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타깝다 못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
[사설]안타깝다 못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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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벌어진 부천 초등학생의 친부에 의한 살인, 시신 유기사건은 큰 사회적 충격과 동시에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광주에서 40대 가장이 부인과 자녀 2명 등 3명을 살해한 뒤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발생했다. 그런가하면 취업을 독촉하는 친모를 살해하거나 노모를 살해하고 범하려 한 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예전 같으면 도저히 상상 못할 엽기적 사건이 최근 연달이 발생하고 있다. 친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친부모를,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살해하고 유기한다는 것은 거의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정부는 이러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긴급 사회장관 회의를 열고 대책마련을 한다고 부산을 떨었다. 한 달 전 부모에게 학대받다 탈출, 구출된 한 소녀의 사건으로 장기결석 아동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그 성과(?)로 부천 아동 살해사건을 밝혀냈다고 홍보까지 하면서 이번에는 담임교사의 실종신고 의무화, 장기결석 아동 보호를 위한 기관별 조치 의무사항 규정화, 각 단위 학교 매뉴얼 보급 등을 대책으로 내놓기에 바빴다.

그런데 정부의 이런 부산한 움직임을 보면서 안타깝다 못해 한심한 생각까지 든다. 도대체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무슨 제도나 법적 장치가 미흡해 일어나는 일인가. 이렇게 부랴부랴 내놓는 사후대책이 예방과 근본적인 대책이 된다고 믿는 정부 관리들의 안이함, 무감각함, 무책임함에 오히려 측은함마저 느낀다.

지난 1970년대이후 경제개발과 성장이 국가정책의 화두가 되면서 우리 사회는 ‘성과와 결과가 우선되는 세상’, ‘1등만이 살아남는 세상’, ‘무조건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세상’, ‘남보다 내가 먼저인 세상’, ‘나 밖에 모르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기조는 2016년 지금 이 순간까지 심해지면 심해졌지 완화되지는 않았다. 세상이 이렇다 보니 한국의 초중등교육은 물론 고등교육까지 모조리 성적위주, 성과위주, 줄 세우기 위주의 교육이 되고 말았다.

사회 병리현상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데 법적·제도적 접근만이 능사가 아니다. 결국은 인성의 문제다. 이번 부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사람은 교사도, 학교도, 사회 시스템도 아닌 해당 부모의 인성 문제였다. 사회에 충격을 주는 사건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성교육을 통한 해법 제시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법적, 제도적 사후 대책만 골몰하면서 성과주의, 생산성, 효율성 향상, 치열한 경쟁 등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내는 데 집중해왔다. 이렇다 보니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생각, 감정, 행동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인성교육'에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인성교육을 소홀히 하는 교육부의 정책 기조는 초중등 교육뿐 만 아니라 고등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을 양적 평가 지표에 따라 일렬로 줄 세우는 대학구조개혁 평가와 최근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프라임 사업, 코어사업 등 정부주도 재정지원사업도 결국 성과위주 정책으로 정부가 대학을 취업사관학교, 복제인간 생산 공장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대학이 취업을 위한 중간과정 정도로 치부되면서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교양과목은 대학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학생들이 존경할 만한 교수, 인생에 도움이 되는 수업은 대학에서 외면 받고 있다. 대학에서 이럴진대 초등교육에서의 인성교육은 기대 난망이다.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고, 이타심을 가진 인성이 바로 서야 신뢰, 배려, 책임, 존중, 시민정신 등 사회적 자산도 뒤따라온다. 교육부가 법적, 제도적 틀을 세우고 초중등 교육기관을 관리 감독하는 현재의 정책기조로는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란 기대 난망이다.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면서 교육행정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미봉책, 부랴부랴 내놓은 졸속정책, ‘감놔라 배놔라’ 규제정책 일변도다. 교육, 진정한 인성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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