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학부모 ‘불안하다' ... 일부선 온라인 시험 대체하기도

대학들 “학사일정에 타격가선 안 돼… 감염 예방 최선 다할 것”
대전과학기술대학 "계절학기 7월 말로 연기할 수도"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김재환 학생기자]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확자와 격리자가 매일 늘어가는 가운데, 긴급 휴강에 돌입했던 확진자 발생 지역 인근 대학들이 대부분 기말고사와 계절학기를 그대로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학교 학생과 학부모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학교 측도 수업운영시수 조절과 학사일정상  어쩔 수 없다며 감염 예방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입장이다.

16일 대학가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 예방을 위해 임시 휴강한 평택대, 중앙대 안성캠퍼스 등 12개 대학 대부분은 지난 15일부터 당초 예정된 기말고사를 그대로 실시하고 있다. <표 참고>

▲ 16일 메르스 감염 예방을 위해 임시 휴강한 12개 대학들은 이미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6월 1~2주에 휴강을 마치고 지난 15일부터 기말고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 대학은 계절학기도 기말고사가 끝난 뒤 6월 말부터 운영할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 = 각 대학)

대학들은 학사계획에 타격을 입으면서까지 기말고사와 계절학기일정을 미룰 수 없다는 주장이다.

서원대 배기순 학사지원팀장은 “기말고사와 계절학기까지 변경하게 되면 학사일정에 타격을 입게 된다. 또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거의 다 병원 감염자고 실제로 대학에서는 (메르스에 대해)그렇게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동아방송예술대학 교무팀 김철희 팀장은 “휴강을 늘리는 것 보다, 지금 메르스 형국을 보면 최대한 (1학기 학사일정을)빨리 끝내는 것이 좋다. 방학에 아르바이트나 여행, 연수 등 개인 일정이 다 있는데, 일정대로 못하게 된다며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일단 학사일정을 원래대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예방차 휴강에 들어갔던 한 대학 학사지원과 과장은 “메르스는 20대들이 쉽게 걸리는 병이 아니다. 또 대전 초‧중‧고 도 전부다 개강하고 원래대로 운영하고 있는데 대학만이 휴강을 계속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라며 “메르스 확산 공포가 약간의 과장된 움직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는 강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학생 신정우(사학 2)씨는 “휴강을 했던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물론 메르스는 20대는 위험하지 않다고 해도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위험해질 수 있는 감염병이다"며 "계절학기를 강행하는 것은 대학생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진 않겠지만 이러한 안일한 인식이 메르스 사태를 키웠다. 학교의 인식수준이 아쉽다”고 밝혔다.

국문과 4학년 김모씨는 “솔직히 4학년이라 졸업학점도 맞춰야 하고 계절 학기를 포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학교 측이 계절학기를 좀 미뤄주거나 계절학기 날짜를 좀 몰아서 하는 방법, 아니면 사이버 강의를 늘리는 방법 등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조치가 없다. 기말고사도 학생들끼리 40-50명이 모여서 쳐서 찜찜했다. 아직 메르스 안정기도 아닌데 계절학기도 특별한 대처 없이 강행하는 것은 불안하다”고 말했다.

부모들 마음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다. 연극영화과 3학년 딸을 둔 이 모씨(50)는 "아이들이 걱정될 뿐더러 만에 하나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서 가장 무섭다“며 ”계절학기 강행은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물론 계절학기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 학생들 불만도 나오고 하겠지만 생명이 달린 문제보다 더 큰 문제가 어디있겠나"라고 토로했다.

대학들은 일단  구성원들을 총동원해 예방방지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서원대 김수정 건강관리센터장은 “관할구 보건소에 일일이 핫라인이 24시간 연결돼 있다. 대학 내 등교 버스 하차장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이 체온감지기와 손세정제를 가지고 발열 체크와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안전마스크도 배부하며 메르스의 예방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서원대가 학생들이 도착하는 대학 내 하차장에서도 8시 30분부터 12시까지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이 체온감지기와 손세정제를 가지고 발열 체크와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안전마스크도 배부하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의 예방활동을 하고 있다.(사진출처=서원대)

김욱환 배재대 과장은 “기말고사와 계절학기 기간동안 학생들이 주로 등교하는 정문 옆 건물 입구와 후문 등 3곳에 발열체크 구역을 설정했다. 이곳에는 직원들이 상주해 하루 종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열체크와 손소독제를 나눠주게 된다. 또 조금이라도 의심 증상이 발견된 학생들은 긴급 조치하는 시스템을 가동키로 했다”고 밝혔다.

사이버 강의도 늘린다. 평택대 교무팀 관계자는 “모든 출입구에 손소독제, 방역기를 설치했다. 계절학기에는 사이버강의도 늘릴 방침이다. 그럼에도 메르스가 걱정돼 (학교에)못 오겠다는 학생들 문의가 많이 온다. 이런 학생들은 (계절학기)신청을 취소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과학기술대학 교무처 김형필 팀장은 “현재 기말시험을 메르스 감염 우려를 생각해 전부 온라인 형태(오픈북)로 치르고 있다”며 “계절학기는 원래 6월말 경에 운영 할 계획이었으나 메르스 확산기세가 꺾이지 않는 이상 7월 중으로 미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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