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특성화, 구조조정 중심 의제로 부각

교육부가 9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대학간 M&A와 경영능력이 없는 대학에 대한 퇴출 경로를 마련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비슷한 시각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김우식 연세대 총장)가 주최한 ‘대학 경쟁력과 대학간 역할 정립’ 주제의 원탁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중심 의제로 떠올라 주목됐다. 오전 10시 30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매일경제 강영철 논설위원은 “대학마다 경영대학원을 가져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예를 들면 서울대나 연·고대 경영대학이 하나로 통합해 경쟁력을 높이고 특성화 모델을 제시하는 등의 대학간 통합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은 특히 “모든 대학을 살리는 식의 논의는 곤란하다”며 “대학간 M&A 활성화 전략 수행을 위해 대학 구조조정 펀드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해주 진주산업대 총장은 “대학도 구조조정을 할 시기가 왔다”고 전제하고 “일본의 경우 사립대학들의 부도가 시작되고 국립대 특성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경북이나 호남지역 대학들은 학생 모집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현실에서 대학들이 저마다 특성화를 통해 시장 수요에 맞게 스스로 살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더 나아가 “교육부가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종합대학을 설립한 것은 직무 유기” 라며, “대학 구조조정과 특성화는 정부가 목숨 걸고 정책적으로 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김시중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이제는 교육혁명이 필요한 시대”라며 “역대 교육정책이 수요와 공급에 대한 균형을 고려하지 않고 학부와 대학원 정원을 백화정식으로 늘린데 따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무근 경일대 총장은 “대학별 특성화 없이 경쟁력 확보는 어렵다”며 국·사립간 역할분담, 학부나 대학원의 차별화 밀 역할 분담 필요성을 역설했다.
본지 논설위원인 장수영 포항공대 교수는 그러나 “그간의 교육정책은 비전도 없었지만 국민들이 그만큼 원하기 때문에 교육부도 대학 설립이나 정원을 늘리는데 많은 압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위원은 “서열화가 고착된 현행 대학입시로는 지방대를 살릴 방법이 없다”며 “교육부가 대학입시정책에서 빨리 손을 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성기태 충주대 총장도 “대학 개혁은 사실상 우리 손을 떠났다”며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나 이공계 인력 기피 현상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는 의식이 대학 발전의 저해요소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김우식 회장은 회의 말미에서 “대교협이 주최하는 원탁회의는 전문가들을 모시고 의견을 모아 여론화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며 “오늘 회의는 대학 경쟁력 제고와 대학간 역할 분담 차원에서 마련됐으며 대학 특성화와 구조조정 문제가 다뤄졌지만 입시 자율화나 정부의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 확충 방안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점심을 겸해 3시간 가량 이어졌으며, 주요 내용은 7월 하계 대학 총장세미나에서 발표된다. [관련기사 : "대학간 구조조정 적극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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