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개입 여론 악화, 이사회 내에서도 의견 팽팽

김희옥 현 총장 등 후보 2명 사퇴로 1명만 남아 절차상 '흠집'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동국대 이사회가 이사들 간 의견 대립으로 차기 총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5시간 반 만에 폐회됐다.

동국대 이사회(이사장 정련스님)는 16일 오전 10시부터 동국대 로터스홀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18대 총장 선출과 관련된 안건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사들 간 논쟁이 이어지면서 오후 3시 30분이 넘어서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결국 총장 선출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날 이사회에 출석한 영담 스님은 “조계종 관련된 여론이 좋지 않다. 종단이 총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논란으로 공정한 선거가 되기 어려워졌다”며 “절차상 흠집으로 다시 논의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사회 일원인 일면스님과 명신스님 등은 정반대의 입장을 펼쳤다. 이들은 “종단에서 개입했다기보다 일종의 종단 흐름을 김희옥 총장에게 언급해준 것 일뿐 절차상 어떤 하자도 없다. 예정대로 오늘 차기 총장을 뽑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한 치의 양보 없는 대립이 계속되다가 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뽑은 최종 총장후보자 3명 중 2명이 사퇴하면서 단 한 명의 후보자를 두고 총장의 가부를 결정하는 것이 사립학교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교육부에 질의하기로 했다.

결국 이사회 이사장 정련 스님은 “교육부 회신이 오는 대로 이사회를 다시 열자”면서 폐회를 선언해 예정된 총장 선출은 무산됐다.

한편, 동국대 총학생회 운영위원회(총학생회장 당선자 최광백)를 비롯해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운영위원회(총학생회장 당선자 최장훈), 동국대학교독립과발전을위한학생모임(대표 김태현) 등 학생 6명은 루터스홀 앞에서 "정당성 훼손한 총장선거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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