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교수가 취재진 무력 저지…침착 대응한 학생 기자에 칭찬 이어져

학내 인종차별 논란이 총장 사임으로까지 번진 미국 미주리대가 이번에는 학생들은 물론 이 대학 교수까지 나서 기자의 취재를 거칠게 제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다시 논란에 휘말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스포츠채널 ESPN의 비상근 통신원이자 이 대학 학생인 팀 테이는 이날 미주리대 광장에서 연좌 농성 중인 학생 인권단체 '1950년을 걱정하는 학생들'을 취재하러 갔다가 학생들로부터 저지당했다.

테이의 동료 마크 셰르베커가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속에는 카메라를 든 테이가 스크럼을 짠 학생들과 대치하는 장면이 담겼다.

테이가 "밀지 말라"고 요구하자 한 시위 학생은 "사진을 찍을 권리가 없다"며 접근을 막았다.

테이는 "(언론과 집회의 자유 등을 규정한) 수정헌법 1조는 당신들뿐만 아니라 내 권리도 보호한다"고 지적했으나 학생들은 구호를 외치며 "기자들은 가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후 촬영하던 셰르베커가 현장 근처에 있는 여성에게 접근해 언론임을 밝히고 인터뷰를 요청하자 여성은 셰르베커의 카메라를 밀치며 "여기서 나가라"고 항의했다.

이 여성은 "누가 기자를 내보내게 도와달라. 힘 좋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위협하기도 했다.

이 여성은 미주리대에서 매스미디어를 강의하는 조교수 멜리사 클릭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일자 데이비드 커피어스 미주리대 저널리즘스쿨 학장은 성명을 내고 "클릭 교수는 저널리즘스쿨 소속이 아니라 예술과학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소속"이라고 거리를 두며 "저널리즘 스쿨에는 '예우 임명'(courtesy appointment)된 상태인데 이를 지속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커피어스 학장은 또 "포토저널리즘을 공부하는 4학년생 팀 테이의 침착하고 전문적인 대응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동영상이 확산되면서 온라인 안팎에서 클릭 교수에 대한 비난과 테이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존 휴 내셔널프레스클럽 회장는 "테이가 공공장소에서 사진 취재할 권리가 있는 수정헌법 1조를 언급한 것은 매우 정확했다"며 "미주리대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취재를 제한하지 않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미주리대에서는 학내에서 벌어진 일련의 인종차별에 대한 학생들의 항의 시위와 미식축구부 학생들의 훈련 거부 등이 이어지며 급기야 지난 9일 티머시 울프 총장 등이 물러났다.

대학 측은 곧바로 척 헨슨 법과대 교수를 통합·다양성·평등 담당 부총장으로 임명하는 등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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