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이남호 전북대 총장 “대학만의 ‘온리 원’ 브랜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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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마다 ‘워크토크’… 소통행보로 성숙 기반 다져

8개 정부재정지원사업 석권, 인문역량강화사업 선정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전북대는 지난 10여년 동안  가장 빠른 성장을 이룬 대학 중 하나다.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는 8관왕에 올랐으며 지난 17일 발표한 대학 인문역량강화사업(코어)에 선정, 3년 사업비로 90억원을 확보했다. 전북대는 국·공립대(법인 포함) 중 서울대에 이어 가장 많은 사업비를 따냈다.

코어사업이 교육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중점 평가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사업 선정은 대학이 교육품질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전북대가 지난해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에서 연속 선정되고 한국표준협회의 ‘서비스품질지수 평가’에서 전국 1위에 오른 점도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전북대에서 만난 이남호 총장은 표정이 밝았다. 취임 1년 3개월 동안 대학은 구조개혁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했고 대학에는 호재가 많았다.

대학의 성장이 이미 궤도에 올라있는 만큼 이 총장은 ‘성숙’을 비전으로 대학의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레지던셜칼리지와 오프캠퍼스 제도를 도입해 ‘모범성을 넘어 모험생을 키우는 대학’의 목표를 구체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통행보가 눈에 띈다. 매주 수요일은 워크토크 데이로 지정, 구성원들이 숲길을 걸으며 소통하고 있다. .

- 선언적 의미에서 ‘모범생을 넘어 모험생’을 키우겠다고 말해왔다. 취임한 지 1년 3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캐치프레이즈가 얼마나 구현됐다고 보는가.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를 외쳐왔는데 뜻대로 다 되진 않았지만 성숙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성장 시대에는 모범생을 키우는데 주력했다면 성숙의 시대에는 모범생을 넘어 ‘모험생’을 양성하는 것이 주된 과제라고 생각했다. 이런 우리대학의 캐치프레이즈가 대학을 넘어 사회 일반시민들에게도 많이 각인이 된 것 같다. 콘텐츠를 구체화하고 적용하려면 구성원들이 공감해야 하는데 공감 부분은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좀 더 구체화하는 작업이 2차 작업인데 다행히 관련한 많은 예산을 확보했다. 앞으로 이를 구현해 나가도록 시스템을 정비해 나가려고 한다.”

- 취임 후 짧은 기간 많은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많은 성과들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국내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8개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모두 선정된 대학이란 점이 의미가 있다. 우리대학의 경쟁력이 정부로부터 인정받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260억여 원의 지원금은 등록금 동결 등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빠듯한 대학재정에도 단비가 아닐 수 없다. 학생 교육 분야와 경쟁력 향상 사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더욱 기분 좋은 일이다.
이와 함께 각종 대외 평가에서도 국내 종합대학 10위, 국립대 2위 대학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었던 것도 좋은 성과로 기억한다. 국내외 다수의 공신력 있는 대학 평가에서 우리 전북대가 국내 종합대학 10위권에 올랐다는 것은 서울 소재 대학들과 견줘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 국립대 중 최초로 레지던셜칼리지를 도입했다. 또 걷고 싶은 숲길을 조성한다고 공약했는데 잘 추진되고 있는가. 
“전북대만이 잘할 수 있는 것, 우리가 잘해 나갈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대학이 잘하는 게 있다고 해서 그것을 모방해 나간다면 영원한 2위, 3위일 수밖에 없다. ‘팔로우’가 성장 시대의 발전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우리만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개발해야 한다. 베스트 원(Best One)이 아니라 온리 원(Only One)이 돼야 한다.
그런 전략 중의 하나가 ‘가장 걷고 싶은 숲길’이었다. 우리 대학 캠퍼스에는 40만평에 이르는 숲 자원이 있다. 도시의 메인캠퍼스에 이런 숲을 가진 대학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없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원인 센트럴파크도 16만평이다. 이처럼 40만평의 숲 자원이란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다. 이를 어떻게 브랜드로 만들어낼 것인지 고민하는 데에서 ‘가장 걷고 싶은 숲길’ 아이디어가 나왔다.”

- 현재 숲 자원을 활용해 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있나. 
“수요일을 워크 토크 데이(Walk Talk Day)로 지정해 건지산 숲길에서 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4시가 되면 방송이 나온다. 4시 30분부터 구성원들이 숲길에서 산책하며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사실 처음에는 다들 두려워했다. ‘어떻게 근무 시간에 산책을 하나, 그게 될까’ 했는데 지금은 구성원들이 워크토크 시간을 많이 기다린다. 우리가 이렇게 좋은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구성원들이 체감하고, 구성원간 벽을 허무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대학에는 사실 벽이 너무나 많다. 부서마다 벽이 있고 팀장과 직원 사이에도 파티션으로 공간이 나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협업, 무슨 소통이 되겠나. 벽을 허물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허무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다. 그러니 벽이 없는 공간으로 구성원을 이끌어낸 것이다. 숲길에는 벽이 따로 없고 과장과 말단 직원의 공간이 따로 없다. 그러니 서로 만나 자연스럽게 업무 이야기를 나누고 그간 전화만으로는 안 됐던 소통 문제가 잘 해결된다.”

- 인상 깊은 프로그램이다. 소통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대학에서 현재 소통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다. 캠퍼스 텃밭이라고 해서 교수, 직원, 시민, 학생들에게 분양하고 있는데 이것도 자연스러운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텃밭 분양이 인기가 많아서 우리 부총장도 떨어졌다(웃음). 사학과 교수의 텃밭 옆에 전자공학과 학생의 텃밭이 있고, 시민의 텃밭 옆에 우리 교직원들의 텃밭이 있다. 인문대 교수가 이공학도와 만나는 계기가 되고, 이공학도가 자연스럽게 인문학에 관심 갖게 되고 이것이 결국 소통을 통해 자연스럽게 융합적 사고의 기반이 조성되는 일이다.”

- 숲과 자연을 활용한 소통 프로그램이 많은데. 
“대학이 너무 삭막해져 있다. 워크토크 이런 게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것을 공식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고민하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 학생들이 캠퍼스 숲길 투어를 1회 하면 이를 1시간 특강을 들은 것으로 인정해 주고 있다. 어학연수 장학생으로 선발되려면 캠퍼스 숲길을 투어한 인증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산책하고 사색하는 시간이 우리 구성원들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에게 좋은 숲의 자원을 알리고, 숲을 브랜드화 하려고 한다.”

- 코어사업이 발표됐고 4월에는 프라임 사업 결과가 나온다. 
“잘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인문학 진흥에 대한 공감대를 갖고 인문대학 학과 전체가 코어사업에 참여했다. 프라임 사업의 경우 꼭 그 사업이 아니어도 우리 대학이 발전적으로 나가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해내는 기회로 삼자고 생각을 했다. 익산대와 통합하며 가장 화합적인 통합을 이룬 곳으로 평가를 받았지만, 유사중복학과 등 아직 과제가 있다. 프라임 사업이 안 되더라도 계획대로 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 앞으로 과제로 무엇을 생각하나. 
“우수교원유치에 신경 쓰고 있다. 분석해 보니 앞으로 4년간 180명의 교수가 퇴직을 한다. 180명의 새로운 교수를 모셔야 한다. 1000여 명의 교수 중 180명의 세대교체가 일어난다. 어떤 분을 모시느냐에 대학의 미래가 달렸다고 생각한다. 국비 조교 정원 7명의 정원을 교수정원으로 바꾸도록 했다. 우리대학 역사에 없던 일인데, 그걸 바꾼 이유는 전북대가 정말 경쟁력 있는, 월드 클래스 대학으로 잠재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 최근 서울대를 떠나는 서울대 교수들이 있지 않았나. 국립대의 임금 체계가 사립대에 비해 상당히 불리하다. 우수교원 확보에 어려움도 예상된다. 
“고민이 많다. 국립대가 계속 우수인재를 뺏기고 있다. 한 사람 빠졌다고 한 사람 채워 넣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집중관리가 필요하다. 성장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관리하고, 총량관리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 마지막으로 고등교육 정책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한다. 
“우리나라 고등교육 정책이 성장 위주의 정책이었다. 이제 성숙의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도 특성화가 필요하다는 말은 대학이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인재의 칼라 속에서도 브랜드가 있을 수 있다. 대학이 가진 자원을 가지고도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우리대학의 브랜드로서 만들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한국적인 캠퍼스다. 지난 한 해 많은 예산을 확보했다. 정문을 한옥형으로 조성하고, 교수회관과 법학전문대학원도 전통한옥구조로 구성하려고 한다. 올 한해는 우리대학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일에 가장 역점을 둘 계획이다.”

■ 이남호 총장은…
59년생으로 84년 서울대 임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97년부터 전북대 교수로 재직하며 국립산림과학원 겸임연구관, 전북생명의숲 운영위원, 전북대 농업과학기술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중소기업청장표창, 한국가구학회 학술상, 한국목재공학상 기술상 등을 수상하고 '목재건조학' 등 목재에 관한 저서들을 저술했다. 2014년 12월 14일 전북대 17대 총장에 취임했다.

<대담=박성태 발행인 / 정리=송보배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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