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어사업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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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요구 수용한 연구평가 시스템 개혁


 

 코어사업에 거는 기대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대학가에 본격 등장한지 20여년이 지났다.
인문학은 학문의 기본이기에 인문학의 위기는 곧 대학의 위기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인문학의 결실이 당장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되고 취업과 직결되지 않는다고 해서상아탑에서 인문학을 고사시켜서는 더욱 안될 일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대졸자 취업통계를 보면 인문학 전공자 취업률은 57.3%로 바닥권이다.
그야말로 인문학을 공부한 사람의 절반가량은 놀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뜻의 ‘문송합니다’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것도 인문학 위기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교육부가 인문학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만든 대책이 대학 인문역량 강화(코어)사업이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코어사업 대상으로 16개 대학을 선정해 4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어사업은 대학 인문분야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재정지원 사업으로 올해부터 3년동안 연간 600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인문학과 취업을 연계해서 인문계열 출신자들의 취업능력을  높이자는데 목적이 있다.
인문대학에 정부의 재정이 지원된 사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코어사업에 거는 기대는 자뭇 크다. 
비록 이 사업의 예산이 당초의 절반수준으로 줄어들기는 했어도 인문학 중흥의 단초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인문계열 학과의 평균 92%가 사업에 참여할 정도로 대학가의 관심이 높다.
이제는 공이 인문학자들에게 넘어왔다. 이 사업은 시범사업이기에 1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사업이 될수 있도록 인문학자들이 적극  나서야할 책임이 있다. 국가 예산이 투입된 만큼  누구가 수긍할수 있는 성과를 거두어 지원규모를 늘리는 당위성 확보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대학 요구 수용한 연구평가 시스템 개혁  

서울대·연세대·고려대·카이스트·포스텍 등 국내 이공계를 대표하는 5개 대학은 최근  연구평가 시스템 개혁을 촉구하는 공동선언문을  정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최근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을 보면서 정부의 연구지원 방식을 총체적으로 개혁하지 않고서는 미래성장분야에서 외국에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길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선 것이다.
연구비 60~80%를 정부에 의존하는 과학기술연구자들이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반증이다. 대학들은 돈줄을 쥔 관료들이 연구를 좌지우지하고  계량적 단기 평가에 치중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혁신적 연구가 나올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학들이 정부 평가방식에 쫓기다 보니 모험적 연구를 기피하고 2~3년내에 실적을 내는데 집작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 연구개발 예산은 지난해 19조원에 달해 연구개발 투자율은 전세계 1위다.
그러나 겉으로는 화려할뿐 속을 들여다보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질적 성과라고 볼수 있는 기업간 기술협력(22위), 투자대비 기술수출(26위), 논문 피인용도(29위) 같은 성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최하위권이다. 다행스럽게 정부가 대학들의 목소리를 수용해서  연구풍토 바꾸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연구과제 선정 평가 때 논문건수를 점수로 매겨 평가하는 방식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양적 평가방식으로는 한국과학기술 수준을 한단계 도약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제 연구자들을 옥죄던 사슬이  풀린 만큼 만년 ‘빠른 추격자’에서 벗어나 ‘선도자 위치’로 전환할수 있는  창의적 연구에 몰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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