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학 민주주의, 더 이상 비극은 막아야
[기자수첩] 대학 민주주의, 더 이상 비극은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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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1년간 이어져 온 동국대 사태는 학생 두 명이 목숨을 내걸고 나서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모양새다. 지난 3일 동국대 이사회에서 이사 전원이 학내 분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이날 동국대 본관 앞에는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여 울부짖었다. 학생들은 “50일이나 단식을 해야만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가. 학생 목숨보다 중요한 것이 본인의 직위인가”라며 “학교는 도대체 얼마나, 무엇을 더 해야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을 것인가”라고 외쳤다.

교수이자 스님들이 죽어가는 학생을 외면하는 현실에 학생들은 참담함을 느꼈다. 눈과 비가 뒤섞여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많은 학생들이 모여 눈물 흘리고, 아파했다.

동국대 사태는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희옥 전 총장이 18대 총장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조계종 종단의 총장선거 개입 논란이 겉으로 드러났다. 이후 이사회는 6개월 이상 파행되고 총장 선임은 계속 연기됐다. 여기에 더해 유일한 총장 후보였던 보광스님의 논문 표절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후에도 이사장 일면스님의 각종 비리 의혹이 드러나면서 학생들은 비리 이사장·표절 총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본인들의 졸업장이 부끄럽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반대에도 이사장·총장이 선임됐다.

이후 학생들의 이사장실 점거, 45일간의 고공농성, 수많은 집회와 기자회견, 삭발, 50일 단식 농성, 동조 단식 등 1년간 지난한 싸움이 반복됐다.

그럼에도 학내 분열과 갈등을 책임지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좌절했다. 특히 학생들은 도대체 무엇을 더 해야 학교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줄지 상처만 늘어났다. 50일 넘어선 단식, 45일의 고공농성, 투신 예고 등 대학 캠퍼스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데도 어느 누구도 나서서 책임을 지고, 사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동국대 이사들이 이제야 학내 분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전원 사퇴했지만 학생들이 퇴진을 요구한 총장의 거취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셈이다. 총장의 이사 임기는 지난 4일부터 시작됐다. 이사 전원 사퇴를 논의할 때에는 이사회 임원이 아니었다. 그래서 총장 선거로 촉발된 동국대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학생들은 "학생이 목숨 걸고 싸우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어떻게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목숨을 걸어야만 대화가 통하게 됐을까. 진리의 상아탑, 학생이 주인인 대학에서 학생이 목숨을 내건 단식과 투신을 결심해야만 학교가 움직인다는 사실은 결국 대학의 위기를 방증한다.

부산대 고(故) 고현철 교수가 총장 직선제를 외치며 투신하는,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거는 비극이 발생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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