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수요자 눈높이 다양... 맞춤형 무크가 중요

14년 역사 사이버대 노하우 적극 활용, 협업해야


[대구=한국대학신문 정윤희·송보배 기자]"사이버대와 오프라인 대학이 서로 통합하는 것보다 협력하는 게 현명하다." "지방의 소규모 대학이라도 다른 대학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강점을 무크에 담아내면 그보다 더 큰 기회는 없을 것이다" "하버드나 예일대의 무크 콘텐츠를 그대로 쓸 수가 없다. 교육수요자들의 눈높이가 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 교육수요자들에 맞게 맞춤형으로 개발하는 로컬화가 글로벌화와 동시에 추구되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은 22일 오후 3시 대구 인터불고 호텔 카멜리아홀에서 대학경쟁력네트워크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제3회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3차 컨퍼‘런스에 참가한 30명의 총장들은 ’온라인 교육 활성화 및 교육 콘텐츠 수출방안‘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지정토론자로 나선 홍덕률 대구대 총장, 이근영 대진대 총장 외에도 컨퍼런스에 참가한 총장들의 다양한 질의와 제안, 사례소개가 이어졌다.

이들은 무크가 전 세계적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무크 후발주자인 한국의 고등교육의 위기를 불러온다면서도 이는 지역 소규모 대학들을 포함 대학이 새 교육시장을 발굴, 개척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14년의 온라인 교육 역사를 지닌 사이버대학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고 오프라인 대학이 이들 대학과 협업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곧 교육 진화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 홍덕률 대구대 총장 “사이버대 축적 역량…오프라인 대학 협업은 필수” = “학령인구 급감, 고등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모든 대학들이 기대반, 걱정 반일 것이다. 무크의 도입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트랜드다. 대학은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답이다. 지난 2008년부터 고등교육법이 개정되면서 사이버대학이 평생교육시설에서 고등교육법에 근거, 4년제 대학과 같은 위상, 권위를 갖게 됐다. 이들 대학의 KOCW의 축적한 경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사이버대학은 오프라인 대학보다 온라인 교육에 앞장서 왔다. 현재 21개 사이버대학의 경험 기술 노하우도 축적돼 있다. 이 부분은 오프라인 대학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온 오프라인 대학이 콘텐츠 개발, 기술협력 등 협업을 통해 발전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온 오프라인 교육도 대학별, 지역별, 단위별 구분할 것이 아니라 한국의 고등교육 총체적인 조율, 일명 ‘교통정리’하는 총제적인 발전 전략 그림이 나와야 한다. 온 오프라인 대학이 각자 별개로 전략을 삼는 것은 교육부 안에서도 고등교육에 대한 관리 낭비, 비효율적일 뿐이다. 교육철학 패러다임에 대한 교육 당국자, 교육 수요자 등 철학에 확고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대학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교육 방법론을 개발하고, 플립러닝, 온라인 강좌 활용 등 온라인 교육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

 이근영 대진대 총장 “대학 미래 이야기에 ‘심쿵’ 했다” = "시작하는데 두려움이 앞서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 요즘 말로 ‘심쿵’이라고 하더라.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무크가 도입되면 우리대학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온라인교육이 활성화되면 끼 있는 스타강사 중심으로 돌아가 다양성이 사라지지 않을까 염려도 든다. 각자의 연구실에서 다양성이 나와야 하는데 스타강사의 빛에 가려져 교육의 다양성이 과연 나타날 수 있을까. 특히 중소규모 대학은 콘텐츠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을 한다. 각 대학이 가진 특성을 잘 살려 콘텐츠를 마련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다. 한 가지 걱정이 무크가 꼭 정부주도형이어야 하는가 이런 것이다. 교육부 무크 활성화 조치가 또다른 강제 조치가 되지는 않을까. 그렇게 되면 대학의 특성화 살리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런 측면을 모두 다 고민해봐야 한다."

■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정부 말고 그런 역할할 수 있는 게 또 있겠나” = “저는 생각이 다른 게 무크는 메가트렌드인데 걱정하는 건 국내적으로 상업성 독과점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대학들은 몇 개 대학이 연맹한다고 해서 해결이 되겠는가. 무크 만드는데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누군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 말고 누가 그런 역할을 할 것인가.”

 

 

 

 

■ 김석준 안양대 총장 “작은 대학은 시설투자는 부담, 지역내 대학간 연대해야” = “무크 외에 사이버대 같은 경우도 활용할 수 있다. 사이버대는 세계적으로 우리가 (잘)활성화 돼 있다. 이근영 대진대 총장님이 말씀하셨는데 저희도 작은 학교지만 특성화를 진행 중이다. 강화캠퍼스를 통해 고려학을 특성화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역사학 부분이 많이 부족한데 특히 고려학은 유물이 대부분 북한에 있기 때문에 어렵다. 그나마 강화에 일부 남아있어서 고려학을 특성화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또 화장품 특성화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작은 대학은 시설투자가 부담이 된다. (대학과 대학이 지역별로)기자재나 시스템 개발을 연계하면 중복 과잉투자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한국외대-도쿄외대-베이징외대 3자 화상강의 론칭 준비 중” = "우리 대학 사례를 말씀드리면 무크는 아니지만 도쿄외대와 협약을 맺고 있고 내달 15일 베이징외대를 방문해 협약을 할 예정이다. 3개 대학에서 화상으로 강의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외국어대학이기 때문에 자막으로 한국어, 일본어(중국어), 영어 강의를 공유하도록 진행하려고 한다. 이성우 전 국민대 총장님 말씀처럼 우리가 대외적으로 공유할 수 강의를 정교하게 잘 제작하고 제작된 강의를 통번역해 강의가 이뤄지면 경쟁력이 있으리라 본다. 저희 같은 경우는 3개 대학의 대표들이 오프라인 강의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각 대학사례들을 말씀해주시면 좋겠다. 최근 국제화 분야에서 발전을 이루고 있는 선문대 총장님이 한 말씀해달라."

■ 황선조 선문대 총장 “무크로 고등교육 목표 달성 가능할까” = “저희대학도 현재 교육핵심을 강화시켜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국제적인 외국어대학들과 함께 디자인 싱킹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 러시아, 대만 등 대학들과 사전에 과목 설정을 해서 학생들에게 각기 공통수업을 시행한다. 학기 말에는 만나서 워크샵을 한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그쪽으로 가기도 하고 프랑스 8개 대학이 우리쪽으로 오기도 한다. 8개 대학에서 들어온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하고 있다. 무크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다. 무크가 대세임은 틀림없지만 이를 통해 우리가 고등교육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인성교육과 창의성교육 이런 것이 무크를 통해 과연 가능할까.”

 

■ 김도종 원광대 총장 “1학과 1무크를 시행할 것” = “이 자리에 배우러 왔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가 하는 행동을 따라서 하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김종량 이사장님은 오프라인대학 총장을 하시다가 다시 사이버대 총장을 하시더라. 아, 그걸 따라가야 하겠구나 그 생각이 잠깐 들었다.(웃음) 우리대학의 사이버대학 시작은 디지털게임대학 설립을 통해서였다. 이것이 나중에 원광사이버대학(원광디지털대학)으로 독립했다. 이제 와서 다시 통합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통합하려고 보니 사이버대 쪽도 너무 커졌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김종량 이사장님과 홍덕률 총장님께 듣고 싶다. 우리대학은 1학과 1창업을 하고 있는데 이와 함께 1학과 1무크를 겨울방학까지 준비하려고 한다. 이걸 본격적으로 하려면 시설투자를 해야 하는데 말씀을 좀 들으려 한다.”

 

■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 "무크는 오히려 대학 서열을 붕괴시킬 것" = "무크는 여러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선 무크가 소규모 대학에 기회의 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고착화된 대학의 서열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본다. 결국 무크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대학들이 기회를 갖고 발전할 수 있다. 더 이상 대학의 서열은 의미가 없다. 지금 대학들이 가진 특성화된 부분을 잘 개발해 무크에 탑재한다면, 대학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무크가 발전할수록 교수의 역할 또한 달라질 것이다. 오프라인 교육 자체가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다. 전통적인 수업 방식이 바뀔 것으로 본다. 천편일률적인 지식전달자로 남아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식의 전수뿐 아니라 인성 교육, 삶의 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멘토의 역할, 카운슬러와 반려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총장님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무크에 따른 교육 환경의 변화와 교수 역할의 변화를 대학 구성원에게 설득시켜야 한다. 물론 쉽지 않다. 그래서 '통합'보다는 '협업'이 중요하다. 현재 한양대는 한양사이버대와 함께 콘텐츠 공유 등 온오프라인 대학이 협업하고 있다. 한양사이버대가 축적한 노하우, 온라인 강의를 한양대 학생들이 들을 수 있게 열어놨다.통합은 쉽지 않다. 통합이 아닌 '협업'을 하는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최성해 동양대 총장 “무크가 인성교육까지 커버, 그런 수준까지 기대해 본다” = “무크가 처음 등장했을 때 고민도 많이 했지만, 강좌를 통해 대학 특성화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에 뛰어난 교수님을 모시는 것도, 기술 전수를 하는 것도 사실 지역 대학이 불리한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이 문제만 해결 된다면 적극적인 무크 활용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무크가 인성교육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수준까지 올라와야 한다고 본다.”

 

 

 

■ 김기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공학과 무크의 만남" = "우리 대학은 온라인교육을 직업교육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더 많은 학부과정에도 이를 적용하려고 노력중이다. 현재 100% 이러닝으로 수업 하고 있는 과목이 100개에 달한다. 플립 러닝도 학부교육에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교수들이 자기연구실에서 수업에 활용할 온라인 컨텐츠를 만들어 학생들이 바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학 계열에서 무크를 실현하려면, 일단 비용이 많이 든다. 공대 수업은 실험실습이 많지 않나. 이를 웹상에서 할 수 있게 하려면 비용이 꽤 든다. 하지만 결국에 공대의 다양한 컨텐츠를 웹상에서 실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 이성우 전 국민대 총장 “트렌드 변화 분명하지만 무크, 모든 강좌 대체할 수 없어” = “무크는 교육의 글로벌화를 촉진하지만 반면 학문의 로컬화에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교육 수요자의 눈높이가 다 같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가 하버드 강좌를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이 가진 특성화, 아이디어를 가지고 로컬화된 강좌를 개발할 수도 있다. 온라인 강좌에 강한 ‘스타교수’만 살아남는다? 아니다. 교육 수요자의 수준와 취향은 다양하다. 무크가 거세게 등장하면서 나타난 교육 트렌드는 분명하다. 하지만 무크가 모든 강좌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 홍덕률 대구대 총장 “과제가 한번에 정리됐다. 진화의 방향으로” = “정리되지 않았던 숙제, 풀어가야 할 과제들의 목록이 정리된 것 같다. 사이버대학과 오프라인 대학의 ‘보완’이 핵심이다. 오프라인 대학이 온라인 환경의 활로를 모색하는 데 사이버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과제일 것이다. 대학의 전통적인 모습이 상당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 곧 ‘진화’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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