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환 건국대 교수, 아태 에이즈 총회 개회식 기조강연

[한국대학신문 정윤희 기자]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 연구의 권위자이자 아시아에서 에이즈 퇴치 활동을 하고 있는 조명환 건국대 교수(생명과학특성학과, 사진)가 지난 12~14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열린 ‘제12차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총회’ 개회식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했다.

조 교수는 이날 개회식에서 ‘2030년 에이즈 종식:시장개입의 필요성(Ending AIDS by 2030: Market Intervention needs)’ 주제 기조강연을 통해 “‘시장개입’이라는 혁신적 기금 유치 메커니즘을 통해 2030년까지 에이즈를 종식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총회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주최하고 압둘 하미드(Abdul Hamid) 대통령을 비롯해 아시아 태평양 57개국 에이즈 전문가 5000여명이 참석했다.

조 교수는 “그동안 48종의 에이즈 치료약이 개발돼 에이즈와의 전쟁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1년간 1000~2000만 원의 치료비가 소요돼 주로 선진국의 환자들만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며 “전 세계 3700만 감염자 가운데 1580만 명이 치료를 받고 있고, 아직 2200만 명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1700만 명은 아직 감염 사실을 모르고 살고 있다” 밝혔다.

조 교수는 “치료약은 있는데 치료가 안 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환자를 위한 치료비 확보가 중요하며 UNAIDS(유엔에이즈계획)는 향후 15년 에이즈와 전쟁을 치르기 위해 73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예측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가 운영위원으로 활동 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에 본부를 둔 국제의약품구매기구는 국제선을 타는 승객들에게 에이즈·말라리아·결핵 퇴치 기금으로 1달러의 세금을 부과하는 ‘항공연대기금’을 통해 5년간 2조4000억 원의 기금을 유치했다.

또 의약품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개입해 좋은 약이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나오게 하는 시장개입을 통해 100만 명의 아프리카 감염 어린이들에게 무료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조교수는 이러한 시장개입을 통한 혁신적 기금 조성 메커니즘으로 2030년까지 에이즈를 정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올 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한 조교수는 아시아·태평양 에이즈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UNAIDS, 세계보건기구, 빌게이츠 재단, 빌 클린턴 재단 등과 협력해 국제적인 에이즈 퇴치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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