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대학원생의 눈물' 간담회

▲ 대학원생들의 실태를 듣는 '대학원생의 눈물' 간담회가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사진=이재익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공부를 하려고 들어왔지만 공부를 할 수 없었습니다.”

생활고와 인권침해로 힘겨워하는 대학원생의 목소리들이 간담회장에 울려 퍼졌다. 대학원생들은 등록금, 처우 등 사각지대에 놓인 대학원생을 위한 직접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학원생의 눈물-고액 등록금과 갑을 관계 사각지대, 대학원을 말하다’ 간담회가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와 전국대학원총학생회협의회, 청년플랜 2.0 등이 공동 주최했다.

기조발제에 나선 대학교육연구소 황희란 연구원은 대학원이 양적 팽창을 이뤘지만 장학금이나 등록금 인하 등 대학원생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1990년 298개였던 대학원이 지난해에는 1209개에 달했다. 등록금 수입도 1조 8639억원에 달했지만 대학원생들에 대한 학비 부담 등에 대한 지원책은 미비하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과 정부는 국가 전략 차원에서 대학원 인력 양성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뤄야 하며 교육비 부담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대학원생들의 교육비 부담 해결이 시급한 문제라 주장했다.

서울대 대학원총학생회 이우창 고등교육정책국장은 서울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대학원생의 문제를 △경제적 어려움 △불확실한 진로 △교수-학생 간 권력관계 △학과구조조정으로 규정했다.

이 국장은 “조사에서 과도한 업무량, 지나친 근무시간, 연구실 내 폭력과 차별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겠다는 연구원에게 연구를 몰두하라는 교수도 있었고 초등학생 자녀를 돌보라는 교수도 있었다”며 “여러 부조리들을 방지할만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대학원생들의 실태를 듣는 '대학원생의 눈물'간담회가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사진=이재익 기자)

현장에선 생활고와 학내 인권침해에 시달리는 대학원생의 증언들이 쏟아졌다.

예술계 대학원생 A씨는 “일을 병행하며 공부를 계속했지만 학자금 대출 때문에 붓을 꺾게 생겼다”며 “순수미술계열의 경우 장학금이 더욱 부족하다. 한국 대학원에서 예술을 공부한다는 것에 낙관적 전망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공계 대학원생 B씨는 자신을 화장실도 눈치를 보며 가야하는 ‘연구노예’라며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연구실 내부 부조리도 심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부분은 경제적으로 합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라 주장했다.

또다른 이공계 대학원생 C씨는 “데이터를 논의할 ‘랩미팅’시간은 교수의 종교를 강요받는 시간이었다”며 “교육도 선배 학생에게 받다보니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다. 실험실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연구비를 빼돌리는 방법이었다. 연구 진행도 체계적이지 않아 논문의 제1저자는 교수와 친한 학생이 유력해질 때도 있다”고 증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등록금에 대한 정부지원 △교수 처벌에 대한 외부 인사위원회 구성 △졸업기준 구체화 등을 제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우원식 국회의원은 “충격적이다. 사례들을 잘 받아 대안들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