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모기 흡혈 성능과 질병 매개능력 첫 규명

"방역주력하면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책"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류의 모기가 다른 모기류보다 한 번에 빨아들이는 피의 양이 많아 질병 매개 능력도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상준 포스텍 융합생명공학부 교수팀은 국내 서식하는 암모기를 대상으로 질병을 매개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흡혈량과 방출량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암모기의 흡혈 성능과 질병 매개 능력의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아과'(亞科.subfamily)가 서로 다른 토고숲모기(Aedes togoi)와 중국얼룩날개모기(Anopheles sinensis)를 대상으로 혈액을 빨아들이는 침 내부의 움직임을 'PIV(Particles Image Velocimetry) 속도장 측정기법'으로 측정했다.

사상충을 매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토고숲모기는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와 같은 종이다. 반면 중국얼룩날개모기는 말라리아를 주로 매개한다. 토고숲모기와 이집트숲모기가 사촌쯤이라면 중국얼룩날개모기는 이들과 팔촌뻘이 되는 셈이다.

연구결과를 보면 흡혈단계와 방출단계에서 두 모기의 흡입량은 크게 달랐다.

흡혈량과 방출량 모두 토고숲모기가 중국얼룩날개모기보다 우세했다. 또 흡혈할 때 병원균이 혈액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벽면전단응력'(WSS) 값도 토고숲모기가 중국얼룩날개모기보다 높았다.

이상준 교수는 "토고숲모기는 침 도관의 직경이 중국얼룩날개모기보다 작으면서 유속이 빠르고, 벽면전단응력도 컸다"면서 "이는 혈관이나 모기의 침 벽면에 붙어 있는 병원균을 분리시켜 혈액과 함께 빨아들이는 '분리능력'도 훨씬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유체역학적 관점에서 볼 때 중국얼룩날개모기보다 토고숲모기가 숙주에 있던 병원균을 모기 내부로 섭취할 확률이 높아 질병 전달능력도 커진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이 교수는 "지카바이러스를 매개해 소두증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 이집트숲모기도 생태학적으로 토고숲모기와 같은 종인 만큼 다른 모기보다 상대적으로 질병 매개 능력이 뛰어나 현재의 유행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방역에 주력하면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