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자료 제출과 인문계열 학과 부족이 원인인 듯

대학·교육부 관계자 “대면평가 ‘불량’, 정정자료 피드백 많아”
“문헌정보학과·심리학과 참여 대상에 안 된 것도 탈락 이유” 추측
인문계열학과 8개 밖에 안 돼 “인문학 위축도 이유”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김용학 연세대 총장이  지난 2월 1일 취임사에서 ‘문학·역사·철학에 근거한 기초교육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연세대가 막상  대학 인문역량 강화(코어)사업에서 떨어져 대학가가 술렁이고 있다.

21일 연세대와 교육부에 따르면 연세대는 SKY 대학 중 유일하게 코어사업에 떨어졌는데 대학가는 다소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어 사업을 담당하는 교육부 학술진흥과 관계자는 “서면평가와 대면평가가 있는데, 대면평가에서 1차 때 제출한 자료와 다른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해당 자료에 대한 정정자료를 많이 요구했으며 연세대는 정정자료를 많이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2단계 대면평가는 사업계획서 심사와 질의응답으로 구성됐다. 지표 오류가 의심되는 대학이 나올 경우 선정평가단이 현장실사에 나섰으며, 모델별· 학문분야별· 권역별 균형 등을 고려해 조정했다. 평가점수가 확정되면 패널별로 2단계 평가 대학들의 순위와 평가의견을 제출했다.

기획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하지 않으면 감정대상이다. 이 관계자는 “보통 100페이지 정도의 기획서를 작성한다. 물론 연세대도 100페이지는 맞췄지만 기초학문심화모델과 대학자체모델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양만 채우고 구체적인 질이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교육부의 이유에 대해 연세대측은 순응하는 분위기다.

연세대 백영서 문과대학장은 “대면평가에서 1차 평가 때 통계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통계가)잘못됐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다”며 “그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문과대학 한 교수는 문과대학의 기본학과 편제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문과대학은 10개 학과가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10개 가운데 심리학과와 문헌정보학과를 융복합 쪽으로 보고 제외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는 8개학과가 인문계열 쪽이다. 그러나 코어 사업에 선정된 다른 대학들은 15~20개 학과가 인문계열”이라며 “연세대가 상대적으로 인문계열 학과가 적은 것이다. 스페인어학과나 일어일문학과등 유명 인문학과가 없다. 인문대가 위축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 학장은 “왜 떨어졌는지 교육부에서 문서를 받아봐야 확실히 알겠지만 문헌정보학과와 심리학과가 인문계열이 아니기 때문에 코어사업대상에서 제외한것이 탈락 이유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연세대는  추후 재공모에 응할 계획이다.

앞서 교육부는 3년간 인문대학에 연 600억원을 투입하는 코어사업에 수도권에서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한양대, 서강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등 7개교, 지방에서 부산외대, 동아대, 경북대, 부경대, 전남대, 전북대, 계명대, 충북대, 가톨릭관동대 등 9개교 등 16개 대학을 선정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들 대학에는 참여학과와 교원 수, 학생 수 등 참여 규모와 사업 계획에 따라 12억~37억원이 차등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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