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 헤쳐 나갈 리더십 발휘해달라" 주문 쏟아져

[한국대학신문 양지원 기자]이승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 신임회장(군장대학 총장)이 17일 취임식을 갖고 “국가가 바라는 인력양성의 사명을 가지고 올바른 직업교육의 정체성을 확보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신임회장 취임에 대해 교육부와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이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전문대학 육성의지를 앞세우고 있는 만큼 이 순풍을 타고 전문대학이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판가름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신임회장은 중차대한 책임을 맡게 됐다.

총장들, “전문대학 영역 지킬 타개책 마련해달라” 한 목소리 =전문대학 총장들은 이승우 회장이 전문대학의 현 위기에 대해 정부와 교육부 등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길 기대했다. 특히 구조조정과 함께 폴리텍, 사내대학 등 전문대학의 영역 침범 문제에 대해 최근 대학가가 예민해져있는 만큼  위상과 역할을 분명히 인식시켜 달라는 데 입을 모았다.    

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은 “이 회장은 행정경험이 있고 또 지방 전문대학 총장으로 전문대학의 포괄적인 현안들을 잘 해결해 줄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폴리텍의 전문대 영역 침범 문제, 5년제 고등전문대학 설립 등 전문대학은 여러가지 위기 속에서 정원 감축까지 시행하고 있다. 교육부 장관의 특성화 사업 부문도 정원에 비례해 재정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는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국의 전문대학 발전을 위해 향후 구조조정 정책 등 현안들을 현명하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이 회장이 그 역할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 회장에 이어 신임회장 역시 위상을 잘 이어나갈 것이라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김주성 안산대학 총장은 “각 대학들이 정부 정책에 발맞춰 구조조정을 연계한 특성화 사업을 앞으로도 계속해 추진해 나갈 텐데 이 회장이 앞서서 주도해 나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수도권과 지방대학을 편파적으로 나누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수도권 출신 회장이 나서면 수도권 대학들만 유리하고 그 반대 상황도 있을 수 있는데,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특성화 사업 진행이 교육부 주관이지만 이 회장은 전문대학 대표로서 대학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내무관료 출신에 대학 설립자 직계 이력 때문에 전문성에서 다소 우려감을 표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효겸 대원대학 총장은 “훌륭한 교육 모델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전임 회장이 이뤘던 성과를 검토 발전시켜 전문대학을 육성함으로써 그런 우려를 불식시켜달라”고 주문했다. 김 총장은 “폴리텍, 4년제 대학 등이 전문대학을 잠식시켜 전문대학이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전문대학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차별화와 전문성을 살려나갈 수 있어야 한다. 전문대학이 정체성에 맞는 인력 양성을 할 수 있도록 이 회장이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교육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진인주 인하공업전문대학 총장은 “전문대학이 해야 할 고등교육기관 역할을 폴리텍 등 최근 다른 부처 산하에서 진행하고 있어 교육부가 추진하는 방향과 엇박자가 나는 부분이 있다. 각 부처별에서 우후죽순으로 전문직업교육기관을 만들고 있어 전문대학 역할과 중복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일관된 정책 목표 하에서 교육부가 교육에서만큼은 컨트롤 타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래야 전문대학의 역할과 위상도 명확해진다는 것이다.

김남석 계명문화대학 총장은 “전문대학이 어려운 시점에 와 있다. 각 부처에서 전문대학 기능을 가져가려 하는데 국가에서 교육기관에 대한 목표와 방향성을 분명히 제시해 줘야 한다”며 “전문대학이 고등직업교육중심기관으로 나아가는데 있어 반하는 이런 중복 투자의 현실을 고쳐나갈 수 있도록 이 회장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전문대학이 전국에 137개교인데, 기술은 모두 획일적이다. 지역 산업체 교육기관이 될 수 있도록 지역성을 강조한 전문대학의 육성이 필요한 때”라며 “평가지표에서 취업률을 전공별 기준으로 바꾼다던지, 지역별 산업체와 연계한 전문대학을 제도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이 회장이 노력해 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올 정부지원사업에서 4년제 대학과 달리 사업비 분배와 배정이 다소간 늦어진 것과 관련 국고지원사업에서 교육부, 기재부 등 전방위적으로 정부와의 조율에서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금승호 한림성심대학 총장은 "타 직업교육기관과의 역할을 구분해 정리해주고, 실업고생의 선취업·후진학은 전문대와 연계한 운영 체제로 개선시켜 전문대학의 정체성을 재정립해 줬으면 한다“며 ”사업비를 조기 배정 받고 교비 대체 가능범위를 확대하는 등 국고지원사업 조율도 필요한데, 이 회장이 그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 총장은 이어 ”평생교육은 전문대학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며 ”등록금 인상과 국고지원 간 연계 폐지 등 등록금 책정 자율화를 시행해야 하는데 이 또한 이 회장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지방 전문대학 총장은 “전문대학을 위협하는 적(敵)들이 너무 많다. 4년제와 차별화된 전문대학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특히 마이스터고 정책의 경우, 사회적인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이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고 버려지는 부작용이 있다. 전문대학 쪽에서 이런 문제가 나오기 전에 제 역할을 해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 회장이 전문대학 영역 구축에 박차를 가해주고 국회 예산 확보 등을 통해 전문대학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여해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수도권·지방 전문대학 동반 상생할 수 있게” =교육부와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전문대학에 대한 사회 인식을 바꾸는데 주력하고 전국 137개 전문대학이 지역과 상관없이 공생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취임식 내빈으로 참석한 한석수 교육부 대학지원실 실장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법안이 이 통과될 수 있도록 이 회장과 함께 노력하겠다”면서 “폴리텍이 서비스 분야 대학을 설립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 기능은 전문대학에서 맡는 게 옳다는 생각이다. 전문대학 영역을 침범하는 부분에 대해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 실장은 또 “전문대학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발판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민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대구·경북 지역 회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들을 확실히 추진할 수 있도록 전문대학 역량을 올려주시고 현 전문대학의 정체성이 폴리텍에 의해 침해당하고 있는 상황을 바로잡아 주시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학벌주의에 매몰돼 있는 국민들이 실용적이고, 직업 교육을 중요시하는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환기시켜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윤동열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경기·인천지역 회장은 “전문대학이 발전과 위기의 기회를 모두 가지고 있는 시점이다”라며 “학령인구 감소 등과 같은 위기 상황에 처해 있지만 한편으로는 박근혜 정부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발전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추진력이 강하고 전문대학을 사랑하는 인물이 절실히 필요한 현 시점에 이 회장이 큰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에 대해 그는 “추진력은 물론 다양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유능한 리더십을 발휘할 분”이라며 “수도권과 지방에 있는 전문대학이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신경 써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용옥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장은 “지역이기주의 보다는 전국 137개교 모두가 동반 상생할 기회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라며 “모두가 공생 발전할 수 있도록 전문대학 발전을 위한 정책들을 일관성 있게 해 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수도권·비수도권 대학 모두가 살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문대교협도 새로운 분위기 조성 기대” =전문대교협 직원들도 앞으로 있을 새 변화에 기대를 모았다. 한 직원은 “전임 이기우 회장과 일하는 스타일이 많이 다른 것으로 안다”면서 “전문성 있는 총장·교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소통을 매우 중요시 여기시는 분이기 때문에 회의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많이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넓은 인적 네트워크는 물론 오랜 공직생활로 전문성도 뛰어나신 분”이라며 “전문대학의 여러 가지 현안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수장으로서 충분히 그 역할을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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