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목 치겠다' 발언 등 논란 커지며 사퇴 ... 학내선 “비리의혹, 수백억 빚 누가 책임지나” 비난 들끓어

[한국대학신문 차현아 기자]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이 21일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중앙대가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구성원들 사이에는 당혹감과 우려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학사 구조조정 논란 이면에 박 이사장이 여론을 호도하려 현수막을 구성원 명의로 내걸거나 '목을 친다'는 등 교수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는 사실이 검찰 등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논란이 커지자 박 이사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중앙대 구성원들은 최근 박범훈 전 총장의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재직 당시 불거진 비리 의혹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박 이사장이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은 채로 사퇴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21일 중앙대에 따르면 박 이사장은 "최근 중앙대에 관련해 빚어진 사태에 대해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겠다"며 "중앙대 이사장을 비롯한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 이사장이 학내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교수들을 두고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목을) 쳐줄 것”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직교수 등 20여명에게 보냈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두고 ‘Bidet委(비데위)’로, 鳥頭(조두) 등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박 전 총장의 비리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에 따르면 최근 중앙대의 학사 구조조정 논란 이면에는 박 이사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6일 중앙대 교수 비대위와 총학생회, 학생 공대위 등이 공동 주최했던 토론회 직전에 이미 대여했던 장소가 취소된 이유가 이사장의 지시였으며 학생이름을 사칭해 학내 학사구조조정 여론을 호도하는 현수막을 학내 건물에 내걸라는 지시를 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이같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중앙대 안팎으로 비난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기업 구조조정 같은 학과 통폐합에 반대하는 내부인사를 해고하겠다는 박 이사장의 사고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교육자로서의 품격과 양식을 의심하게 한다”고 말했다.

학내 구성원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최근 박범훈 전 총장 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 사퇴로 모든 사태의 책임에서 박 이사장이 빠져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앙대의 모 교수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빠르게 사퇴가 이어질 줄은 몰랐다”며 “두산이 중앙대를 인수한 이후 중앙대가 지게 한 빚이 수백억 규모에 이르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고 사퇴하는 것은 중앙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재경 중앙대 학생 공대위 위원장도 “박 이사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떤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는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다. 현재 검찰에서 본분교 통합과정 상의 비리 등 여러 의혹들이 조사 중에 있다. 이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서 책임질 부분은 확실히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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