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전문가들 “국어A·수학B·영어는 '만점' 맞아야 1등급”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교육당국이 9월 모의평가에서도 ‘쉬운 수능’ 기조를 이어가면서, 올해도 ‘물수능’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시행된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시험은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쉽게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9월 모의평가는 오는 11월 12일에 실시되는 수능에 대한 ‘준비 시험’의 성격을 갖는다. 시험의 출제 방향과 출제 영역, 문항 수 등을 수능과 같게 출제한다. 수험생들로선 수능을 앞두고 자신의 현실적인 위치를 점검해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모의평가에는 재학생 54만9932명, 졸업생 84천156명 등 총 62만488명이 응시했다.

■ 국어, 최상위권 우열 가리기 어려울 듯 =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는 A형과 B형이 각각 98점과 100점 만점이 1등급 컷으로 나타나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이번 9월 모의평가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입시기관이 예상한 1등급 커트라인은 △진학사는 A형 97점, B형 97점 △종로학원하늘교육은 A형 만점, B형 97점 △비상교육 A형 97점, B형 94점 △김영일교육컨설팅 A형 100점, B형 97점 등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6월 모의고사에 비해 1등급 컷 점수가 A형은 1점 정도, B형은 3점 정도 하락하는 정도에 그치거나 거의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시험에서도 ‘쉬운 수능’이라는 정책방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문 구성면에서 A형과 B형 모두 예년과는 조금 다른 구성 방식을 보여주었다. 현대시와 수필을 묶은 세트가 출제되어 장르복합 세트가 부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항 구성이나 난이도는 변화가 없었다. 특이하고 까다로운 문항은 A형 18번, B형 13번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올해 6월 모평에서는 A, B형 모두 예술분야가 빠지고 사회분야에서 두 지문이 출제되었으나 이번 시험에서는 그러한 파격은 나타나지 않았다.

A형의 경우, 화법, 작문, 문법 영역의 문제들은 이전 시험들과 별 차이가 없는 형식을 보였다. 독서(비문학) 영역은 4개 중 2개 지문 정도가 EBS 교재에서 핵심어와 제재를 사용하여 출제하였으나, 지문 변형이 많이 나타나 연계율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학 영역에서는 지난 6월 모평에서 현대소설과 희곡이 묶여서 출제되었다면, 이번 시험에서는 현대시와 수필이 함께 세트로 출제된 점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문학에서 전체 세트 지문 수가 5개에서 4개로 줄었다. EBS 반영 비율은 상대적으로 문학 영역에서 매우 높게 나타났다.

B형의 경우, 화법, 작문, 문법 영역은 지난 6월과 동일한 문제 구성 방법을 보여주었으나, 13번 서술어의 문형을 묻는 문제는 새로운 유형이어서 주목된다. 독서 영역은 6월에 누락되었던 예술 영역이 다시 출제되었고, 4개 중 절반 정도만이 EBS 교재 내에서 연계되었다. 그리고 EBS 교재에서 출제된 과학과 예술 영역 역시 핵심어와 제재만 사용하고 지문 변형을 많이 하여 EBS 연계율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았다.

문학 영역은 지난 6월에 희곡까지 총 5개의 제시문이 출제되었으나, 이번에는 현대시와 수필의 장르복합, 현대소설, 고전시가, 고전소설 등 4개 영역에서 출제되었다.

김 소장은 수준별 학습전략에 대해 “2016학년도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하위권 학생들은 EBS 교재의 문법과 문학 영역을 중심으로 반복학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중위권 학생들은 EBS 교재를 다루되 최근 5년 동안의 기출 문제를 함께 풀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상위권 학생들은 EBS 교재 외에 비연계를 고려한 학습과 독서지문에 대한 깊이 있는 지문들을 찾아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수학, A/B형 모두 6월 모의평가와 비슷 = A형의 경우 기본적인 수학 교과 개념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쉬운 문항과 중간 정도의 난도를 가진 문항이 출제되었다. 따라서 난이도면에서는 기존 시험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년도 수능과 마찬가지로 도형에 대한 무한등비급수 문제가 출제되지 않았으며 중간 난도 문항의 경우 기존 시험과 큰 차이는 없었다.

예상 1등급 커트라인은 △종로학원하늘교육은 A형 96점, B형 만점 △비상교육 A형 96점, B형 96점 △김영일교육컨설팅 A형 92점, B형 100점 등이다.

눈에 띄는 고난도 문항은 30번으로 상용로그의 지표와 가수의 개념을 이용하여 개수를 세는 문항이다. 기존의 개수 세기 문항과 달리 상용로그의 지표와 가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용로그를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학생이라면 해결에 애를 먹었을 것이다. 그러나 상용로그 개념 공부를 충실히 한 학생이라면 계산의 용이함으로 인하여 쉽게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B형의 경우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난이도가 평범한 문제들은 비슷한 패턴으로 출제되어 체감 난이도는 비슷하게 느껴졌을 것으로 보이고, 변별력을 위해 출제되는 고난도 문항도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다소 쉽게 출제되었다. 이번 모평에서는 세트형 문항이 출제되지 않았으며 20번(도형에 대한 무한등비급수 문제)을 제외한 대부분의 문항이 전년도 수능과 비슷한 패턴으로 출제되었다.

변별력을 위해 고난도로 출제되는 30번의 경우도 예년에 비해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30번은 주어진 조건을 이용하여 함수를 해석하는 문제로 조건(나)의 식을 변형하면 평균값의 정리가 됨을 알아야 한다. 함수의 극값 및 평균값의 정리의 개념을 확실히 알고 있는 학생이라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을 것이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수학A/B형 모두 30번 문항이 1등급을 가르는 고난도 문항으로 출제되어, 1등급 구분 점수는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인 96점 내외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울대와 의대를 목표로하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은 남은 기간 최고난도 문항에 집중적으로 대비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영어,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추론·논리력 문제 중요 = 이번 9월 모의평가 영어 영역은 듣기 및 말하기 17문항을 포함하여 총 45문항이 출제되었다. 전반적으로 지문의 난이도, 사용된 어휘, 문장 구조 등이 평이했으며, 대의파악과 세부정보를 묻는 문제에서는 EBS 연계 지문이 변형되어 출제되었지만 지문의 난이도 자체는 높지 않아 전체적으로 쉬운 기조의 난이도를 유지하려는 의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예상 1등급 커트라인은 △유웨이중앙교육 100점 △종로학원하늘교육 100점 △비상교육 100점 △김영일교육컨설팅 98점 등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영어 1등급 컷은 100점 만점으로 예상되고, 만점자 비율이 4.5%~5%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2등급 컷도 97점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영어에서 2문제를 틀리면 3등급을 받을 수 도 있다”고 조언했다.

가장 까다롭게 여겨지는 빈칸 추론 3문제가 모두 3점으로 출제되었는데, 특히 동사구와 분사구 등이 적용된 선택지는 추가적인 해석과 이해가 필요했기 때문에 체감 난이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글의 순서 배열 유형이 3문제, 문장 삽입 유형이 2문제, 그리고 전체 흐름과 관계 없는 문장 찾기 유형 1문제 등 논리적 사고력과 높은 집중력이 필요한 유형이 총 6문제 출제되었다. 어법 문제는 분사, 접속사, 부사, 수일치 등 기본적인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1문항이 출제되었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에 관한 28번, ‘사회 변화에 따른 문화의 변화’라는 소재를 다룬 31번, ‘효과적인 피드백’에 관한 34번, 그리고 ‘핵심종’에 관한 40번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다양한 분야의 소재가 지문으로 꾸준하게 등장했다.

김 소장은 “지난 6월과 마찬가지로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도 빈칸 추론과 논리력 관련 문제들의 중요성이 계속해서 강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비판적 독해를 바탕으로 넓은 시야에서 지문 전체를 살필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학습에 목표를 두어야 하며, 다양한 독해 지문을 통해 꾸준하게 배경 지식을 쌓음으로써 변별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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