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째 이사회 안 열리며 학사일정 줄줄이 지연
캠프 개최에 예수병원 소속 임상교수들 가처분 신청까지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학교 정상화에 갈 길이 먼 서남대가 학내갈등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사회 지연으로 각종 학사행정이 지체되고 있는데다 예수병원 소속 임상의학교수들은 서남대의 학사행정 변경에 가처분 소송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서남대는 지난 2월 25일 재정기여자 선정 이후 2달 넘게 이사회가 열리지 않아 재단전입금 35억 원 집행과 교수임용 등 학사행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29일 서남대 복수 관계자들은 이양근 관선이사장이 부총장 사퇴를 종용하며 이사회 개최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양근 이사장이 재정기여자 선정에서 이사회를 비판한 권영호 부총장이 사퇴하기 전에는 이사회를 열지 않겠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관선이사회가 당초 1월 예정됐던 재정기여자 선정을 미루자 권영호 서남대 부총장 등은 이사회의 결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권 부총장은 “성명 등은 개인 의견이 아니라 다른 교수님들과 학내 구성원 뜻을 모아 발표한 것”이라며 “이사진이 부총장직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사립학교법에 저촉되는 일”이라고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양근 이사장은 이 같은 학내 갈등은 지엽적이 일이라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부총장 일은 일부다. 이사들이 부총장이 이사회를 비판한 것에 불편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사회가 열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합법적인 틀 안에서 관선이사회의 권한을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선이사회의 권한에 대해 묻는 질의서를 2주 전 교육부에 보냈고 아직 답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최근 구재단이 명지병원 재정기여자 선정 절차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자 이달 중순 관선 이사회의 권한 범위에 대한 질의를 교육부에 보냈고 아직 교육부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이사장이 예수병원 유지재단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보니, 학내에선 이 이사장이 학교 정상화 과정에 일부러 몽니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이사회 지연으로 인해 명지병원 소속 의사들의 교수 임명도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안 총장은 명지병원 소속 의사들의 임상의학교수 임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사회가 열리지 않아 이사회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학에선 지난 20일부터 의대 본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힐링캠프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 명지병원 측에서 의학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수임명을 받지 못한 명지병원 임상과장들은 시간강사 형태로 강의를 맡게 된다.

이에 기존 학생 실습을 맡았던 예수병원 소속 임상의학교수들은 크게 반발하며 지난 21일 학사행정 변경 대한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학교가 임의로 학사행정을 변경하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강지훈 서남대 의대 학생부학장은 “학사일정은 보통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결정되는데 갑자기 본부 측에서 임의로 변경을 했다”며 “의과대학 특성 상 하루만 수업에 빠져도 F학점이 나온다. 학생 출석 문제를 포함 학생들에게 피해가 있을 수 있기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 밝혔다.

서남대 관계자는 "학사행정은 총장 권한인데 이에 가처분을 제기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예수병원 측이 학교 정상화 과정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예수병원 소속 임상의학교수들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 대한 심리는 내달 초 전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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