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기대 올 8월 고시지원반 입주 등 대학가 고시반 개설 '확산'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공무원·공사 선호현상이 계속되면서 대학가 고시 지원반 개설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과기대는 오는 7월 고시지원반인 ‘인재원’을 완공하고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지상 4층 규모에 고시준비실, 강의실, 열람실, 그룹스터디실, 정보검색실 등을 갖추고 국가고시(행정·기술 5급 공채), 변리사, 공인회계사(CPA) 등 전문자격 지망생 6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숙명여대는 지난 2013년 ‘통합고시반지원센터’를 개관했고, 서강대도 2012년 고시전용관인 ‘토마스모어관’을 열었다.

지난 2014년 10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기홍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3년 대학 고시반, 자격증반 운영 현황’에 따르면 고시·자격증 대비반은 전국 48개 대학에서 총 225개가 운영되고 있다. 지원 총액은 48억원, 총 인원은 7832명에 달한다.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대학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 많은 대학에서 대비반을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학들의 고시반 개설 움직임이 식지 않는 데에는 ‘합격자 수가 대학 서열’이 되는 현실이 있다. 해마다 행정고시, 외무고시, 임용시험 등 각종 고시 합격자의 대학별 순위가 대학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고시반을 운영해 실제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대학이 있고, 우리 대학도 그대도 있으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집중지원 한 만큼 성과도 크다는 게 대학가 전언이다. 서강대는 토마스모어관 신축 이후 2014~2015년 연이어 두 자릿수 행정고시 합격자를 배출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행시 수석을 배출하기도 했다. 전북대도 2000년대 중반 사법시험  준비반인 ‘정연학사’를 마련한 후 2015년 호남·충청 지역 최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특히 2008년에 합격한 8명 중 7명이 정연학사 출신으로 눈길을 모았다.

한편 대학에서 소수인원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014년 국정감사에서 유기홍의원은“대학이 실적내기에 치중해, 학생들을 고시와 자격증 따기에 내모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나머지 학생들에게 고루 분배되어야 할 자원이 일부에게 집중되는 현상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학들은 고시준비학생에 교육지원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여대 학생지원팀 황철민 차장은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진출할 기회를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바롬고시반 학생에게 전용 독서실, 고시 응시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국제화 등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대학에서는 원하는 학생이 있으면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수순이다. 대학에서 리더 키우기 위한 지원 중 하나로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학생들을 고시로 내모는 노동구조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상진 전북대 교수(교육학과)는 “학생들이 공무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노동시장 구조가 문제이지, 학생이 원하는 바에 대해 대학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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