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꾸준한 R&D 지원· 산학협력 시너지… 기술로 돈버는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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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대학 기술이전·사업화 현황

기획-대학 기술이 살아야 대학이 산다

(上) 대학 기술이전·사업화 현황
(中) 우수산단과 창업교육센터
(下) 산단 비전 제시와 발전방향

▲ TRL(기술성숙도) 단계


양질의 특허 양산… 시작품 실용화 단계로 성숙
세계적 기업에 기술이전 활발 '매출·고용 창출'
대학 산단 360곳 중 기술사업화 나선 곳 60개뿐
에이절클럽·VC 등 투자자에 알릴 장 마련해야

[한국대학신문 정명곤·이한빛 기자]대학들이 정부의 지속적인 연구개발(R&D) 예산 투입과 산학협력단 전문가들의 역량 강화로 양질의 IP(특허 등 지식재산권)들을 양산하고 있다.  대학 기술의 성숙도는 사회가 요구하는 기술을 선점해 연구하고 시작품을 만들어 기업에 제시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국내에 편중됐던 기술이전과 사업화 사례들이 최근 해외로 진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해외 대학의 기술이전과 사업화의 규모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불과 10여년 만에 노력으로 이 정도의 성장을 이룬 사례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본지는 대학의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활성화하고 파이를 키우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구했다.

전문가들은 선발대학들의 프로세스를 모범으로 후발주자 대학들이 시스템을 조성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반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대학의 기술을 엔젤 클럽(창업‧벤처기업 투자목적 가진 개인 투자자들의 모임)이나 벤쳐캐피털(VC) 등의 투자자들에 알릴 수 있는 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 국내 대학의 기술이전 우수사례 = 한국연구재단과 한국대학기술이전협회의 최근 5년간 대학의 대표적인 기술이전·사업화 사례를 살펴보면 국내 대학 기술이전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으며 해외 기술이전의 성과를 올리는 등 질적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는 지난해 6월 독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종합화학회사 바스프(BASF)에 플렉시블(휘어지는) 전자기기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권을 양도했다. 초기 기술이전 비용은 100만유로이며, 상용화 이후 추가 지급하는 러닝 로열티가 수백만 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대는 지난해 8월 호주 에코마그(ECOMAG)에  특허 출원한 하이드레이트 마그네슘 카보네이트의 제조 방법에 대해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이전 비용은 100만 달러 규모다.

성균관대는 지난 2014년 8월 AP시스템에 디스플레이 아몰레드(AMOLED) 대량생산 기술을 이전해 통상실시권 15억원의 기술이전을 성사시켰다.

경북대는 산학협력협의체 활동과 기술융복합 사업을 통한 기술사업화에 성공했다. 마이크로 니들 기술을 이용한 개인용 피부 자극기 시제품 개발과 나노 고체 윤활제를 응용한 기어오일을 개발했다. 8개 기업이 4건의 기술융복합 사업을 수행했으며 매출 증대 효과가 55억3200만원, 고용찰출 효과 24명의 성과를 창출했다. 
 
■ 산학협력의 주역 TLO와 대학기술지주회사 = 대학 기술의 성숙도가 점차 상승하고 기술이전과 사업화가 결실을 맺고 있는 중심에는 정부의 예산 지원과 함께 10년여 산학협력단의 성장과 역사를 함께 해 온 TLO(기술이전전담조직)와 대학기술지주회사 전문가들이 있었다.

그들은 기술 사업화의 파이를 더욱 키우기 위해 전문인력 양산과 사업화 초기 펀딩을 위한 공론의 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후발주자 대학들이 자생할 수 있는 제도 마련도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중앙대 산학협력단 곽재석 과장은 “재원이 한정돼 있는 가운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팀원들의 맨파워를 최대로 끌어 올리는 것에 집중한다”라며 “교수님들의 기술 연구가 양질이 되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기술 수요자와의 니즈를 파악해 일을 성사시키는 역할은 결국 사람이 한다”라며 전문인력의 양산을 강조했다.

곽 과장은 “지난 10년간 정부사업 수혜 대학들이 정부의 정책 지원과 학교의 높은 관심으로 이만큼 성장했다”라며 “후발주자 대학들도 이런 프로세스를 갖기 위한 제도적 후속 지원확대가 더 필요할 듯하다”고 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 산학협력단은  360여개인 것에 반해 기술이전 및 기술사업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대학은 60여개 대학에 불과해 저변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사업화 초기단계에서의 펀딩 유치를 위해 기술설명회와 같은 장의 마련을 활성화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연세대 김훈대 실장은 “대학 기술을 기반으로 자회사까지 설립해 놓고 초기 투자금이 없어 막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라며 “엔젤 클럽과 같은 투자자들과 좋은 기술을 가진 교수‧대학원생들이 기술을 소개하고 의논하는 정보 공유의 장이 활성화 돼야 한다”고 했다.

서강대 이성준 파트장은 대학 교수들이 연구하는 기술과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이 태생적으로 성질이 다르지만 그 간극을 줄이는 것이 기술이전 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근본적 문제이다”라며 “기술 발명자인 교수가 인식을  유연하게 전환해야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미니 인터뷰]
한양대 장기술 산학협력팀장 “파이 키우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해야”

R&BD 확대해야 대학 기술 가치 업… 좋은 기술 인큐베이팅 시스템 부재

▲ 한양대 장기술 산학협력팀장

국내에 최초로 TLO와 대학기술지주회사 등을 도입한 장본인이자 산증인인 한양대 장기술 산학협력팀장은  “좋은 기술을 만들고 길러내는 시스템이 중요하며 산학협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술이전과 사업화의 파이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현재 국내 기술이전시장의 규모는 아주 작다. 자주 미국과 기술이전 및 사업화 성과를 비교하지만 양국의 경제 규모를 볼 때 비교 자체가 어렵다. 우리나라가 수출주도의 경제 모형인 점을 감안해 보면, 결국 기술 이전도 수출 주도형 모델로 전환돼야 한다. 특허도 해외 특허(특히 미국특허출원)를 장려해야 한다. 기술이전 마케팅도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위주로 해야 한다. 아직까지 정부 정책은 국내 기업 및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대학과 출연연의 연구 성과물의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다. 정책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구호는 글로벌인데 정책이나 법 제도는 아직 국내 우선인 경우가 많다.

- 우리나라 대학 기술이전과 기술지주회사의 현주소는.
많은 대학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으며 기술지주회사는 난립하고 있다. 대학의 연구 성과는 정부의 연구정책에 따라 움직인다. 결국 많은 대학들이 유사연구를 하고 있어서 차별화가 어려워 시장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
국내 기업의 대학 기술에 대한 시각도, 대기업들의 국내 대학과 외국대학의 차별하는 시각도 문제이다. 학술연구를 위주로 하는 대학 연구의 태생적 한계로 대학 기술의 문제점은 대학 스스로 바꾸기는 어렵다. 정부의 R&D 정책과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 등이 필요하다.

- 대학 자회사들의 초기 데스밸리를 넘기 위한 투자 활성화 정책이나 대안이 있나.
대학 기술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R&D투자, 즉 R&BD 자금의 투자가 필요하다. 결국, 대학기술의 상용화도를 높여서 자회사가 설립돼야 기업들의 투자 관심을 이끌고,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다. 서둘러 자회사부터 만드는 성과위주의 정부정책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지난 10년간 정부의 노력으로 주변 인프라는 갖추어졌으나 성공사례를 찾기 어려운 이유는 좋은 대학기술을 인큐베이팅하는 시스템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기술의 가치를 밸류-업 할 수 있는 R&BD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자회사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쓸 만한 기술을 만드는데 있다.

- 대학 기술이전과 사업화의 성공을 위해 대학과 정부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
사업이 기술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첫 출발은 기술을 가지고 시작한다. 좋은 기술을 인큐베이팅할 수 있는 정책과 사업이 필요하다. 정부의 기술이전 사업의 역사가 10년 정도 된다. 국내 시장을 이만큼 키우는데 걸린 시간이다.
앞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대학과 정부의 돈과 시간의 투자가 또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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