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전력에서 한 발 앞선 광운·고려·단국·숭실대... 영남대 재기도 관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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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2015년 대학축구의 판도는 예상하기 힘들다. 언제 어디서 어떤 대학이 우승컵을 들지 예측하기 힘들다. 2013년 U리그 왕중왕전을 제패했던 영남대가 2014년 대학무대에서 무관에 그친 것만 봐도 그렇다. 문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다. 2015년 우승컵을 거머쥘 대학들은 과연 어디일까.

춘추전국시대에도 강대국과 약소국은 존재했다. 대학축구도 마찬가지다. 상대적 전력이 우세에 있다고 다른 팀들을 얕볼 수는 없지만 우승컵과 조금 더 가까운 대학들이 있다. 그중 최상위권에 속한 대학 4곳을 꼽아본다면 광운대, 고려대, 단국대, 숭실대를 들 수 있다. 왕년의 챔피언 영남대도 언제든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 지난해 대학축구의 왕중왕으로 우뚝 선 광운대. 올해도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진=광운대 제공)

■ 왕중왕전 2연패 도전하는 광운대 = 광운대(감독 오승인)에게 2014년은 역전승의 해였다. 광운대는 그동안 뛰어난 공격력을 통해 준수한 팀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토너먼트에 약한 모습을 보이며 우승컵을 거머쥐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것이 그동안의 평가였다. 그러나 이번 U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그런 세간의 인식을 순식간에 뒤집었다.

오승인 감독은 스스로를 선수양성 기술자라 칭했다. 입학과 졸업이 매년 이뤄지는 대학팀의 특성상 팀의 조직력을 유지·발전시키기 쉽지 않지만 선수 조련을 통해 언제나 좋은 경기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오 감독은 “광운대가 추구하는 축구는 경기를 뛰는 11명이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뛰는 것”이라며 “서로가 서로를 믿으며 경기를 뛰는 순간 경기력도 발전하고 결과도 좋게 나타난다”고 비결을 밝혔다. 광운대는 이미 지난달 29일부터 합숙에 들어가 조직력 강화훈련에 돌입했다.

전체가 같이 움직이는 축구를 지향한다지만 그중에도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선수들은 있기 마련이다. 오승인 감독이 현 대학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라 꼽은 유인수는 측면 공격수가 원래 포지션이지만 다른 포지션에서도 능숙한 움직임을 보이며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올해 3학년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골키퍼 문경건은 지난해 1학년이었지만 이미 광운대의 수문장으로 자리를 공고히 했다.

▲ 고려대는 빠른 속도로 경기장을 넓게 장악한다. 지난해 연세대와의 정기전에서는 허용준이 멀티골을 기록하며 정기전 5전 전승의 대미를 장식했다.(사진=고려대 제공)

■ 고려대 “춘계 2연패부터 시작하겠다” = 대학축구의 시작은 3월 초 시작되는 춘계연맹전이다. 각 대학들이 동계훈련의 성과를 보여주는 첫 무대다. 지난해 춘계연맹전 우승팀이자 U리그 4권역 무패를 달성한 고려대(감독 서동원)는 경기장을 넓게 쓰며 빠른 스피드로 경기를 지배한다. 지난해 활약했던 1학년들이 올해 더욱 성숙된 기량을 발휘하리라는 기대를 얻고 있다. 올해 들어오는 신입생들로 4학년의 공백도 메웠다.

서동원 감독은 “지난해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에 베스트 라인업에서 3명이 나갔고 이 공백을 재학생과 신입생들이 채워야 한다. 신입생을 뽑을 때도 특히 수비를 보강하고자 했다. 조직력과 골결정력을 강화해서 좀 더 많은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1학년임에도 10번을 달고 뛴 포워드 김건희는 올해 기대주 중 한명이다. 연세대와의 정기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정기전 5전 전승의 마침표를 장식한 4학년 허용준도 마찬가지다. 신입생 중에서는 이다원과 유창훈을 주목할 만하다. 이다원은 고교 랭킹 1, 2위를 다투던 중앙수비수다. 왼쪽 수비수를 소화하는 유창훈은 지난해 주장이었던 김원균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지난해 U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맞붙은 단국대와 광운대. 단국대는 전국체전 우승으로 자신들의 실력을 확인했지만 직후 열린 왕중왕전에서는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사진=단국대 제공)

■ 수비왕 단국대 “공격력 보완” = 지난해 전국체전 우승팀이자 U리그 왕중왕전 준우승팀인 단국대(감독 신연호)는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한 경기 평균 실점이 0.3점대일 정도다. 올해 4학년 선수 9명이 졸업하고 3학년 1명이 프로로 진출해 10명의 공백이 생겼다. 조직력이란 것이 좋은 선수를 들여왔다고 금방 생기는 것이 아닌 만큼 단국대의 첫 과제는 조직력 향상이다.

올해 신연호 감독은 팀의 공격력에 세밀함을 더할 방침이다. 신 감독은 “지난해 골 결정력 등 공격력이 부족했다. 올해 남은 재학생과 새로 들어온 신입생들은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게 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대학무대에서 단국대를 정상권이라 인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제 정상권에서 벗어나지 않고 머무르는 팀이 되도록 할 것”이라 각오를 다졌다.

단국대의 끈끈한 수비는 4학년 왕금명이 조율한다. 경기 경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가는 공격력이 돋보인다. 미드필더는 박요한과 최준혁이 중심을 잡는다. 부족했던 공격력은 돌파력이 뛰어난 송시우가 측면을 담당한다. 또한 신입생 중에서 금호고 출신으로 지난해 K리그 주니어 MVP와 득점왕에 올랐던 나상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 카운터에 능한 숭실대. 지난해 잡지 못한 우승컵을 올해에는 꼭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사진은 지난해 5월 30일 열린 한양대와의 U리그 경기.(사진=숭실대 제공)

■ 카운터 어택 숭실대 “지지 않는 팀 목표” = 지난해 U리그 왕중왕전 우승자 광운대는 정작 권역별 리그에서 9승 1무 2패로 2위에 그쳤다. 숭실대(감독 이경수)가 9승 3무로 무패행진을 거듭하며 1위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 오승인 광운대 감독도 경계 대상 1호로 숭실대를 꼽았다. 2104 춘계연맹전 준우승팀이기도 한 숭실대는 선 수비 후 공격 스타일로 카운터에 능하다. 공격진에 결정력이 좋은 김승준과 제공권 장악에 능했던 김진혁이 포진돼 있었지만 프로로 일찍 진출하면서 이 둘의 공격력을 메우는 것이 과제다.

이경수 감독은 준우승에 그쳤던 지난해를 되새기며 올해 1회 이상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 감독은 “지난해 준우승만 했는데 춘계나 추계연맹전 중 하나를 우승하겠다. U리그 권역별 리그에서도 올해와 같이 무패우승이 목표”라며 “카운터 어택에 콤팩트한 플레이를 가미해 지지 않는 팀을 만들 것”이라 말했다.

숭실대 수비는 주장 임동혁이 책임진다. 지난해 수비수에서 올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화를 시도한 박지우가 주장을 돕는다. 빠져나간 공격력을 보완할 신입생으로는 U-18 국가대표에서 측면공격수로 활약한 이동준과 고교리그에서 경기도 권역 득점 1위를 기록한 스트라이커 이찬수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 2013년 대학축구의 패자 영남대는 2014년에도 FA컵 8강, 권역별 U리그 전승 등의 무시할 수 없는 성과를 거뒀지만 우승컵 만은 차지하지 못했다. U리그 왕중왕전 울산대와의 경기 전에 각오를 다지는 영남대 선수들.(사진=영남대 제공)

■ 영남대, 우승컵 통해 자존심 회복할까 = 올해 대학무대에서 무관에 그쳤지만 우승후보들이 경계의 시선을 놓지 않는 대학이 있다. 2013년 대학무대 최강자로 군림했던 영남대(감독 김병수)다. 영남대는 2013년 U리그 왕중왕전 우승 이후 지난해에도 역대 세 번째로 FA컵 8강에 진출하며 대학팀의 돌풍을 이끌었다. 올해 대학무대에서도 권역별 리그에서 14승 전승을 거뒀다. U리그에 참가한 73개 대학 중 전승을 거둔 대학은 영남대가 유일하다.

김병수 감독은 “왕중왕전과 전국체전 당시 부상자가 6~7명이었다. 백업 요원이 부족하다보니 다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부상방지를 첫 손에 꼽았다. 또한 “올해 전력이 좀 약해졌다고 생각하지만 전력이 좋든 나쁘든 견제 세력들이 많이 생겼다. 주도권을 잡는 원래 전술에 스피드를 더해볼 생각”이라 밝혔다.

▲ 호남 지역의 맹주인 광주대 등 여러 다크호스들도 여전히 우승컵을 노릴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사진=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제공)

■ 만만찮은 경기력 과시하는 다크호스들 = 강자로 꼽히지 않았다고 무시할 수 없다. 강력한 독주 체제를 굳혔다고 해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것이 대학축구다. 춘추전국시대라고 설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2014년 경기들을 살펴봐도 빅4로 꼽은 4개 대학이 패하거나 아슬아슬하게 우세를 점한 경기들이 종종 있었다. 추계연맹전 우승팀 선문대를 비롯해 언제나 우승컵을 차지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는 대학들이 즐비해 경기를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호남의 맹주로 꼽히는 광주대는 U리그 8권역에서 11승 3무로 지역 본좌의 자리를 지켰다. 1권역에서는 가톨릭관동대가 7승 5무로 무패를 기록하며 강원지역의 맹주임을 과시했다. 우석대도 7권역에서 9승 5무로 무패를 달성해 경계를 늦출 수 없다. ‘1, 2학년 대학축구대회’에서 우승, 준우승을 기록한 용인대, 성균관대, 동국대, 울산대 등도 더욱 성장한 선수들을 통해 우승을 노리고 있다. U리그 왕중왕전 4강 진출팀 중앙대와 경희대도 마찬가지다.

▲ 대학축구는 여전히 대한민국 축구의 바탕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U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는 슈틸리케 국가대표 감독이 찾아 선수들을 살펴보기도 했다.(사진=광운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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