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인가받아 교육 시스템 수출한 첫 사례…‘교육한류’

'원스톱' 학생서비스·여대 1위 취업프로그램 등 노하우 전수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세계 최대(最大) 여자대학인 사우디아라비아 왕립여대가 숙명여대를 방문해 행정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 그동안 국내대학들이 자체적으로 해외대학과 학생·연구 교류를 해오고 있지만, 특정대학이 교육부 인가를 받고 행정서비스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하기는 숙명여대가 처음이다. PNU 측은 숙명여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교육·학사 서비스 전 분야에 걸쳐 ISO 9001 인증을 받고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사립대 부문 전체 3위(2014년)를 차지한 것, 여대 취업률 1위를 기록한 점 등에 깊은 인상을 받아 이번 협력을 추진했다. 

숙명여대(총장 황선혜)는 프린세스 노라 빈트 압둘 라흐만 대학(PNU) 방문단이 지난 23일(월)부터 27일까지 이 대학을 찾아 학생지원과 취업, 창업 등 각종 교육행정서비스 운영에 관한 컨설팅인 ‘PNU 리더십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받았다고 밝혔다.

PNU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고모인 노라 공주의 이름을 따 1970년 왕실에서 세운 세계최대 여자대학이다. 6만명이 넘는 재학생은 언어·교육·예술·과학·의약 등 다양한 전공을 배우고 있다. 이번 방문은 아랍의 봄 이후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자 엘리트 여성교육을 담당하는 왕립 교육기관으로서 해외대학들을 참고해 교육혁신을 이루려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PNU 방문단은 가다 모하메드 PNU 학생처 부처장을 중심으로 20명 규모의 교수 및 행정 실무자들로 구성됐다. 이 기간 방문단이 숙명여대를 벤치마킹하려 노력한 분야는 △국내대학 최초로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학생서비스 △취업률 여대 1위를 이끌어낸 학년별 커리어로드맵과 멘토프로그램, 인턴십프로그램 등 취업지원 프로그램 △지난해 ‘교육복지지원 실태평가 최우수대학’에 선정된 장애학생지원 시스템 △여대 유일한 기업가센터 주관대학으로 선정돼 경쟁력을 인정받은 창업지원 프로그램 △세계 최초로 구축한 모바일 캠퍼스 △국내 대학 최초로 운영하고 있는 주요 5개부문 리더십그룹 등이다.

특히 24일에는 교내 학생지원센터와 취업경력개발원 등을 방문해 현장에서 재학생에 대한 교육서비스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직접 참관하고 숙명여대 대표 학생 리더십 그룹들과 직접 만나 즉석에서 토론을 가졌다. 워크숍에서는 숙명여대의 노하우를 자신들의 교육현장에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

이번 방문에 대해 숙명여대 관계자는 “지난 2013년에 한국을 방문한 PNU는 여러 대학 가운데 숙명여대의 학생서비스 프로그램에 깊은 인상을 받아 이듬해 ‘학생서비스 센터 활성화 방안제시 및 프로그램 구축’ 협약을 맺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숙명여대는 지난해 12월부터 국제협력센터(센터장 서수경) 교직원으로 구성된 파견단을 현지에 보내 협력 업무를 시작했다. 학생서비스 진단을 위해 재학생 500명과 일대일 인터뷰를 하는 등의 노력으로 1차 프로젝트 컨설팅 보고회를 마쳤으며 현재 실행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최동주 대외협력처장은 “현지 관계자들이 거액을 들여 세계 유수의 컨설팅 회사로부터도 도움을 받고 있지만 서류에 적힌 글보다 더욱 도움이 되는 것이 선도적인 교육서비스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라고 하더라”며 “대규모 PNU 방문단이 한국까지 날아와 숙명여대를 찾은 배경”이라고 전했다.

정부 인가를 통한 양국의 대표 여자대학간 교류협력은 오는 6월에도 이어진다. PNU 리더십그룹 학생들과 학생회 임원 등 재학생으로 구성된 체험 방문단이 숙명여대의 글로벌 탐방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러 한국을 찾기 때문이다. 이때 양교는 2차 프로젝트로 미술대학 특성화 컨설팅 등으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 처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순방 등으로 중동 진출에 대한 관심과 기회가 늘어난 가운데 양 교육기관의 협력이 민간 차원의 바람직한 교류 모델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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