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인 총장 “도입 취지와 달리 오해사…2017학년도엔 무조건 폐지”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서울대가 전형아닌 전형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수시 우선선발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서울대 성낙인 총장은 지난 2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현장에서 이같이 밝혔다.

성 총장은 이날 “우선선발제도 합격자가 특수목적고·자율형 사립고에 편중된 현상이 나아질 기미를 안 보인다"는 신성범 의원(새누리당)의 지적에 "제도 본래의 취지가 퇴색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 총장은 "우선선발제도는 다양한 학생을 뽑자는 취지로 만들었는데, 특목고·자사고 학생이 많이 와 공연한 오해를 사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말썽의 소지가 있는만큼 늦어도 2017학년도에는 무조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우선선발제도는 입학 전형이 아니다. 서울대는 수시모집 일반전형 지원자 가운데 특별히 뛰어난 학생을 서류전형만으로 합격시키는 일종의 우대 제도다.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은 지원자의 성적과 비교과활동, 전공적합성, 봉사성·리더십 등을 1단계에서 평가하고, 2단계에서 면접·구술고사를 치르는 입시유형 분류상 ‘학생부종합전형’에 속한다.

문제는 이 같은 수시 일반전형에서 특정 지원자를 면접·구술도 없이 서류만으로 최종합격시키는 데다 명확한 채점기준도 없어, 우선선발제도는 줄곧 특목고·자사고에 유리한 ‘꼼수전형’이라는 비판에 시달려 왔다.

실제 올해 이 제도로 들어온 신입생 102명 중 91명(89.2%)이 특목고·자사고 출신이었고, 일반고 출신은 6명(5.9%)에 불과했다.

또 그동안 배제됐던 과학고 출신들이 2014학년도에는 8명이나 합격했다. 외국어 분야 영재를 키우기 위해 설립된 안양외고와 경북외고 학생들이 우선선발 제도를 통해 서울대 자연계열에 합격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있었다.

성 총장이 폐지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당장 올해부터 서울대가 우선선발제도가 없애진 못한다. 교육부의 대학입학전형 3년 예고제에 따라 서울대는 현재 2016학년도 입시안까지 발표한 상태다. 이미 공표된 전형은 법령 제·개정/폐지나 정원조정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바꿀 수 있다.

서울대는 일단 2016학년도 입시를 바꿀 수 있는지 대교협의 승인을 구하고 안 되면 2017학년도에는 무조건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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