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교협 신임 회장 '관례'에 맡겨서야...
[사설] 대교협 신임 회장 '관례'에 맡겨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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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내년 1월16일 새로운 회장을 맞이한다. 예정에 없던 이번 신임 회장 취임은 현재 대교협 회장인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의 임기 만료에 따른 것이다. 김 회장의 본래 임기는 2016년 4월 7일까지 2년이지만, 성균관대 신임총장으로 정규상 교수가 선임되면서 김 총장은 회장직을 잃게 됐다. 대교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과 부회장이 임기 중 총장임기가 끝나거나 물러날 경우에는 대교협 회장도 더는 할 수 없다. 결국 김 총장은 새 총장의 임기 시작일인 내년 1월 16일부로 대교협 회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대교협은 절차대로 신임 회장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회장직은 본래 국립대와 사립대가 각각 1회와 2회씩 즉 2년, 4년을 번갈아가며 맡게 돼 있다. 이번 보선에서는 사립대 총장인 김 회장의 임기 잔여기간인 만큼 사립대 총장이 새 회장으로 선출된다. 이에 따라 대교협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에 회장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총협은 한 명의 총장을 추천했고, 내년 1월 9일 대교협 정기총회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대부분은 큰 하자가 없으면 추천을 받은 이가 회장으로 선임된다.

알려진 바로는 사총협은 관례에 따라 현재 사총협 회장을 대교협의 신임 총장으로 추천했다. 지난달 29일 사총협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대다수의 회장단 총장들은 지난 3월부터 사총협 회장을 맡고 있는 현 회장을 관례에 따라 추천하자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후문에는 '그것이 아닌데..'하면서도 선뜻 나서지도 못하고 막상 대안제시도 어려워 그냥 울며겨자먹기였다는 분위기도 연출되었다고 한다. 문제는 관례대로 하기에는 대교협 회장이라는 자리의 무게가 전보다 훨씬 무거워졌다는 데 있다. 대학은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문제에 직면해 있다. 교육부가 대학 구조개혁 평가방안 마련을 위한 2차 공청회까지 마친 상황에서 내년에 대학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정부가 각종 재정지원 사업을 대학의 정원축소와 연계하는 등 대학의 구조조정을 정부가 강제하는 문제 역시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교협 회장이 해야 하는 역할은 실로 중차대하다.각 대학의 이해관계를 떠나 대학의 절박함을 전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정부를 향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대학의 이해관계나 정치논리가 아닌 고등교육의 위기와 대학의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지방대와 수도권대, 사립대와 국·공립대, 상위권대와 중·하위권대 모두가 가입된 대교협의 회장이다.상황마다 개별 대학의 입장이 다 다른 만큼 모든 대학의 입장을 아우르는 일은 쉽지 않지만, 전체 대학의 협의체를 이끄는 회장이라면 슬기롭게 협의 조정해 한 목소리를 내도록 해야 한다.

모든 대학의 입장을 충분히 알고 이해해야 하는 대교협 회장의 자리를 ‘관례’에 맡겨서는 안 된다. 대학관계자들은 벌써 작은 규모의 대학, 소위 말하는 오너 총장이 이해관계를 떠나 ‘쓴소리’를 할 수 있겠냐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정부 정책에 맞서며 눈치 보기가 아닌 ‘대학의 목소리’를 전해야 하는데 이것이 가능하겠냐는 지적이다. 고등교육이 곧 국가경쟁력이자 미래경쟁력이기에 자기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게 미래지향적으로 대응하는 이가 대교협 회장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전국 150여 개 사립대 총장 중 대교협 회장으로 모자란 사람은 없다. 다만 대학이 생사 위기에 놓인 이 시기는 ‘관례’에 따라서만 회장을 추대할 때가 아니다. 대교협이 교육부 2중대라는 오해를 벗어나고 눈치 보지 않고 대학의 자율성을 절실하게 전할 수 있는 신임 회장이 필요하다. 대학의 입장을 아울러 전할 수 있는 ‘소신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대학 관계자들의 우려를 새겨들어야 할 때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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