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학이 제대로 된 인성교육의 중심이 되자
[사설]대학이 제대로 된 인성교육의 중심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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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성교육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교육부는 지난 22일 대학입시에서 인성평가를 확대 실시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다음날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경제5단체는 범사회적 인성교육 진흥을 돕겠다며 교육부를 측면지원하고 나섰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아무리 강조되고 있다 치더라도 정부가 대입 인성평가 방침을 발표하는 과정은 너무나 졸속적이어서 비난받기에 충분하다. 대학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도 않고 여론에 떠밀려 공표한데다 다분히 인기 영합적이고 그 내용도 어설프다. 개인의 인성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겠다는 것인지, 시범적으로 시행할 대학은 어디인지, 정책에 소요되는 예산은 얼마나 되는지 전혀 밝히지 않았다. 무엇보다 2017학년도부터 시행을 못 박고 인성평가 여부를 정부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것이 영 마뜩잖다.

정부는 이번 인성교육 강화대책은 마치 그동안 대학을 인성교육 불모지로 예단하고 앞으로 잘하면 떡하나 더 준다는 식이다. 우리 대학들이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사회봉사와 인성교육에 나름 정성을 쏟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마다 해외봉사단이 있어 방학 때마다 세계의 오지로 떠나고 지역대학들은 지역밀착형 봉사단을 꾸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봉사에 힘을 쏟는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 초중고생들을 만나 진로상담과 보충학습, 연극공연까지 해 주는 대학도 있다.

대학입시에서도 이미 교대와 사범대, 일부 의대 등은 심층인성평가를 입시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교대의 경우에는 지난 2012년 초등교사의 탈선 사건을 계기로 최근 몇 년 간 계속해서 인성평가를 강화, 면접이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서울대 의대는 2014학년도부터 학생 1인당 한 시간에 걸쳐 인성과 적성을 두루 검증하는 ‘다중미니면접’을 실시해오고 있다. 지원자의 지식보다는 미래 의사가 될 만한 인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일반대학들도 사실상 인성평가를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대학들은 오래전부터 수능성적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정시 비중을 줄이고 학생부와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폭 넓게 반영하는 수시모집을 늘려왔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은 인성과 함께 잠재력, 열정을 높이 평가해 성적 이외의 요소가 특별히 뛰어난 학생들이 합격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정부의 이번 인성평가 확대실시 방침에 대해 졸속 추진이라는 비난을 하더라도 큰 방향에 대해서는 대학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있다. 이참에 진정으로 인성교육의 중심에 대학이 선다는 각오로 나서야 할 것이다. 이미 충분히 잘해왔고 역량을 갖추었다고 자만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평가에 연연하여 인문학, 철학을 홀대하지 않았는지, 인성보다 수능성적 등급, 논술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을 우선 선발 기준에 넣지 않았는지 냉정히 뒤 돌아보아야 한다. 실제로 대학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삶, 진정한 성공, 배려, 양보, 이해, 화합’ 이라는 화두를 던져준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중고교시절 입시에 찌들어 인성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대학이 책임지고 인성교육을 시켜서 사회에 진출하도록 해야 한다. 오직 스펙, 취업에 매몰되어 대학 스스로가 취업사관학교를 자처한 면이 없는지, 구조개혁이란 미명 아래 성과 일변도의 학사운영이 없었는 지 살펴 보아야 한다.

물론 인성교육의 출발점이자 터전은 가정이 되어야 함은 틀림이 없다. 문제는 가정교육이 붕괴된 현실이다. 핵가족화, 맞벌이 부부 등으로 ‘밥상머리 교육’은 이미 옛날 얘기가 되어 버렸다. ‘밥상머리’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들으면서 예절을 배우고, 사회를 배우고, 그것을 학교나 회사에서 체험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을 기대한다는 것은 아예 물 건너 가버렸다. 유치원과 초중고에서의 인성교육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근 불거진 어린이집 교사 사건을 보더라도 유아기의 인성교육은 역시 기대하기 어렵고 더욱이 입시위주의 교육 일변도인 중고교 시절의 인성교육은 더 더욱 기대난망이다.

이런 토양에서 대학입시에 인성평가를 넣겠다는 것은 무너진 초중고교 인성교육에 효과를 보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인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가 간과한 것이 인성교육을 살리자면서 정부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하겠다는 것은 정반대의 정책을 한 그릇에 넣어 비비겠다는 ‘정책오류’를 범하고 점이다. 지금 대학들이 정부재정지원을 받기위해서 기초과학, 인문학, 철학 등 개설학과를 다 없애고 있는 판에 인성교육을 강화하라고 한다면 이것은 완전 견강부회(牽强附會)다.

진정으로 대학이 제대로 된 인성교육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을 평가순으로 줄 세우고, 대학을 교육부의 2중대로 여기는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 대학을 대학답게 인정해주고 대학의 품위와 권위를 인정해 부면서 국가의 인재가 될 간성들의 인성교육을 주문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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