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식 원장(미래학자, 한국뉴욕주립대 미래연구원장)

미래의 교육과 학교는 인간의 수명 연장, 이동 거리의 확대, 지식 규모의 증가,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기술 혁명 등으로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200년전만해도 학교에 다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부모나 주위 환경을 통해 생활을 위한 배움을 얻었다. 지금은 20대까지는 구조화된 학교에 다니는 것이 상식이다. 2025년 이후, 교육 방식, 교육 내용, 평생 교육의 의미는 다시 한번 달라질 것이다.

미래에는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학교 구조가 약해질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대학을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용지식이 매 3년마다 바뀌는 빠른 속도로 인해 어제의 진실이 오늘 무용하게 되고 거대한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왜곡된 지식이 더 빨리 늘어나면서 무용지식의 함정이 깊어지고, 평균적으로 직업이나 직장을 15~20번을 바꾸어야 하는 미래에는 재교육을 통해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

2025년 이후, 새로운 학교의 모습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교사의 역할도 대두되고 학생을 평가하는 기준과 방식도 달라질 것이다. 학생의 다양성은 무한히 커지고, 공부할 시간과 장소에 대한 무한한 선택권이 학생에게 넘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배워야할 학습수준을 학생 스스로가 정하는 시대가 오게 되며 자신의 능력과 지식의 단계에 맞추어 학습을 하기 때문에 연령별로 학년을 나누는 방식이 필요없게 될 것이다. 지역과 언어, 경제의 경계가 최고의 교육받을 기회를 가로막지 못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미국은 수년 동안 온라인 학습을 일선 학교에 적용하는 실험을 지속적으로 시행 중이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소프트웨어에 2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앞으로 5년동안 온라인 학습 환경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에 6억 5000만 달러 투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추세는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선진국들은 대부분 온라인 교육에 미래를 걸고 있다.

미국의 스탠퍼드대가 주축이 돼 만들어진 온라인무료대학(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 사이트인 코세라는 2014년 기준으로 100여개의 대학이 올린 600여개의 강의가 개설돼 있고, 회원수가 800만명을 넘어섰다. 이 사이트에서 코스를 완수하면 학점으로 인정도 해준다. 코세라뿐만 아니라, 에드엑스, 유데미, 유다시트 등 무크 대학이 계속해서 설립중이다. 세계 최고 교수들의 강의를 무료나 저렴한 가격으로 언제 어디서나 수강 가능하며 퀴즈를 풀고, 리포트를 내면 학점이나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심지어 AT&T 사는 자사에 취업하려면 유다시티에 개설된 포로그래밍 기술 강의를 비롯하여 6~12개월 안에 주당 10~20시간 특정 강의를 듣도록 했다. 유다시티가 AT&T와 협의를 맺고 ‘나노학위(Nanodegree)’를 개설한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세일즈포스, 오토데스크 등의 대기업들도 나노학위 과정을 개발 중이다.

이런 미래가 지속되면서, 저출산 현상이 맞물려 10~20년 이내에 세계 곳곳에서 상당수의 4년제 대학들이 영향력을 잃거나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이런 추세라면 2030년 이후가 되면 대학은 크게 3개 그룹으로 나뉘게 될 것이다. 하나는 오픈스쿨이다. 두 번째는 멋지고 자랑할만한 수준의 졸업장을 주는 수준높은 오프라인 대학이다. 오프라인 대학도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대학만 살아남는다. 이미 미국과 유럽의 유명대학들은 전세계 곳곳에 캠퍼스를 세우고 인재들을 뽑고 있다. 한국의 명문대라도 유럽과 미국의 명문대들과 한국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마지막 그룹은 지역 커뮤니티와 아주 밀접하게 연관돼 지역과 주민의 부와 일자리를 지속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영향력을 가진 대학이다. 이들 3개 그룹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대학들은 학생 모집을 할 수 없어서 파산하게 될 것이다.

2025년 이후, 미래의 학교는 교실에 들어 오면 인터넷 집단지능,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터에 연결된 인공지능이 감지해서 방금 전까지 무엇을 배웠는지를 그리고 지금부터 무엇을 배워야 할지를 가이드를 해 줄 것이다.

미래의 자동차, 집도 교실의 연장이 돼 평생동안 적시적소에서 지금 당장 필요한 학습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오늘 회사에서 받은 프로젝트가 이번에 개발한 신제품에 대한 마케팅 전략인데, 이에 필요한 마케팅 개론과 소비 트랜드에 대해서 학습하시겠습니까?"라고 물을 것이다. "Ok"라고 대답하면, "어떤 방식으로 배우시길 원하십니까? 전문가에게 코칭을 받으시겠습니까? 아니면, 하버드대 온라인 강좌를 들으시겠습니까? 컴퓨터 시뮬레이션 학습도 추천합니다!"라고 인공지능 비서가 질문할 것이다. 학습을 통해 기계와 인간의 지식융합이 계속 이루어진다.

2030년이면 머리 속에 칩을 심는 기술이 상용화되기는 이르겠지만, 최소한 기억의 일부를 컴퓨터나 가상공간 속에 저장해 둘 수는 있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배우고 익히고 발견한 것들을 모조리 다 기억해내지 못하는 생물학적 한계를 인공지능과 컴퓨터가 보완해 줄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저장한 기억들을 다시 불러와 재구성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학교에 가지 않고도 학교의 교실을 눈 앞에 바로 가져다 놓을 수도 있게 되고 무인자동차 안에서 출근하는 동안에 지구반대편의 학교에 다녀올 수도 있게 된다. 가상과 현실을 오가면서 학습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가상공간에 학교를 개설한 하버드대 물리학 교수와 함께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우주 물리학을 배우게 된다. 언어의 장벽이 염려되는가? 걱정하지 말라. 2030년이 되면 언어의 장벽이 완전히 깨지면서 전세계 어느 나라의 컨텐츠라도 학습할 수 있고, 전세계 어느 인종들과도 대화하고 사회적 교류와 협동을 하면서 학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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