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성 발현, 지역 기여 높여…‘프로보노’로 거듭나나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최근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의 교육 연구 공간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다양한 행사들이 풍성해지고 있다. 대학 도서관 개방은 물론 학생들과 교수들이 직접 지역을 가꾸고 지역에서 대학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학이 가진 교육적 기능과 연구 등 전문성을 살려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고,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돕는 ‘프로보노’ 역할에 나서는 등 지역발전에 기여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프로보노는 ‘공익을 위해’라는 라틴어에서 따온 말로 전문가들이 가진 전문성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을 말한다.

성결대는 지난 8일부터 오는 11월 26일까지 학술정보관을 개방해 다양한 문화교양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 대학은 외부 명사를 초청하는 ‘화요지식콘서트’와 ‘수목영화상영제’, ‘금요교양아카데미’ 등 지역주민들과 재학생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양강좌를 개최했다.

최영미 학술정보처장은 "지난 학기 재학생들과 지역주민의 큰 호응을 이어 2학기에도 재학생과 지역 주민 및 교직원들을 위한 다채로운 문화 지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대학 도서관의 방대한 자료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삭막한 사회에서 문화교양프로그램이 어느 곳에선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 역할을 대학에서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시화산업단지 소재 기업연구원들이 한국산업기술대로 찾아와 학생들과 함께 시제품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기술대 제공)

산학협력 차원에서 대학이 위치한 지역 산업체에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 한국산업기술대는 1만 4000여개가 넘는 수도권 최대 산업체 밀집지역인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해 있어 주변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연구와 기술 협력, 인재 배출에 힘쓰고 있다. 대학이 주변지역 기업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산기대는 교수와 학생, 기업연구원이 한 공간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산학일체형 모델인 ‘엔지니어링 하우스(EH)’를 운영해 주변 산업체 수요에 한 발 다가간 연구와 교육을 하고 있어 이 지역 산업계에서 호응이 높다.

스마트SW융합 엔지니어링 하우스에 참여한 서수현(컴퓨터공학4)씨는 "기업체 연구원과 함께 일하면서 미리 산업현장 분위기를 경험하고, 연구장학금도 받을 수 있어 전공지식 심화와 취업준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기대 학생뿐 아니라 주변 산업체 경영자들 사이에서도 대학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반응이 좋다. 체감형 레이싱 시물레이터를 개발하는 모션디바이스는 한국산업기술대에 입주한 이후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성공해 지난해 매출을 전년 대비 20배 넘게 키웠다. 모션디바이스의 이종찬 대표는 “한국산업기술대 기업연구관에 입주해 교수진의 기술지원과 실무능력이 뛰어난 학부생 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제품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학 총장이 직접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나선 대학도 있다. 김희수 건양대 총장은 최근 대전광역시 노인복지관을 찾아 노인들에게 직접 자장면을 배식하면서 이들의 외로움을 달랜다. 이날 김 총장은 대전광역시노인복지관 일일명예관장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건양대와 건양대병원은 대전 지역 사회에 봉사하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회적 효행’운동을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동국108리더스 동국대 학생들이 중구 필동 서애길 벽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사진=동국대 제공)

동국대는 최근 중구청과 공동으로 ‘아름다운 중구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중구는 실학의 대가인 유성룡의 집터가 있던 서애길을 중심으로 남산골 한옥마을, 한국 영화의 메카 충무로, 동국대를 한데 묶어 문화벨트화 하는 ‘서애대학문화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국대 재학생 리더십 프로그램인 ‘동국108리더스’ 학생 80여 명은 필동 서애길 담장을 중구 주요 명소로 채우는 벽화그리기 활동을 진행했다.

동국대 역량개발센터 심태은 교수는 "벽화봉사는 반영구적으로 보존이 가능하다. 노력의 흔적이 계속 남아 학생들이 뿌듯함과 즐거움을 크게 느꼈을 것"이라면서 "벽화를 통해 주변 환경이 많이 밝아졌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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