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을 앞둔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 비판본'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독일 교육부 장관이 말했다.

요하나 방카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바이에른주 지역 일간 파사우어노이에프레세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당수로 있는 기독민주당 소속의 방카 장관은 내년 초 발간되는 책자에 대해 "교육적 용도로 활용될 수 있게끔 보편타당하게 쓰였다"고 판단 근거를 설명했다.

 

요하나 방카 독일 교육장관(출처 = 위키피디아 이미지 캡처)

뮌헨에 있는 현대사연구소(IfZ)가 펴내는 책은 원본에 3천500개 주석이 첨부된 연구, 비판본 형태의 2천쪽 분량으로 발간된다.

방카 장관의 이번 제안은 최근 독일교사협회가 나치 과거사에 대한 경계 차원에서 이 책의 일부를 학교 수업에서 교육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지난 19일 요제프 크라우스 독일교사협회 대표는 '나의 투쟁, 비판본'을 발췌해 16세 이상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에 밝힌 바 있다.

크라우스 대표는 "젊은이들이 정치적 극단주의에 기우는 것을 예방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이에 관한 교육을 금지하면 "젊은층 이 온라인 텍스트를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카 장관은 책 출간이 공공의 논쟁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나서 "학생들은 질문거리가 생길 텐데, 그렇다면 교실에서 궁금한 것들을 묻고 공개적으로 토의할 수 있어야만 옳다"고 지적했다.

 

히틀러의 '나의 투쟁'(출처 = 위키피디아 이미지 캡처, 비판본 아님)
유대인 증오와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내세워 나치당의 패권 야욕을 담은 '나의 투쟁'은 히틀러의 나치 집권 시절 1천200만 부 넘게 뿌려졌다.

책은 히틀러가 '뮌헨 반란'에 실패하고 투옥됐을 때 쓰고 1925년 처음 출간됐지만, 2차 세계대전 종료와 나치 패망 이후인 1946년 저작권이 바이에른주정부로 넘어갔고 올해 말 70년 저작권 시한이 끝나 이번에 재출간이 가능해 졌다.

독일 당국은 그러나 지난해 '나의 투쟁'을 비롯해 히틀러의 저술에 대한 '무비판적인 출간'을 전면 불허한다고 밝혀 이번처럼 주석 첨부 등 연구, 비판본 형식이 아닌 서적은 출판이 금지돼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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