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신유형, 고난도 문항에 체감난이도 높았을 듯"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2일 전국 85개 시험지구 121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1교시 국어영역 난이도는 A·B형 모두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올해 6월과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감난이도의 경우 입시 전문가들은 국어 B형의 경우 지난해보다는 쉽게 출제됐지만 신유형과 고난도 문항이 섞여 있어 일부 수험생들은 어렵게 느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준식 수능 출제위원장(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같은 출제 기조 속에서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 수준으로 문제를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은 국어를 제외한 수학과 영어가 수능 사상 최악의 '물수능'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국은 논란과는 별개로 난이도를 안정화해 수험생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출제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6월과 9월 모의평가도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됐다. 6월 모의평가의 경우 영어와 국어B형에서 만점을 받아야, 9월 모의평가에서는 국어A, 수학B, 영어에서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수 있었다.

이 위원장은 "학교 교육을 충실히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했다. 출제 기조를 벗어나지 않는 게 최고의 원칙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만점자 숫자를 조절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난이도를 조정하지는 않았다"며 "(변별력을 위한)영역, 과목별 최고난도 문제는 2~3문항에서 많게는 4~5문항 정도"라고 덧붙였다.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도 일단 당국의 설명과 일치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A형은 약간 어렵고, B형은 약간 쉽다고 분석했다. 지난 9월 모의평가와 교했을 때 A형은 약간 어렵고, B형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다만 "EBS의 체감 반영률이 70%를 밑돈다"면서 "독서 영역의 경우 중요 개념만이 반영되었을 뿐 실제적인 내용은 EBS 교재와는 주제, 논지 등의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EBS 교재 밖에서 출제된 문학 작품도 3작품이나 있다는 점에서 체감적인 반영률은 낮아졌다"고 말했다.

또 "2014·2015학년도 수능에서 B형의 경우 현대소설이 연속적으로 EBS 교재 밖에서 출제됐고, 지난해의 경우에는 수필 작품까지 EBS 교재 밖에서 출제되는 등 EBS 교재에 대한 피로감이 늘고 있는 추세가 이번에도 나타났다"며 "이번의 경우에도 현대시 두 편, 희곡 작품은 EBS 교재와는 상관없는 지문이 출제됐다. 문법에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보기를 주지 않고 곧바로 지식적인 요소로 출제하여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교육업체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이종서 소장은 "국어영역 A형과 B형 모두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한 채 출제됐다"며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자면 A형은 비슷하게, B형은 쉽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모의평가와 비교했을 때 A형은 9월보다 어려웠고, B형은 6월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EBS 연계와 관련, 이 소장은 "EBS 수능 강의 및 교재를 72% 연계해 출제했다"며 "화법, 작문, 문법의 경우는 개념 및 원리를 활용했고 독서, 문학의 경우는 지문을 그대로 또는 재구성했다. 지문을 연계한 경우 해당 문제도 연계해 1~2문제를 약간 변형해 출제했다"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B형의 30번은 어렵게 느꼈을수 있다"며 "지문에서 설명한 중력, 부력, 항력의 내용을 이해하고 이를 보기의 자료에 적용하는 가정이 어려운 고난도 문항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생각보다 체감난이도는 어려웠을 것이라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국어 A형은 전년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고 9월 모평과 비교할 때는 대단히 어렵게 출제됐다"며 "국어 B형도 어렵게 출제됐던 전년도 수능보다는 다소 평이하게 출제됐지만 전년도 수능의 절대적 난이도가 어렵게 출제되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어렵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어려워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문항으로는 A형의 30번(어휘, 2점), 11번(문법, 3점), 16번(과학지문, 2점)과 B형의 30번(과학지문, 3점), 11번(문법, 3점), 3번(화법, 2점)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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