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정태 건국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

[한국대학신문 정윤희 기자] 국내 연구팀이 여성(자성) 세포를 완전히 역분화하는 데 남성(웅성) 세포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건국대(총장 송희영)는 도정태 동물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유도만능줄기세포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성별에 따라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도 교수 연구팀은 ‘유도만능 줄기세포에서의 X 염색체 재활성화 및 Xist 전사 후 리프로그래밍(Reactivation of inactive X chromosome and post-transcriptional reprogramming of Xist in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연구를 통해 자성(여성) 체세포가 완전한 역분화가 일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이 웅성(남성) 체세포 보다 3배 이상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 연구는 세포 생물학 분야 국제 전문 학술지 ‘저널 오브 셀 사이언스(Journal of Cell Science)’의 지난 6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는 인위적인 역분화 유전자의 과발현으로 분화된 체세포가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만능줄기세포로 역분화된 세포이다. 이러한 역분화 과정은 7일 이상 걸리며, 그 과정에서 세포는 만능성을 획득하게 된다. 건국대 연구팀은 여성 체세포를 완전히 역분화하려면 총 30일이 걸려 남성 체세포가 역분화할 때 걸리는 9일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성 체세포에는 2개의 X 염색체가 있는데, 둘 중 하나는 평생 불활성화돼 있다. 역분화를 거쳐 만능성이 생길 때는 불활성화된 것까지 재활성화되는 ‘X 염색체 재활성화’가 일어난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 여성 체세포를 역분화해 만능성이 나타나는 데는 남성 체세포와 똑같이 9일이 걸렸지만 X 염색체 재활성화까지 완료되는 데까지는 총 30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도 교수는 “여성 체세포를 역분화하려면 넘어야 할 장벽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성과”라며 “역분화 과정에서 X 염색체와 관련된 RNA의 변화까지도 정확하게 규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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