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구조조정, 잘 하는 대학에 ‘인센티브’ 확실히 해야 성공”

재임 중 국내 ‘Top10’ 정부 재정지원사업 ‘6관왕’ 등 대학 위상 높여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서거석 총장이 오는 13일 임기를 마무리한다. 퇴임식은 오는 10일 예정돼 있다. 서 총장은 1년의 안식년 후 교수로 돌아와 다시 학생들과 마주한다. 8년 동안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전북대 위상 강화와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학내외에서 나온다. 전북대는 서 총장 임기 중 △정부재정지원사업 ‘6관왕’△‘대학특성화사업(CK사업)’ 전국 1위 △ACE대학 연차평가 전국 1위 △국제화 부문 국립대 1위 △국립대 혁신지원사업 평가 1위 등의 성과를 이뤘다. 국립대와 지방대가 고사 직전에 몰린 상황에서 전북대는 오히려 괄목할만한 수준의 성과를 이루며 국립대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전북대호를 이끌며 지난 8년간의 항해를 마치는 선장, 서거석 총장의 소회와 혁신의 과정을 들어봤다.

- 8년 전과 지금의 전북대, 어떻게 달라졌는가.
"2006년까지 전북대는 거점 국립대라는 간판에 안주해 있었다. 위상도 한참 떨어져 있던 상태였다. 취임과 동시에 교수 연구 경쟁력부터 높이고 학생 교육과 취업지원, 행정 서비스 등 대학 전 분야에 걸쳐 끊임없는 변화를 추진했다. SCI 논문증가율 전국 1위부터 최근 ‘잘 가르치는 대학’선정까지 꾸준한 성과가 이어졌다. 그 결과 2007년 40위 밖에 있었던 대학 순위가 10위권으로 도약했다. 현재는 국내 Top10 대학으로 그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에서 유일하게 ‘6관왕’을 달성했다.
"다른 이유가 있겠는가. 전북대를 변화시켜보자는 구성원들의 의지와 열정이 원동력이었다. 특히 학생 기초학력 증진과 교육‧연구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 주효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올해 가장 큰 규모의 교육부 지원사업인 대학특성화 사업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잘 가르치는 대학 평가’와 ‘국립대 혁신 평가’에서도 1위에 올랐다. 산학협력 분야의 LINC 사업과 연구인력 양성을 위한 BK21플러스 사업 수행도 빼놓을 수 없다. 또 대내외적으로 고교교육 정상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랑할 게 많은 것 같다. 가장 보람을 느낀 것은 언제인가.
"개혁 드라이브를 건지 2년 만에 SCI 논문 증가율 전국 1위에 올랐을 때다. 전북대 구성원들이 우리대학도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대학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게 됐다."

-SCI 논문증가율 전국 1위의 비결이라면.
"교수들이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연구력은 당연히 높아질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임기 초반 국립대 최고 수준의 승진요건 강화 전략과 함께 다양한 연구·학술 지원 제도를 신설하거나 재정비했다. 2007년 당시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 세계 3대 과학저널 게재 논문에 최대 1억 원의 포상금을 내건 것은 가히 파격적이었다. 연구력이 탁월한 교수에 대해서는 조기 승진제도와 포상제도를 도입했다. 그 결과 2007년 대비 교수 1인당 논문 수가 인문사회분야는 2.3배, 이공계는 1.7배 이상 높아졌다."

-대교협 회장을 지냈다. 정부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생각은.
"현 정부의 구조개혁 방향은 대학사회 전체의 정원 감축을 유도하고 일정 수준 이하의 대학은 퇴출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경쟁력이 뛰어난 대학이 구조조정을 하고, 퇴출될 만한 대학이 구조조정을 통해 오히려 재정지원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연출된다. 엄격한 평가를 통해 경쟁력이 뛰어난 대학에는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고, 그렇지 못한 대학에는 확실한 패널티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지역 국립대 위상이 70~80년대와 비교해 하락했다. 대책이 있을까.
"대학정책의 주요 포커스가 수도권에 맞춰지다 보니 우수한 지역 거점 국립대들의 경쟁력이 낮아진 측면이 있다. 고등교육 선진국들을 보면 지역마다 대표 대학들이 있어 지역경제도 활성화 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는 데 혁혁한 공헌을 하고 있다. 지역 거점 대학들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도 지역을 대표하는 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중소대학이 협력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고등교육 예산이 적어도 OECD 국가 평균 수준인 GDP 대비 1.1%까지 확보돼야 한다."

-퇴임을 앞둔 소회는. 
"지난 8년간 전북대와 고등교육 발전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손을 맞잡고 함께 걸어준 대학 구성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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