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크게 높아져… 채용우대 등 매력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어느 날 책상 위에 ROTC 필기 수험서가 놓여 있었어요. 대학 입학 전부터 ROTC가 꼭 되라고 강조한 부모님이 사다 놓으신 거였죠.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ROTC는 좋은 스펙이 된다는 게 부모님의 설명이었습니다.”

지역의 한 사립대 경영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A 씨는 전공서적을 사기도 전에 ROTC 수험서를 먼저 접했다. A 씨는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준비를 해야 하나 했는데 막상 학교에 들어와서 보니까 많은 친구가 ROTC 준비를 열심히 했다”라며 "ROTC 인기를 새삼 실감했다“고 말했다.

18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ROTC(학군사관)의 인기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ROTC를 위해 스터디를 꾸리는가 하면, ROTC 합격을 위한 학내 동아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합격을 위한 인터넷 강의와 수험서 역시 유형별 문제와 고득점용 등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덩달아 ROTC 수험서도 판매량이 늘고 있다. 시대 고시기획의 김준일 편집부 팀장은 “최근 대학에서도 ROTC관련 도서 납품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ROTC 수험서를 한 종류로 펴냈지만, 심화 문제집을 추가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기시험을 대비한 동영상 강의부터 자기소개서 잘 쓰는 법, 면접분석과 면접대처 공략법까지  ROTC 합격을 위한 전반적인 강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리더스아미 인터넷 사업부 박은석 부장은 “자체 분석에 따르면, 지난 하반기부터 ROTC 지원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필기 준비를 위해 인터넷 강의를 듣는 학생들 역시 증가했다”며 “지원자들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합격시키기 위해 담임선생님 제도를 운영해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부터 면접 준비도 1대 1 첨삭을 한다”고 말했다.

ROTC의 인기는 경쟁률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4월 육군은 올해 3250여 명을 뽑는 학군사관후보생 모집에 2만여 명이 몰렸다고 발표했다. 평균 경쟁률 6.09대 1인 셈이다.

여학생의 경우도 경쟁률에 차이가 없다. 2학년을 대상으로 모집한 결과 250명 모집에 1500여 명이 지원해 6.08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경쟁률은 전년도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남성 후보생 경쟁률은 3.5대 1, 여성 후보생은 5.17대 1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ROTC의 인기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이유로 극심한 취업난을 꼽았다.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하는 학생들이 미리 신입생 시절부터 준비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ROTC 출신을 별도로 뽑거나 채용시 우대를 받는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전역 후 일반 기업취업에 취업할 시 ROTC 출신은 유리한 위치에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채용과정에서 장교출신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아예 ROTC전역자들을 위한 전용 채용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ROTC 등 전역 장교 특별선발 제도를 도입해 전역 장교들이 지닌 리더십과 역량을 회사 운영에 활용할 계획을 밝히고, 실제로 올 상반기 2014년 전역장교 채용(신입채용)을 시행했다. 삼성그룹 이외에도 한화그룹, CJ, 롯데, 신세계, 이랜드, GS건설 등이 채용시 ROTC를 우대하고 있다.

그런데다 당장 단기복무장교 장려금과 학군사관후보생 교재지원비 지급 등 인센티브와 각종 장학금도 매력적이다.

20년 넘게 군에 복무했다는 서울의 한 군사학과 훈육관은 “군이 체질에 맞아 지원하는 이들도 있지만 취업을 위해 전략적으로 택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ROTC 출신들에게는 취업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회사가 상당수다.  취업 시장의 문이 좁아질수록 상대적으로 ROTC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군사학교의 김익균 중령 역시 직업이 보장되는 ROTC만의 특수성을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김 중령은  "ROTC 경쟁률 상승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학군장교에 대한 젊은 대학생들의 선호도 증가했고 졸업과 동시에 국가에 대한 봉사와 직업이 보장되는 특수성이 한몫했다. 정치·경제·문화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18만 ROTC 동문의 인적 네트워크 등이 긍정적 영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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