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국(본지 논설위원/경희사이버대 교수)

(이 시나리오는 철저히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 어느 청년의 일상을 상상해 본 것이다.) ‘내 이름은 제임스, 현재 18세이며 대학 1학년이다. 어릴 적부터 수많은 외국여행과 중학교 때 영국에 교환학생으로 1년 갔다 오면서 외국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교류하고 있다. 7살에 초등학교를 입학하여 중 ‧ 고등 통합 5년 과정을 마쳤고 여행영상전문 PD가 꿈이다. 대학진학 보다는 현장에서 일하고 싶어 대학입학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인생을 살면서 대학 졸업장은 필요할 것이라고 강권하여 수도권에 있는 대학을 다니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다닌다는 표현보다는 등록금만 내고 있다. 그 이유는 틀에 박힌 대학 강의는 무크 콘텐츠보다 수준이 낮았고, 위키피디아와 네이버 그리고 구글에 올라와 있는 집단지성의 지식보다 더 높은 수준의 강의는 볼 수 없었다. 

교수의 수업은 파워포인트로 하지만 강의 교안을 교수 자신만의 것인 양 공유하지 않고 필기해서 가져가라는 교수의 태도에 더 이상 배울게 없다고 생각해 대학보다 새로운 교육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수업은 온라인 강좌로 듣고 시험도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편리하게 응시하고 있다. 전국의 모든 대학생들은 본인이 원하면 전 세계 모든 유명 대학의 수업도 실시간 한국어로 통번역 되어 편리하게 들을 수 있고, 사이버대도 MOOC에 참여해 수천 개의 수업 콘텐츠를 제공해서 캠퍼스 수업을 듣지 않고도 학점 취득이 가능하다. 시험방식도 과거에 단편적이고 짧은 암기만을 요구하는 것에서 융합적이고 포괄적인이며 논리적 지식을 묻는 방식으로 전환된 지 오래다. 물론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고자 통학하면서 수업을 듣는 학생도 있지만, 개인주의가 극심하게 진행되어 더 이상 대학의 동문과 학과 클래스 메이트란 동질 의식은 사라졌다.
 
대학은 필요 없었지만,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어, 온라인 교육을 통해 필요한 지식을 습득했고, 내 여행에 대한 열정과 전문지식을 방송국 촬영팀이 인정해 주어 현재는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다. 나는 오늘 방송국 여행전문영상팀과 해외 촬영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가고 있다. 복장은 사파리 복장이며, 간단한 배낭에 촬영용 소형 카메라 1대, 담뱃갑 크기로 스마트폰 겸용이며 종이처럼 접을 수 있으며 펼치면 A4 용지사이즈가 되고 가벼운 키보드 일체형 노트패드가 장비의 전부이다. 이것을 통해 영상 입체통화, 자료 서치, 전송, 그리고 영상 편집도 가능하다. 이제는 환전도 필요 없고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 여권겸용 ID카드, 통합형 핀 번호 하나로 전 세계 어디서나 은행거래가 가능하다. 디지털 NOMAD 시대가 일상이 됐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현재가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것에 놀라고 감동을 줬다. 유사한 상황이 교육부의 정책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것은 지방대학 입학 감소분을 보충해 주기 위해 대학의 사회교육원, 학점은행 등의 비학위수요를 정규대학으로 입학하게 하여 학위를 주고 블랜디드 교육이라는 미명으로 온라인 교육도 허용하게 해주겠다는 ‘성인 평생교육 단과 대학’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현 정부가 추구하는 신입생 축소라는 지방대학 구조조정 안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은 우리나라의 미래 교육 구조를 변화시키는 엄청난 진원지의 역할을 할 것이며,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 될 것이다. 그래서 교육부가 쌓아놓은 ‘규제와 통제’라는 견고한 성을 파괴시키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교육부가 방심하여 허가해 준 원격학점은행기관이 기존 오프라인대학의 사회교육원 수요와 자격증 수요를 잠식하고 성인교육시장을 급속히 붕괴시킨 것에서 명백한 사례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