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6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능특수를 노린 일부 병·의원들이 때 아닌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다. 유명 성형외과들이 밀집해있는 강남 지역의 경우 여러 명이 동시에 수술을 할 경우 가격을 할인 해준다며 ‘성형 공동구매’를 부추기는가 하면,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이나 허위·과장광고로 수험생들을 현혹하고 있다.

#. 서울 목동에 거주하고 있는 최정선(51, 가명)씨는 수능을 앞둔 딸아이에게 “수능이 끝나면 코 수술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평소 단아한 외모와 사교적인 성격으로 동네 이웃들과 각종 모임활동을 즐기고 있는 최씨는 “딸아이가 얼굴형은 예쁜데 코가 조금 못생겼다고 하면서 성형수술을 원한다”면서 “아이가 원하는 수술을 시켜주기 위해 모임에서 만난 지인들에게 자주 조언을 구했다”고 말했다. 결국 최 씨는 청담동의 한 코 수술 전문 성형외과 3곳에 상담예약을 해 놓은 상태다.

이처럼 수험생을 자녀로 둔 어머니들 사이에서 자녀의 성형과 관련된 대화를 듣는 것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최근에는 “예쁜 얼굴도 스펙 중 하나”라는 말이 나오면서 자녀들의 윤택한 미래를 위해 성형을 시켜 주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성형외과도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과열경쟁이 심해지면서 각종 프로모션이나 패키지 상품을 내세워 불필요한 성형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인터넷을 주로 이용하는 청소년들에게 무방비하게 성형 광고가 노출된 것도 청소년 성형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2012년 의료법 개정으로 의료광고가 가능한 매체가 확대되면서 2011년 602건이던 성형광고는 2012년 3248건으로 1년간 5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달 13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이 세종청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청소년들이 성형광고 무법지대 속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의료법 제57조에 따르면 현행 학원가·학교주변 및 버스정류장·영화관·인터넷사이트 등 청소년들의 왕래와 이용이 높은 공간들이 의료공간으로 포함돼 청소년들에게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외과/성형전문의 김진환 원장(김진환성형외과)는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에서 성형 광고를 접할 경우 연예인처럼 예뻐지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성형수술을 결심하기가 쉽다”며 “청소년의 성형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부작용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000성형술' '동안미녀00'등 각종 신종 수술들을 내세워 자기 병원의 장점을 어필하려는 병원 마케팅도 적잖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결국 자신에게 맞는 수술을 선택하지 않았을 경우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김진환 원장은 “청소년 성형 가운데 수요가 가장 높은 쌍꺼풀수술과 코 수술의 경우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눈이 잘 감기지 않거나, 염증 및 피부괴사, 호흡 곤란 등과 같은 증상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며 “또한 최근 들어 각종 성형시술을 개발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병원이 늘고 있는데, 이 경우 수술결과를 장담하기가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과 허위·과장광고에 현혹되어 병원을 선택하기 보다는 안전성이 검증된 전문 의료기관에서 성형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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