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서 컨설팅 붐이 일고 있다. 이 흐름은 대학의 규모에 상관없이 거의 전 대학이 망라돼 있으며 전사시스템에서부터 행정조직, 대학특성화까지 전분야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대학들이 이렇게 컨설팅 회사를 통해 각 분야의 점검에 들어가는 이유는 +내부적으로는 비효율적인 조직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외부적으로는 교육부가 96년부터 교육개혁 추진 우수대학을 선정할 때 외부기관의 평가를 받고 개혁작업 중인 대학에 높은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 평가를 기초로 매년 우수대학에 일정 금액을 지원해 왔다.

현재 고려대가 모니터컴퍼니로부터 행정조직 전반에 걸쳐 컨설팅을 받고 있으며 연세대가 삼성 SDS로부터 대학정보화 부분만 한정해 컨설팅을 받았다. 명지대도 아더앤더슨을 통해 통해 7개월간 경영컨설팅을 받고 현재 조직개편 중이다.

각 대학들이 이런 경영컨설팅사에 지급하는 금액은 만만치 않다. 명지대는 2억7천만원의 비용을 들였고 고려대도 3억원에 계약을 한 상태이다.

하지만 대학가에는 "이런 컨설팅 기업에 대학이 미래 전망까지 맡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성과도 그렇게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곳이 각 대학직원노동조합. 이들은 "대학은 교육기관"이라며 "따라서 평가도 기업과는 다르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례로 직원 1명이 내는 이익은 학생들에 대한 무형의 서비스 등도 포함되기 때문에 기업체 +직원이 내는 이익개념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직원 1인당 업무량을 교육기관의 특수성에 맞춰 객관화시키지 못하는 한 정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전국대학노동조합은 "대학행정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한다"며 "경영전문컨설턴트들에게만 대학 평가를 맡길 것이 아니라 교육학 전공교수와 직원을 포함하는 별도의 팀을 꾸려 평가를 하는 L40 방안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컨설팅이 원래의 목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학 행정 전반에 대한 외부 평가가 목적이 아니라 '잿밥'인 직원자르기(?)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민 고려대 직원노동조합위원장은 "컨설팅은 대학 전반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되어야 한다"며 "대학 비효율의 모든 책임을 행정직원 숫자에만 돌리고 기술·기능직 등의 '아웃소싱'을 통해 인원을 축소한다는 것은 컨설팅을 아전인수식으로 받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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