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뿌리째 흔들리는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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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정윤희 기자] 어느 대학의 사학과 대학원 연구실. 개인 책상에 올려진 높다란 책장은 물론 연구실 천장과 바닥을 제외한 4개의 벽면 전체를 차지하는 책장도 있다. 이도 모자라 벽면 책장 바로 앞 쪽에 레일을 설치하고 움직이는 책장 한 줄을 덧댔다. 이곳에는 한국사를 포함한 동서양사 관련 1차 사료는 기본, 학술연구 단행본, 주요 학회 학술지 등 지난 호부터 최신호까지 빼곡히 꽂혀 있다. 시간의 스팩트럼이 펼쳐진 곳이다.

시간을 연구하는 학문은 사학외에도 철학, 문학, 자연과학 등이 있다. 이들 학문은 현재를 거듭할수록 역사가 되고, 철학이 되고, 문학, 자연이론 또 예술이 된다. 시간과 함께 발전해 나가는 학문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대학들은 이들 학문에게 묻고 있다. “앞으로의 발전 계획은 무엇이냐”.

길게는 6개월 짧게는 3개월 전부터 본격적으로 전국의 많은 대학들이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두고 울상을 짓던 많은 대학에서, 인문계열 학과를 향해 또 한번 자체적으로 ‘미니 구조개혁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공계 정원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인문·사회·예술계열 학과에서 정원을 조정할까 고민하다 고안해 낸 학교측의 묘안이다.

지역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인문계열 대학에 자체 학과 평가를 실시해 평가 결과 하위권 학과에서 상대적으로 인원을 많이 조정하려 한다”며 “평가 기준은 교수 커리큘럼 구성 등 교육의 질 부분도 있지만, 학생들의 취업률이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인문학만을 또다시 평가하는 게 이상하지만 인원 조정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고 밝혔다.

몇 번이고 휘두르는 칼에 인문계열이 신음하고 있다. 단순히 학과 정원이 줄어들어서가 아니라 과거를 딛고 발전해 온 학문의 가치를 정부가 나서서 폄하하고, 이러한 행위를 범정부차원에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200여개의 4년제 대학 중  △프라임 대형에 선발될  9개 대학 △600억원 규모의 대학 인문역량 강화(코어) 사업 선정될 25개 내외 대학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학에서 축소·폐지된 인문학과에 대한 정부지원은 요원하다.

국가 주력산업은 빠르게 변화한다. “대학입시에서 인기를 끌던 학과가 군대 다녀오고 졸업을 하고보니 이미 기울어 있더라”는 시대 산증인들이 겪은 일화가 들리는 한 프라임 사업 전망은 불투명하다. 대신 상처받고 쓰러진 인문학만은 분명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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