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기성회비로 총장실 집기류 비용 충당도 논란 불거져

[한국대학신문 차현아 기자] 한국교원대가 총장실 이전 사업비를 국고에서 지원된 학생회관 리모델링 사업비에서 충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혜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국교원대로부터 제출받은 ‘총장실 이전 사업 예산 집행 내역’ 등에 따르면 한국교원대는 지난해 교육부에서 학생회관 리모델링 지원금으로 받은 52억원 중에서 2억 5100만원을 총장실 이전 사업비로 사용했다.

한국교원대가 교육부에 요청한 ‘학생회관 리모델링 예산요구서에 따르면 학생회관 리모델링 사업은 시설 노후화로 인한 교육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시설 용도에도 동아리실과 식당, 매점 등 학생 활동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만 명시돼 있다. 총장실 활용에 대해서는 내역이 적혀있지 않다.

특히 총장실 집기류 비용으로 기성회비 1900만원을 사용한 것도 드러났다. 박혜자 의원 측이 제출받은 총장실 이전 사업 예산 내역에 의하면 총장실 이전 사업비는 모두 일반회계에서 지출하도록 돼 있다. 한국교원대는 총장실 집기류 구매비 지출을 사업비 예산과 다르게 집행한 셈이다.

학생들은 반발하고 있다. 학생이 낸 기성회비를 총장실 이전을 위해 사용한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다. 동아리 및 학생자치기구들은 비품 구매 비용도 없어 지난 9월에서야 발전기금재단을 통해 2000만원을 마련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슬기 한국교원대 확대운영위원회 의장은 성명서를 통해 “총장실 이전 비용을 학생회관 리모델링 비용에서 사용한 것과 기성회비에서 1900만원을 총장실 집기류 구매비용으로 사용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국교원대 측은 “학생회관 리모델링으로 몇몇 사무실이 학생회관으로 이전될 예정이다. 본부 사무실의 전반적인 재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총장실이 협소하고 노후해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다른 부서나 공간의 재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혜자 의원은 “학생 복지를 위한 학생회관 리모델링 사업에 사용돼야 할 예산이 총장실 이전 사업에 부당하게 집행됐다”며 “교육부는 철저히 감사해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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