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우리나라 대학들은 열악한 국가 지원 아래 고등교육을 맡아 왔습니다. 대학의 ‘교육사업’을 지탱해 주는 학생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자 대학들은 스스로 생존을 도모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근본적인’ 대학구조개혁을 외면한 채 예산을 무기로 대학을 일방적으로 옥죄고 있습니다. 1주기 대학평가 성적표를 살생부처럼 받아든 대학들의 모습이 이를 상징합니다. 상당수 대학들은 교육부 정책을 구실 삼아 본분인 ‘교육’을 홀대하고 ‘경영논리’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대학들을 일방적으로 꾸짖는 정책을 버리고 대학에 대한 지원을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높여야 합니다. 대학만을 평가하려들지 말고 대학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사학재단법인도 평가하여 근본적인 해결을 모색해야 합니다. 또한 재정지원을 무기로 대학의 민주화를 훼손시켜서는 안 됩니다. 총장의 선출은 대학 자율에 내맡겨 스스로 책임지게 해야 합니다.

사학재단법인들은 사립학교법이 보장하는 총장 선임의 권리를 향유하려고만 하지 말고 대학경영의 주체로서 온전한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대학들은 구성원들을 일방적으로 옥죄는 정책을 답습하지 말아야 합니다. 상지대 관련 대법원 판결은 구성원들을 대학경영의 협력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전향적 자세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President Summit이 대학의 민주적 거버넌스 확립을 통한 대학의 공공성 강화에 초석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