되어 있는 '정보' 과목이 일반선택 과목으로 전환되면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개편된다.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지적된 안전교육도 강화된다. 초등학교 1∼2학년에 '안전 생활' 교과가, 초등학교 3학년∼고등학교 3학년에서는 체육을 비롯한 관련 교과에 안전 관련 단원이 신설된다.

초등 1∼2학년에 수업시수가 주당 1∼2시간 늘어나고 이 시간에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거나 안전교육을 진행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초등 1∼2학년과 유치원의 누리과정간 연계도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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