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숙원사업 잘되면 좋지만 재원확보 안되면 경영난 자초" 우려

서울캠퍼스만 799억원 규모 공사 확보한 건 고작 94억원 불과
"교육아닌 관광시설... 부진했던 경희제약 등으로 상환은 무리"
학교 측 “일방통보 아니라 함께 논의하자는 것, 오해 말아달라"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6년째 건축 인허가 문제로 제자리걸음을 거듭해온 경희대의 캠퍼스종합개발계획 Space21(스페이스21)이 이번엔 구성원들의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일부 구성원은 지난 6월초 학내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예산확보 계획 없이 공사를 강행하려 한다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예산확보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경영난으로 이어져 기업인수까지 예상된다“는 우려까지 내놓고 있다.

스페이스21은 경희대가 지난 2009년 발표한 캠퍼스 조성사업이다. 경희대 구성원들의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2010년 사업출범 뒤 건축 인·허가 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012년 두 번째 출범식을 열고 설계사를 새로 선정했지만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문제와 재정부담 등으로 번번이 어려움에 봉착했다.

▲ <표>스페이스21 캠퍼스종합개발사업 서울캠퍼스 건설재원
■ 800억 규모 공사에 확보재원은 고작 94억 = 경희대 스페이스21 사업의 총 사업비는 약 1700억원이다. 그 중 약 799억원은 서울캠퍼스, 약 916억원은 국제캠퍼스에 사용될 예정이다. 스페이스21 장석원 팀장은 “경희대 스페이스21 공사는 2년 예정공사다. 국제캠퍼스는 인허가등의 문제로 올해 공사가 힘들어 서울캠퍼스만 우선 진행된다”고 밝혔다.

서울 캠퍼스 건설 재원확보 내역을 살펴보면 기채(빚)가 일단 500억원이 든다. 김상만 재정경영원장은 “799억원이 총 금액으로 들며 500억 원은 제 1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교육부 승인을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가확보할 재원은 299억원. 현재 확보 재원은 94억원이다. 이는 △기 확보 발전기금 61억원과 △고정자산매각수입 33억으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170억과 35억은 각각 재정사업과 신규발전기금 모금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 부채상환방안 ‘구성원 논의 전혀 없어’ = 이 학교 구성원들이 걱정하는 것은 이 빚을 값아 나갈 방안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교직원, 학생회, 대학원생들은 지난 4일 “지난달 28일 대학평의원회에서 처음으로 스페이스21 재정계획이 공개됐다. 이 모든 사업 계획과 빚 500억에 대한 상환계획을 설명하는 자료는 단 두 장 이었다”며 “대부분의 사업계획들은 구성원과 공유된 바가 없었고 이야기 된 적이 없었다. 시작부터 논의 없는 재정계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학교 측은 500억원 기채의 경우 대출 시점 3년 후부터 17년에 걸쳐 ‘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갚는다는 계획이다.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한다는 것이다.

김상만 원장은 “실제로 매년 상환해야할 금액은 약 30억 원 초중반 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일 계획안을 발표하며 구성원들과 앞으로 숙원사업인 스페이스21 과정을 논의하려고 한 것이지 ‘통보’ 한 것이 절대 아니다. 자리에 있던 구성원들이 오해를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 "관광 상업시설 많아" "경희기업 또 해?" ‘실패 우려’= 일각에서는 상환계획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관광 상업 시설이 많고 이전에 실패한 전력이 있는 경희한방약품 판매가 포함됐다는 지적이다. 상환 계획을 보면  △특수대학원, 예술영재 아카데미 신설 등 비학위과정 활성화 △해남도 의료관광 프로젝트 △화장품 회사 설립 △신동호 주변개발로 레지던스 호텔(I-HOUSE. 가칭) 신축 △경희제약 판매 대행 등을 제시했다.

▲ <표>500억 상환재원 및 재정사업

이정이 총학생회장은 “특수대학원은 등록금을 올릴 수도 있는 위험이 있고, 나머지 계획들도 관광에 특화된 대학 교육과 전혀 상관이 없는 상업 시설, 즉 외부인 이용이 많은 부분"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학교가 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경희제약, 의약품 등을 판매하는 것은 일전에 경희 한방 관련 기업이 한번 어그러진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신중히 생각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만 원장은 “특수대학원은 비학위과정이다. 등록금이 올라갈 일이 없다. 또 경희제약 부분은 KMC라는 경희법인 수익사업인데 이 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론한 것이다. 물론 2012년에는 잘 안됐지만, 과거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기 때문에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의 계획을 믿고 다양한 안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희대는 지난 2009년 스페이스21 사업을 발표했다. 서울캠퍼스에 지하 4층, 지하 10층 규모로 지어지며 대규모 강의. 문화시설인 멀티오픈 스튜디오와 해외 석학을 위한 게스트하우스, 경희사이버대 교육시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경희대는 스페이스21을 통해 노후화된 교내 시설을 교체할 방침이다. 또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공기숙사 등도 신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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