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생들 '기숙사건축 인허가, 동대문구청·새정치민주연합 버스투어’

학생들 "등록금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는 주거권" 강조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대학생 주거권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구청장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말뿐인 약속만 하는 사람들 입니까?“

▲ 동대문구청 앞에서 기숙사 건축 인허가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경희대 학생들. 한명섭 기자
대학생들이 주거권을 찾기 위해 버스를 타고 나섰다. 29일 경희대 학생 50여명은 오전 이 대학 중앙도서관 앞에서 버스를 타고 동대문구청,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앞을 거쳐 '잃어버린 우리의 주거권, 공공기숙사를 찾아서'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가졌다.

현재 경희대 공공기숙사 사업은 동대문구청의 인허가 반려로 인해 기숙사 신축이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경희대 학생들은 지난 2012년부터 대학생들의 주거권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요구는 지역 임대업자들의 이해에 부딪혔지만 노력 끝에 환경영향평가도 통과했다. 그러나 동대문구청의 건축인허가 반려로 공공기숙사 신축이 좌절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청은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지만 어떠한 서류가 미비한지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3480명의 서명을 받아 민원을 제기했음에도 동대문구청은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경희대만의 일이 아니다. 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등도 기숙사 신축과정에서 지역주민들과의 마찰을 빚고 있다. 또 그 내에서 해당 구청이 간여 해 이를 조율하며 기숙사 신축 인허가를 반려하고 있다.

이날 경희대 학생들이 동대문구청을 거처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앞으로 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당 위 4개 대학의 해당 구청인 동대문구, 서대문구, 성북구의 구청장은 모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다.

박이랑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경희대를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많은 학교에서 공공기숙사 신축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갈등이 있었고 그 안에서 조정자로서 역할을 해야 할 구청과 구청장은 방관자로써만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예하(언론정보4)씨는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유기홍의원이 대학교 기숙사 수용율이 10% 안된다며 대학생 주거문제를 꼬집으며 주거부담억제를 위해 노력하겠다 밝혔다. 그런데 경희대의 기숙사 수용율은 고작 7%도 안 된다. 막상 해당 정당의 기초자치단체 장인 동대문구청장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숙사신축 인허가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대학들의 기초자치단체장 소속은 모두 새정치민주당"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문제가 계속 된다면 주거권 문제를 안고 있는 다른 대학과 연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당사에 다시한번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 박이랑 총학생회장이 영등포 새정치민주연합에 면담요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한명섭 기자
이들은 "등록금 못지않게 대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주거권 문제다. 공공기숙사 뿐만 아니라 지금 대학생들이 처해있는 주거 현실을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답변할 차례다. 말로만 대학생들의 어려움을 이해한다고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기자 회견 후 이들은 동대문 구청장 비서실과 새정치민주당 당사 총무국에 면담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다음 주 내로 해당기관에서 기숙사 신축인허가 면담에 대한 답변서를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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