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수능 아니었다···'어렵다'는 수험생 체감난이도가 맞아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당국이 쉬운 수능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올해 수능은 예상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국어 A형과 수학A/B형, 영어가 모두 원점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어 B형도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웠지만 6월과 9월 모의평가에 비해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다.

변별력 확보를 위해 EBS 직접연계율을 낮추거나, 전년도에 출제되지 않았던 유형이 출제된 것도 체감난이도를 높였을 것으로 풀이된다. 수능출제본부는 이번 수능에서 상위권을 변별할 고난도 문항을 영역별로 2∼5문항 정도 출제했다고 밝혔다. 예상 정답률이 20∼30% 수준에 불과한 고난도 문제와 신유형 문제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어 A형 1등급 커트라인은 96점이 될 것이라는 데 입시기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B형은 지난해 91점보다 2~3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문과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B형은 지난해 대비 원점수가 소폭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체감 난이도는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국어 B형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어려운 수준(평균 61.8점)’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어려웠다.

수학은 A형과 B형 모두 어려웠다. A형은 원점수가 지난해와 같거나 2점 가량 떨어질 것을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만점자 비율이 4.3%에 달해 역대 최고 '물수능'이란 말이 나왔던 수학 B형은 4~6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B형에서 21번은 x의 값의 변화를 함수로 정의하는 신유형 문항으로 미분의 기본 개념을 이용해 식을 만들고 이를 풀어 내는 문제이다. 기본 개념 공부를 충실히 하지 않은 수험생이라면 문제를 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0번도 함수의 연속성을 이해하고 이를 이용하여 함수식을 구해 정적분의 값의 계산을 해야 하는 문항으로 함수식을 찾지 못한 수험생들은 어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영어도 상당히 어렵게 출제됐다. 1등급 커트라인은 지난해보다 4~5점이나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영어 만점자 비율은 3.37%에 달할 정도로 쉬웠지만, 올해 6월 모의평가(4.83%), 9월 모의평가(4.64%)는 오히려 더 쉬웠다. '쉬운 영어'를 예상한 수험생들에게 올해 수능은 상당히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탐구 역시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지만 일부 고난도 문항이 변별을 가를 것으로 분석된다. 비상교육 이치우 입시평가실장은 "사탐과 과탐 모두 지난해 수능과 모의평가에서 다뤘던 개념들이 반복 출제되었고, 문항 유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다만 고난도 2~3문항의 출제로 인해 과목간 유불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시험이 끝난 직후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23일 오후 5시 최종 정답을 발표하게 된다. 수능 성적표는 다음달 2일 수험생에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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