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오찬 간담회 녹취록 공개되면서 '언론· 외압' 의혹 일파만파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기자들에게 “내가 언론인들 대학 총장도 만들어줬다” “내 친구도 대학 만든 놈들 있으니까 교수도 총장도 만들어주겠다”는 말을 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언론·대학에 대한 외압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가 지난달 27일 일간지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말한 내용을 담은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새정치연합에서 배포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언론인들, 내가 대학 총장도 만들어 준다”며 대학가에서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어서 “40년 된 인연으로 이렇게 산다. 언론인 대 공직자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인간적으로 친하게 되니까, 내 친구도 대학 만든 놈들 있으니까 교수도 총장도 만들어준다”고 덧붙였다.

청문회 자리에서도 녹취록 관련 추궁이 이어졌다. 인사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앞서 김경협 새정치연합 의원이 언론인을 대학 총장으로 만들어준 적 있냐고 물어보니 이 후보자가 없다고 답했다”며 재차 녹취록 내용과 같이 말한 기억이 있냐며 이 후보자에게 물었다.

이완구 후보자는 처음에 “기자들과 그런 얘기를 했을 리가 있냐”며 부인했으나 녹취록을 공개하겠다는 유 의원의 압박에 “개인적으로 들었으면 좋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녹취록에는 김영란법과 관련해서도 “내가 욕 먹어가면서 막고 있다. (중략) 김영란법이 무엇이냐. 이렇게 얻어 먹잖아요? 3만원이 넘잖아? 1년간 100만원 넘잖아? 이런 게 없어지는 거지. 하자 이거야. 해보자”라고 발언한 내용도 담겨있다.

이처럼 이 후보자가 기자들에게 대학 교수 자리를 들먹이며 회유하고 김영란법 통과를 위한 기사를 종용했다는 논란이 인터넷과 SNS에서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제 언론인 출신으로 대학 교수나 총장이 된 사례가 있는지 궁금증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은 녹취록 공개에 끝까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청문회는 녹취록 관련 갑론을박을 반복하다 정회됐다. 이완구 후보자의 청문회는 1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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